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뚝 떨어진 민주당 청년 지지율, '손절 이유' 있다
입력: 2021.05.19 00:01 / 수정: 2021.05.19 00:22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 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간담회에서 청년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 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간담회에서 청년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젊은층 與 이반…주거 불안·내로남불 등 발목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성년의 날을 맞아 20대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개최했던 간담회에서 21학번 대학생 김한미루 씨가 한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적잖이 놀랐다. 최근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30대 청년 세 명이 모였다. 기자를 제외한 한 명은 결혼 3년 차 유부남 A와, 또 다른 한 명은 내년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 B이다. 오랜만에 만난 터라 각자 근황부터 소소한 일상을 털어놓았다.

한참을 웃고 떠들다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유부남 청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번에 3기 신도시에 청약을 넣어볼 생각이야. 너도 나도 도전할 텐데 당첨이 될지 모르겠다. 아이가 없어서. 당장 아이를 가질 형편도 못 되고…." 그의 말에선 근심이 느껴졌다.

예비 신랑 청년이 발끈했다. "넌 나보다 낫지. 집은 너무 비싸서 지금껏 모아놓은 돈과 대출을 보태도 살 수 없고, 전셋값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야. 부동산 중개업자가 그러더라. 나더러 가장 힘들 때 결혼한다고. 코로나로 난리인 데다 몇 년 사이 주택값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신혼집 구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 집에 갈 때 '로또'나 사야겠다."

B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1년 4개월 전 서울 집값이 턱없이 비싸 경기 외곽으로 눈을 돌려 얻은 전셋집의 매매가가 이달 초 기준 두 배 이상 올랐다. 호가가 아니라 최근 매매 실거래가가 그렇다. 인근 전철역의 GTX-C 노선 적용과 재개발 호재 영향으로 보인다. 맞벌이로 알뜰살뜰 돈을 모아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집값 상승 폭이다.

송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성년의 날을 맞아 20대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한미루 씨는 청년들은 정의와 공정을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송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성년의 날을 맞아 20대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한미루 씨는 청년들은 정의와 공정을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민주당이 무주택자가 자기 주택을 갖는 데 따르는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대.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과 맞물린다면 내 집 마련에 다소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두 사람은 동의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반복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1년이 채 남지 않은 임기가 그 이유였다.

몇 마디 하소연이 길어지다 정부·여당으로 화살이 향했다. 대뜸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라고 B가 비아냥댔다. 푸념과 조롱이 섞인 말투였다. 그러자 A가 거들었다. "앞으로 살아가는 게 막막하지. 계속 돈을 모아도 사정이 나아지질 않잖아. 서민 대부분이 다 그렇지 않을까?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솔직히 실망이 커."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와 B는 이른바 '조국 사태'부터 지난 3월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여당 인사의 부동산 논란, 지난 14일 취임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 여러 논란까지 '내로남불' 행위를 비판했다.

A는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어. 오히려 국민의힘이 그랬다면 이렇게까지 배신감을 느끼진 않았을 것 같아. 보수 정부를 이어왔던 그들은 기득권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니까. 정권이 바뀌어도, 국민이 여당에 180석을 줘도, 달라진 것은 없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요즘 세대 중 젊을수록 '아니다' 싶으면 바로 '손절'한다고 하잖아. 4·7 재보선이 대표적인 예이고. '내년 대선이 기다려진다'는 말, 들어 봤어? 투표로 보여주겠다는 거야. 이게 현실이야" 울분 때문인지, 쉼 없는 대화 때문인지, 수 초 동안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3%포인트 내린 29.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0.1%포인트 오른 35.4%로 집계됐다. 특히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17.9%로 모든 연령 가운데 가장 낮게 조사됐다. 반면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7%였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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