이재명, '세 불리기' 파죽지세…'윤석열 도발'로 선두 굳히기?
입력: 2021.05.21 05:00 / 수정: 2021.05.21 05:00
이재명 경기지사의 세 불리기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맨 앞줄 오른쪽에서 5번째)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 /남윤호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세 불리기'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맨 앞줄 오른쪽에서 5번째)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 /남윤호 기자

비주류·초선 중심 원내 세력 확장…"더 참여할 것"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여당 유력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행보가 파죽지세다. 외곽 조직 구축에 이어 당내 세력화도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동시에 야권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선 '때리기'에만 집중하는 다른 주자들과는 차별화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여야 경쟁 구도를 조기에 형성해 여권 내 선두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는 '성장과 공정 국회 포럼'(이하 성공 포럼)이 창립총회를 열었다. 시민사회계 주축의 이 지사 전국 지지 모임 '민주평화광장'이 출범한 지 8일 만이다.

포럼 회원에는 원조 친이계(이재명계)이자 공동 대표를 맡은 김병욱·민형배 민주당 의원, 연구책임 간사인 홍정민 의원, 고문단인 안민석·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총 35명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의원(174명)의 20%에 달한다. 이들 면면을 보면 경기지역 의원이 전체의 약 30%가량, 70% 이상이 초선의원이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당내에서 친이계는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김남국·문진석·이규민·임종성 의원)' 중심으로 소수였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비주류를 모아 세력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박원순계 핵심 인사로 꼽혔던 3선 박홍근 의원이 이날 이 지사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친문계' 주축의 민주주의 4.0에 참여했던 서삼석·민형배·홍정민·전용기 의원도 포럼 회원으로 가입했다. 친이계는 지난 1월 이 지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없앴던 텔레그램 단체방도 성공 포럼 준비 과정에서 다시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그동안 주요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대선주자 선두를 유지했지만, 친문 진영 지지를 받지 못해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세력화된 이들은 이 지사의 공약을 법제화하거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원외에 있는 이 지사 대신 목소리를 내는 등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박홍근 의원 등 3선 일부 의원이 송영길 대표에게 "대선 기획단도 중립적 인사들로 잘 화합하도록 가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견제구를 날리는 수준이다. 야권 경쟁자와의 대결 구도로 본인의 당내 존재감을 더 키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성공 포럼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손뼉을 치는 이 지사. /남윤호 기자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견제구를 날리는 수준이다. 야권 경쟁자와의 대결 구도로 본인의 당내 존재감을 더 키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성공 포럼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손뼉을 치는 이 지사. /남윤호 기자

세 불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21∼22일 이 지사 측이 주최하는 '2021 DMZ 포럼'에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맡은 이해찬 전 대표가 기조연설을,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축사에 나설 예정이다. 또 10만 여 명이 참여하는 국내외 지지모임 '공명 포럼'도 다음 달 10일 정식 출범한다.

이 지사 측은 원내외 인사들의 합류는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원조 친이계인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금도 더 들어오려는 분들이 있는데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며 "(성공 포럼에) 합류하려는 의원 대다수가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이 지사가 대선후보가 돼야 하지 않나'라는 데 대해 많이 공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당내 친이계가) 소규모였다. 성공 포럼을 몇 달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지사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많은 의원을 합류시키려 했는데, 언론을 통해 '성공 포럼 가입은 이 지사 지지'의 의미가 됐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지할 수 있는 분들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세력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뒷말도 나왔다. '민주평화광장' 1만5000여 명 발기인 명단이 알려진 이후 부산 지역 일부 인사들은 '동의 없이 이름에 올라갔다'며 이 지사 측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평화광장 측은 <더팩트>에 문제가 발생했던 건 맞다. 동명이인이었다. 명단 확인 과정에서 똑같은 이름이 있었는데, 그걸 우리 쪽에서 착각했다. 그래서 사과드렸다"고 해명했다.

세 확장뿐만 아니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응 방식도 눈에 띈다. 톤을 낮추고 정계 입문을 촉구하는 식이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윤 전 총장의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 발언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비난했던 다른 대권주자들과 달리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만 했다. 이어 이날 윤 전 총장의 '공정' 주장에 대해선 "예쁜 포장지밖에 못 봐서 내용물을 모르겠다"며 "정치를 하실 것으로 생각되는데, 가능하면 빨리 전부를 국민들께 보여 드리고 판단을 받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당내 이 지사의 가치도 동반 하락하는 점을 우려해 이 지사가 '선두 경쟁'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발표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17~19일 조사, 전국 유권자 1009명 대상,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서 이 지사는 25%, 윤 전 총장은 19%로 6%포인트 격차가 나타났다. 이 지사는 8주간 지지율이 24~25% 이내에서 유지되고 있는 반면, 윤 전 총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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