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윤석열 '잠행'…웃는 국민의힘 비영남
입력: 2021.05.04 00:00 / 수정: 2021.05.04 00: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3지대 구성에 나설지 주목된다. 또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선 국민의힘 비영남 당권주자가 힘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일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 투표를 마친 윤 전 총장. /임세준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3지대 구성'에 나설지 주목된다. 또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선 국민의힘 비영남 당권주자가 힘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일 4.7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 투표를 마친 윤 전 총장. /임세준 기자

"입장 빨리 내놔야…'제2 반기문'될 수도"

[더팩트|문혜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정치권에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국민의힘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조만간 입장을 낼 거란 전망도 나왔다.

충청 출신인 윤 전 총장의 주목도가 높아질수록 국민의힘 비영남 당권주자들의 명분이 확실해질 거란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3지대를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연결고리와 지지기반을 통해 야권 통합을 이끌어내면서 대선에 필요한 '영남당 딱지떼기'가 가능해져서다.

윤 전 총장은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3일 리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257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32%로 조사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8%로 뒤를 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윤 전 총장이 이달 중순 입장을 밝힐 거라고 했다. 그는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윤 총장 주변에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런 얘기를 다 들으면 조금 혼란스럽고 그걸 제대로 정리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러고 나서 자기가 확신이 서면 5월 중순 정도 자기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별의 순간을 잡았으면 별의 순간을 어떻게 잘 전개해나갈 건지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입장은) 빨리 내야 한다. 늦게 낼수록 본인에게 그렇게 좋은 게 아니"라며 "시간을 끌면서 제3지대에 있다간 잘못하면 반기문 전 사무총장처럼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국민의힘 비영남권 당권주자로는 충청권의 홍문표 의원과 수도권의 권영세·김웅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이 있다. /더팩트 DB
국민의힘 비영남권 당권주자로는 충청권의 홍문표 의원과 수도권의 권영세·김웅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이 있다. /더팩트 DB

국민의힘에선 '비영남 대표론'이 떠오르고 있다. 울산 출신인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선되고 정책위의장까지 대구 출신인 추경호 의원으로 지명되면서 '지역 안배론'이 뜨는 모양새다. 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홍문표 의원은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마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영남 정당으로 (국한)하는 것보다, 더 큰 정당. 이것이 정권교체 지름길"이라며 "그렇다면 비영남쪽에서 당 대표가 나오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피력했다.

홍 의원은 다만 윤 전 총장과 연대에 대해 '자강'이 먼저란 입장이다. 그는 "상당히 많은 분들이 윤석열을 데려오라고 한다. 특정인을 데려오는 문제를 대선 앞두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분을 모시는 건 한 가지다. 우리 당이 자강해서 건강하고 능력 있고 체계적으로 작동되는 정당으로 바뀌면 그걸 본 윤 전 총장은 오지 말라 해도 올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이밖에 비영남 주자로는 수도권의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김웅 의원이 있다. 나 전 의원은 수도권 기반인데다 높은 인지도와 지지세가 있어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권 의원은 4선 중진으로 지난 총선 서울 용산을 차지한 합리적 인사다.

김 의원은 송파갑 국회의원이지만 호남(순천) 출신으로, 초선의 쇄신·혁신과 더불어 지역구도 타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수도권에 기반을 둔 나경원 전 의원이 당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선거유세에 나선 나 전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수도권에 기반을 둔 나경원 전 의원이 당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선거유세에 나선 나 전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이와 관련해 신 교수는 "영남당이란 이름을 다는 건 여러모로 대선에서 불리하다"며 "지난 보궐선거에서 이겼던 이유 중 하나도 김 전 위원장이 광주에 가서 민주항쟁 묘역을 참배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영남당 딱지를 달고 대선에서 이길 생각을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선두를 차지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지난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 중 차기 당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8.0%는 나 전 의원을, 13.4%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선택했다.

이어 △김웅 의원 7.3% △홍문표 의원 6.3% △조경태 의원 4.9% △권영세 의원 4.2% △조해진 의원 3.2% △윤영석 의원 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률 3.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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