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웅 "실패한 경륜 무의미…대선 승리 초석 다질 것"
입력: 2021.05.20 05:00 / 수정: 2021.05.20 05:00
초선의원 중 가장 먼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우리 당의 경륜은 국민 뜻을 읽지 못한다며 패기를 보였다. /국회=이선화 기자
초선의원 중 가장 먼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우리 당의 경륜은 국민 뜻을 읽지 못한다"며 패기를 보였다. /국회=이선화 기자

"옛날 방식 한물 갔다…대선 이기려면 악마하고도 손잡을 수 있어"

[더팩트|국회=이철영·문혜현 기자] "우리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했을 때 당대표가 초선이었나? 4번의 선거에서 졌을 때 정치 경륜이 없는 사람이 (대표했기 때문에) 졌나? 옛날 방식, 옛날 경륜은 이미 한물갔다. 우리 당의 경륜이라고 하는 건 국민들 뜻을 못 읽는다."

'대선이라는 가장 큰 선거를 초선이 관리할 수 있겠느냐'에 대한 우려를 묻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초선·서울 송파갑)은 분명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초선의원 중 가장 먼저 당권에 도전했다. 올해 51세로 정치권에선 '젊은이'인 그는 과거 여의도 문법을 벗어나 자신이 당대표로 나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변화의 모습'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선거캠프 대신 캠핑카 한 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보통 당권주자들이 전국을 돌며 순회하는 것에 더해 김 의원은 캠핑카로 '움직이는 캠프'를 꾸려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더팩트>는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나 1시간가량 당권 도전 포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당권을 꿈꾸게 된 '썰'을 신나게 풀었다.

◆김웅은 '새 인물'?…"'과거와 다른가'가 새로움의 기준"

김 의원실은 다른 의원실과는 다르게 회의실 한쪽에 도마뱀 사육장이 놓여 있었다. 까만 도마뱀에 관해 묻자 김 의원은 "걔 이름은 '라이'다. '도+라이'로 보좌진들이 이름 붙인 것"이라며 "국회 들어오면서 분양받게 됐다. 우리의 정서 함양을 위해 들여왔다"며 웃었다.

김 의원이 국회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다. 후보 시절부터 주목을 받아온 그에게 '새 인물이 맞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여의도 정치와 다르냐, 다르지 않으냐가 새로움의 기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10년짜리가 100년 전과 비교하면 새것인 거고, 1년짜리에 비하면 낡은 것"이라며 "여의도 정치가 가진 규범, 기준, 매너 이런 것들이 있다.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과연 다른가, 다르지 않은가가 기준이다. 우리 당에 보면 30대 초반인 경우도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이 왜 초선이 나오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나이가 많고, 70대 어르신들이 전화로 '당을 어떻게 바꿀 건가, 청년 100% 공천제가 너무 좋다, 이 당은 왜 정의당에 비해 10살 이상 나이가 많냐고 묻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결국 차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기존 방식 그대로 가면 0선이라고 해도 낡은 것이고, 5선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 새로운 것"이라며 "문제는 정치는 국민 상대로 한다는 거다. 국민이 봤을 때 저 당이 획기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건 인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리더십 문제"라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도록 바뀌었다고 평가받게 하려면 우리 당에 절대 될 수 없는 초선이 당대표가 되면 된다. 충격적인 거다. 지금 우리 당은 그런 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일전에 자신을 '정부 여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당대표 후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저를 잘 아는 민주당 의원들이 술을 마시면서 '야 이러다가 김웅이 (당대표가) 되면 어떡하느냐. 정권 교체가 될 것 같은데 걱정이다'라고 한 이야기를 제게 해준다"며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는 게 민주당 지지자 중에 우리 당대표 후보들 선호도 조사를 하면 제가 제일 낮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봤을 때 가장 뽑기 싫은 후보란 거다. 그 말은 (민주당에) 가장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실적으로 대선 구도로 가면 민주당은 호남이 원래 기반인 당에서 호남 출신의 송영길 대표가 있는 거다. 그런데 저는 우리 당 본진이 영남이잖나. 호남 출신 초선이 당대표가 됐다고 하면 구도가 너무 쉬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누군가 '너희가 얼마나 바뀌었나. 진짜 바뀐 것 맞느냐'고 했을 때 저희가 '어떻게 더 바꾸느냐'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에서 호남 출신 초선이 지금 당대표가 됐는데 어떻게 더 바꿀 수 있느냐고 하는 거다. 거기서 구도가 우리 쪽으로 완전히 기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원들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가 승리할 것이라고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다. /이선화 기자
김 의원은 "당원들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가 승리할 것"이라고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다. /이선화 기자

◆김웅의 장점? "당원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람"

최근 당대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선두를 차지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이기 때문에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만큼 변화를 추구하는 김 의원의 행보를 당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김웅만의 설득 전략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기회'와 '대선'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하겠다. 당대표 선거를 나간다는 것은 제가 당대표가 돼야 하는 것도 있지만, 당원과 국민에 '우리 당에 이런 목소리가 있다'는 걸 알릴 좋은 기회"라며 "우리 당이 아무리 중도실용과 따뜻한 보수로 가야 한다고 말해도 그게 당 안에서만 있는 건데, 지금 이 기회를 통해서 다 이야기하고 당원들에게도 강조하고 있지 않나. 우리 당원들을 전략적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당대표는 어디까지나 대선 관리와 승리를 위해 뽑는 것"이라며 "당원들이 봤을 때도 지역과 경험이 일치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가장 많이 되는 사람이 누군지 고민할 거라고 본다. 이번 선거는 당대표가 공천권도 없고 딱 넉 달 당대표 하는 건데, 제가 나온 이유는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기 위한 초석을 까는 것'이란 이야기를 분명히 해야 하는 거다. 그게 우리 당원들을 설득할 이유"라고 했다.

김 의원은 "1년 전부터 전국 지구당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 저는 그렇게 돌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지지율이 나온다. 왜냐하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찍어주는 거다. 그런 사고가 많아지면 저는 승리한다고 본다"며 의지를 보였다.

김 의원은 비슷하게 초선으로 출마를 선언한 김은혜 의원과 유일한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과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건 저나 이 전 최고위원이나, 김 의원이나 우리 당 안에서 변화하고 쇄신해야 된다는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내서 각자가 당원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러면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우리 당 안에선 강력한 개혁 그룹이 생기는 거고, 그 개혁 그룹을 뒷받침하는 당원 세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그러면 이게 결국 우리 당을 주도하고 나갈 거라고 본다"며 "지금은 이 파이를 최대한 키워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고 있다. 그는 위에서 잘못된 걸 말 한마디 못해왔기 때문에 우리 당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선화 기자
김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고 있다. 그는 "위에서 잘못된 걸 말 한마디 못해왔기 때문에 우리 당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선화 기자

그런 점에서 김 의원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놓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홍 의원을 '들어와서는 안 될 사람'으로 규정한 그를 두고 '거친 언사를 뱉는 배경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그러면 그분한테 묻고 싶다. 홍 의원이 김 전 위원장에게 똑같은 이야기(지적)를 할 때 비판하셨는지 궁금하다"며 "그건(일각의 비판) 어디까지나 제가 그냥 싫어서 하는 소리일 거다. 첨예한 복당이라는 문제 앞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자기 소신이 없는 거다. 책임감도 없다. 그러면 정치의 목표가 다선 의원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언제라도 저는 이런 상황이 되면 선배고 뭐고 간에 싸워야 한다. 지금 어떻게 보면 당의 운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비판하시려면 그분(홍 의원)이 국민께 막말을 던질 때도 비판하셨어야 한다. 그렇게 위에서 잘못된 걸 말 한마디 못해왔기 때문에 우리 당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한테는 한없이 겸손해야 하지만 같은 정치인이지 않나. 선배가 어디 있고 후배가 어디 있나"라며 "자기 입장이 다르고, 다른 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 '보수의 품격이 없다'고 하는 건 그냥 제가 싫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대구를 방문해 "홍 의원이 복당할 경우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말한 건가'라는 물음에 김 의원은 "지금 상태에서 (윤 전 총장) 입당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은 윤 전 총장이 지지율 1위 후보인데, 우리 당 외곽에 계속 남아있게 되면 보수 쪽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는 거다. 3자 구도나 4자 구도가 벌어지는 것이고, 우리 당으로서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이 생기는 거다. 방법은 빨리 우리 당 안으로 모시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우리 당 지지자 중에서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타로 세우자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건 속임수고 윤 전 총장이 사실상 '보수 정권의 학살자'다. 그래서 들어올 수 없다는 이야기가 쫙 퍼지고 있다. 그게 커지면 사실 윤 총장이 들어오기 어렵다. 사실 우리 당 안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시나리오대로 3자 구도로 가는 문제가 있다. 그런 것에 대해서도 대비를 하고, 그런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 싸워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초선이라는 비판 어린 시선에 지난 네 번의 선거 실패에 초선이 당대표였나라고 반문했다. /이선화 기자
김 의원은 '초선'이라는 비판 어린 시선에 "지난 네 번의 선거 실패에 초선이 당대표였나"라고 반문했다. /이선화 기자

◆'큰 대선판' 할 수 있을까…"대선 이기려면 악마하고도 손잡아"

김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21대 총선 후 국회에 입성, 4·7 재·보궐선거를 치렀다. 초선인 김 의원에게 '대선판을 이끌기엔 정치 경력이 짧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김 의원은 되려 "지난 네 번의 선거에 졌을 때 그때 당대표를 경륜 없는 사람들이 했나"라고 물었다.

그는 "우리 당의 경륜이라고 하는 건 국민 뜻을 못 읽는다"라며 "그렇게 따지고 보면 선거에 승리한 경륜을 가진 건 김 전 위원장이다. 누군가 제게 왜 김 전 위원장을 만나고 와서 표가 떨어지게 하느냐고 하더라. 그러면 저는 '무슨 소리냐. 그럼 김 전 위원장이 잘못해서 민주당 선거를 도와주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 묻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서 최근 5년간 유일하게 선거에 이겨 본 사람은 저 사람밖에 없다. 나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으면 악마하고도 손잡을 수 있다. 그 정도의 결기나 각오가 없는 사람이 무슨 당대표를 맡고 대선을 관리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 중진들은 가서 물어보지 않을 거다. 자신들이 실패했던 경험만 계속할 것 아닌가. 저는 다 가서 끌어들여 올 거다. 그걸로 메꾸는 것이지, 실패한 경륜 있어봐야 뭐하나. 이번에도 우리들이 잘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못해서 이겼다고 한다. 그러면 민주당이 잘하면 지겠다는 것 아닌가. 효과적인 경륜이면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100% 시민 경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와 대선은 달리 봐야 한다. 당대표는 당원의 대표라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당원 비중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최고위원 선거는 우리 당의 조금 더 많은 국민 목소리를 담기 위해선 국민여론 비중을 훨씬 더 늘려야 하고, 대통령 후보는 국민의 대표를 뽑는 거다. 국민들의 의사를 가장 정확히 대변하는 사람이 돼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는 100% 경선으로 뽑아야 한다. 그렇게 뽑아야 외부에 있는 좋은 분들이 들어올 수 있다. 우리 당원선거로 뽑는다고 하면 누가 우리 당에 들어오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공천 제도'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정치의 모든 원인이 되는 건 공천"이라며 "다 그게 아닌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대한민국에서 공정한 공천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저는 왜 계파가 생기는가 걱정을 엄청 많이 했다. 우리가 18대부터 계파가 만들어지고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한 게 공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그것 때문에 공천심의위원회를 공천관리위원회로 이름을 바꾼 거다. 마치 룰을 정해놓고 그에 따라서 우리는 관리만 하겠다고 했는데, 선거를 90일 남겨놓고 그것을 만든다. 결국 공천결정위원회가 되는 거다. 저는 그래서 공관위를 상설화하겠단 것"이라며 "전략공천지나 청년 공천 TO를 빼고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국민 50%, 당원 50%대로 딱 정해 놓으면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여의도 선거캠프 대신 움직이는 캠프를 마련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김 의원은 여의도 선거캠프 대신 '움직이는 캠프'를 마련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김 의원은 "공천배심원제로 한 번 걸러낼 순 있지만 최고위원회가 됐든, 당대표가 됐든 추인만 할 수 있게 거부도 못 하게 룰을 만들어 놓고 나면 계파를 만들어도 계파 보스가 줄 수 있는 게 없다. '나한테 오지 말고 지역구 관리부터 하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초선들에게 지지 선언 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 상황에서 잘못하다 내가 안 되면 다음번에 너희들 공천은 어떻게 하느냐, 내가 책임 못 지니까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 것들을 일단 깨야 한다. 국민들이 봤을 때 와닿는 게 아닐 거다. 사실 여의도 정치를 제대로 고치려면 공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원은 "우리 당의 주력층은 60대와 70대다. 이제는 새 세대, 공백지를 찾아와야 한다"며 "2030세대가 여기 와서 정치인이 되면 된다. 제가 그래서 기초와 광역에서 30% 청년 할당제를 하겠다고 하면 우리 당이 유리한 지역에서 30% 청년이 나온다. 그러면 20대에 출마해 30대 초반에 재선의원이 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다면 10년 뒤 우리 당 초선 30% 이상이 30대가 될 거다. 그렇게 되면 우리 당이 '청년당'이라고 할 것도 없다. 우리 당에 청년이 많으면 당연히 청년당이 되는 거고, 나머지 30, 40년을 버티게 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당대표 출마 공약의 대부분을 1946년 영국의 보수당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제가 지금 이야기하는 모든 공약이 1946년도 영국의 보수당 개혁이다. 그때 당시 상황이 작년 우리 당 상황과 똑같다. 득표율이나 의석 점유율도 같다. 패배 원인도 같다. 패배 원인은 '저기는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정당' 그것에 완전히 무너졌던 거다.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이 결국은 노동과 복지 정책에 있어 획기적인 어젠다를 꺼내서 실천하고, 정당 구조 자체를 사무총장을 외부에서 들여온다. 청년들을 16만5000명을 들여온다. 보수당이 농사를 짓는 귀족들 중심 정당에서 도시 노동자 중심 정당으로 바뀌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6만5000명의 청년이 당을 장악하니 거기에 맞는 정책과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를 못하는 거다. 그리고 윌리엄 펀드라고 해서 백만 파운드를 모은다. 그것으로 정치를 하고 싶은 젊은 청년을 거기서 키워낸다"며 "저는 4개월짜리 당대표잖나. 사실상 대선 후보가 나오면 끝이다. 저는 그때부터 기금을 모을 거다. 제가 객기로 출마한 건 아니다. 상속세법상 공익재단에 기부하게 되면 상속재산 총 가액에서 그 부분만큼 빠진다.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에 가서 상속세법적인 부분에 설명을 드리고 기부를 받아올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 의원은 "이런 식으로 받는 거지, 길거리에서 받아오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그분들도 상속세를 절약할 수 있는 거고, 우리 당에 대해서도 기여해주신 것을 이야기하면 그분들 입장에서도 좋지 않겠나. 그런 기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송파갑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다선의원이 꿈이 되면 슬플 것 같다며 남다른 이유를 밝혔다. /이선화 기자
김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송파갑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다선의원이 꿈이 되면 슬플 것 같다"며 남다른 이유를 밝혔다. /이선화 기자

◆'지역구 섭섭함' 어떻게…"다선의원이 꿈 되면 슬플 것 같다"

김 의원의 꿈은 원래 '당대표'였을까? 그는 "정치를 오래 하기 싫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판에서 견디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하루바삐 정치판을 좋게 만들어놓고 내 할 몫을 제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이 송파갑이라는 모든 국회의원이 선망하는 지역을 나에게 줬다면 그 보답은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선이 꿈이 되면 그게 제일 슬플 것 같다"며 "오히려 만약에 (정치권에) 1~2년 더 있었다면 (당대표에) 안 나왔을 거다. 출마를 하고 3~4주를 경험해보니 알겠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 얼굴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새 얼굴이 나오면 싫어한다. 정말 '난타를 당하는구나' 느낌이 들더라.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그전과 반응이 다르다. '저게 건방지게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저렇게 나와'하는 걸 봤다. 그런데 저는 충격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권주자로 나서면서 다음에 송파갑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역민이 섭섭해하지 않겠나'란 물음에 김 의원은 "당연히 섭섭할 것"이라면서도 "지역민들한테 전화가 오면 '세상에 국회의원이나 정치인 중에 송파갑 지역구를 싫어할 만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중 가고 싶은 지역구 세 개를 꼽으라고 하면 반드시 들어가는 지역구다'라고 한다. 저는 그 지역구에 왔고, 다음번에 지역구 관리만 잘하면 또 될 거다. 제가 국회에서 다선이 되고, 지역구민들도 다선의원을 만들어내는 게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지역구민에게) '우리 당의 대선이 너무 어렵다. 우리 당은 사실 누가 뭐라고 얘기해도 결기가 없다. 민주당 같은 경우 중진 정도 되면 다 한 번씩 험지 나가서 싸우는데 우리, 당은 그런 사람이 한 명밖에 없었다. 아직 아무도 안 한다. 자기희생도 없고, 웰빙 정당이라는 조롱만 듣는다. 다음번 선거 때는 비상한 결기를 보여주지 않으면 대통령 선거 절대 못 이긴다. 중진들은 다 좋은 자리인데 양보를 안 한다. 가서 양보하라고 할 수도 없고, 저라도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경선 관리도 해야 하는데 '저를 믿어주십시오' 했을 때 '어차피 쟤는 다음번에 공천받고 재선, 3선 하려면 될만한 사람하고 결탁할 것'이라고 보지 않겠나. '저는 미래가 없다. 오늘만 살겠다'고 이야기를 해야 우리 당에 들어와 (대선) 경선에서 붙을 사람이나, 국민들이 믿어주는 거다. 자기희생 한 번 하겠다는 그런 결기 한 번 못 보이는 사람이 되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할 것 아닌가. 자기 몸값 올려서 나중에 최고위원으로 돌아설 거다, 다음번에 무난하게 공천받으려고 머리를 쓴 것이다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정말 듣기 싫다"며 웃었다.

김 의원은 자신이 당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로 중도의 관심사에 진심이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선화 기자
김 의원은 자신이 당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로 "중도의 관심사에 진심이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선화 기자

◆"변화해야 이긴다…중도 관심사에 진심 있는 후보는 나뿐"

김 의원의 당대표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변화해야 이긴다"다. 이에 대해 그는 "당원들에게 던지는 캐치프레이즈는 어려우면 안 된다. 저는 너무 현학적이란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단순해야 한다. 내가 나오는 이유는 딱 하나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나온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 롤모델에 대해선 "우리 당 안에선 김도읍 의원을 좋아한다. '저렇게 의정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개별적으로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선 김대중·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두 분 다 정말 대단하신 분 같다. 어떻게 둘 다 좋아할 수 있느냐 이야기할 수 있지만 좋은 점만 배우면 된다. 또 보수주의자라 그런지 보수 정당에 있는 사람들, 영국 좋아하는 사람은 (마거릿) 대처를 다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1년 동안 정말 괴로웠다. 1년 전에 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 처음 연구를 하면서 독일의 정당도 공부했다. 사실 보궐선거를 이기고 나서도 답답하다. 당이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강한 반동과 역작용이 있다. 제가 봤을 때는 변화의 힘이 이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당대표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자신 있게 "중도의 관심사에 진심이 있는 후보는 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이기려면 전략적으로 중도로 가야 한다. 중도의 관심사는 노동·복지·환경"이라며 "우리 당 의원 중에 노동·복지·환경에 있어서 저 부분에 대해 확실한 진심이 있는 후보는 저밖에 없다. 당의 성향에서도 제가 가장 이질적인 존재다. 저는 가장 확실한 변화의 모습"이라며 웃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누구? 1970년 전라남도 여수 출생.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국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자 사직서를 냈다. 이후 새로운보수당 1호 영입인재로 정치권에 입문, 자유한국당과 통합한 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됐다. 21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출마 선언했다.

cuba20@tf.co.kr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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