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8개 업체가 규격 미달의 피복류 3개 품목을 군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방위사업청, 규격 미달 제품 납품한 8개 업체 적발 

[더팩트｜이민주 기자] 지난 수년간 병사들에게 지급된 모자 및 운동복 제품 182억 원 어치가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군에 납품된 피복류 6개 품목·18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3개 품목을 납품한 8개 업체가 규격 미달 제품을 납품했다.

규격에 미달한 3개 제품은 △베레모 △육군 춘추(봄가을) 운동복 △여름 운동복이다. 8개 업체는 각각 베레모(1곳), 춘추 운동복(2곳), 여름 운동복(5곳)을 납품했다.

이들 8개 업체가 지난 5년간 군에 납품한 양은 춘추 운동복 19만5000여 벌, 여름 운동복 30만8000여 벌, 베레모 30만6000여 벌 등 총 81만여 벌이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182억 원 규모다.

특히 육군에 납품된 여름 운동복 바지는 '땀 흡수속도' 평가 품질 기준(2초 이하)에 한참 못 미치는 19초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상하의 모두 땀견뢰도 평가 기준에 미달한 제품을 납품한 업체도 있었다. 땀견뢰도는 땀에 따른 변색 및 변형 정도를 의미한다. 문제가 된 병사 베레모 역시 발수도가 기준 규격을 맞추지 못했다.

이에 방사청은 문제가 확인된 8개 업체 중 1곳에 대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7개 업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추가 정밀분석을 실시해 위법성 등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처를 할 예정이다.

윤 의원은 상대적으로 허술한 피복류 품질보증 방식 때문에 '기준 미달' 제품이 납품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군수품은 종류별로 품질보증 기준이 나뉘는데, 피복류의 경우 '완제품'만 평가를 하는 '단순품질보증형(I형)'으로 분류돼 있다. 이 경우 방사청은 납품업체가 '제품이 기준에 부합한다'는 공인성적기관 성적서를 제출하고 그 진위만 확인한다.

윤 의원실 측은 "문제는 이런 점을 악용해 일부 업체가 공인성적기관 의뢰 시에만 정상적인 제품을 제출해 결과서를 받은 뒤 실제 납품 때는 불량원단이 사용된 피복류를 납품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