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사면 등 의견 갈려…인지도·성향 '중요'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민의힘이 김기현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당권 시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김 신임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띄우면 약 한 달 뒤 전당대회가 치러진다.
국민의힘 당권경쟁에 나선 인물은 자천타천 8명에 달한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조해진 의원(3선)을 비롯해 선수별로 주호영·조경태(5선), 홍문표·권영세(4선), 윤영석(3선), 김웅(초선)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4선)이 당권주자로 나설 전망이다.
이번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과 야권 통합에 대한 복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를 맡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관련 역량에 관심이 모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5선 중진' 주호영·조경태…"사면은 결정권자 몫"
최근 원내대표 임기를 끝낸 주호영 의원은 유력한 당권주자로 분류된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5선 중진이기도 하다. 합리적 중도 성향으로 차분한 협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주 의원은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8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임기가) 끝나고 나면 주위와 상의하고 의견을 들어서 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년간 원내대표를 맡아 총선·재보궐 선거를 이끈 주 의원은 당 안팎 인지도 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결단할 사안"이라며 기존 찬성 입장과 조금 거리를 뒀다.
조경태 의원도 부산 사하을의 5선 의원으로 수차례 당대표 선거에 도전한 이력이 있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에서 당적을 옮겨왔지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지지율 1위로 수석최고위원에 당선되는 등 인지도 및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의원은 별도로 캠프를 꾸리지 않고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특히 전국 도당 및 시당을 찾아가 물밑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의원은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관해 "우리가 먼저 주장하는 것보다는 대통령이 국민통합적 차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야권 통합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뜻이 있다면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최재형 감사원장,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면 여권인사까지도 함께 해 정권을 탈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말했다.
">◆당권 도전장 홍문표·권영세 "사면하면 좋겠다"
4선 중진 의원으로 충청에 기반을 둔 홍문표 의원은 일찌감치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했다. 비영남권 출신으로 비박·친홍준표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야권 통합에 대해 "우리 당이 스스로 자강할 수 있는 힘, 건강하고 조직 있는 당, 그리고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춰놓으면 그분이 우리 당을 안 올 이유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전직 대통령 사면에 관해선 "국민 화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 사면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홍 의원은 당대표 선거 출마가 처음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의원은 수도권의 거의 유일한 중진이다. 지난 21대 총선 국민의힘이 참패했지만 격전지에서 승리했다. 권 의원은 캠프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사면론에 대해 "대통령이 사면 결단으로 국민 통합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다. 이번엔 당권주자로서 주 의원과 경쟁할 전망이다. 그는 오는 대선과 관련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이 1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연은 대선 후보다. 차기 당대표는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라며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에 이른바 '윤여정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연의 리더십으로 당을 개혁을 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 윤영석·조해진…"지도부 먼저"·"윤석열과 직접 소통"
경남 양산 출신 윤영석 의원은 '선 지도부 구성 후 합당'을 제안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혁신과 자강을 위해 전당대회를 빨리 해서 새 지도부가 구성돼야지만 혁신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했으나 인지도 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는 당권주자로 나서면서 '디지털 정당'을 꺼내들었다. 윤 의원은 "정당이 온·오프라인으로 당원·국민의 요구와 시민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일상적으로 담아내고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면론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결코 사면을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권교체 후 사면론'을 주장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지역구를 둔 조해진 의원은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지난달 23일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중도개혁 성향으로 '포용 리더십'에 방점을 찍었다. 사면론에 대해선 "사면은 사면권을 가진 대통령이 결정하는 문제"라며 거리를 뒀다.
조 의원은 야권 통합에 '중도와 반문진보'를 언급했다. 그는 "범야권이 대통합하고 심지어 중도나 반문 진보까지도 같이 한 계열에 묶어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직접적인 소통을 해서 범야권 대통합과 후보 단일화 대열에 참여하는 것을 조율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젊은피' 김웅·'여전사' 나경원…'극과극'
초선 의원 중 유일하게 당대표에 출마하는 김웅 의원은 서울 송파갑 출신으로 당내 소장파 그룹에 속한다. 책 '검사 내전' 저자로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당원들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이끌어 낼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새얼굴'로 평가되는 김 의원은 사면론에 대해 "탄핵이든 사면이든 국민은 크게 관심도 없다. 우리당이 사면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비호감 이미지를 벗고 수권정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도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 통합에 대해 "통합만 되면 우리당 다 찍어주나. 통합만이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당은 끝이 날거다"며 "거론되는 분들은 우리당이 수평적 리더십으로 다시 만들어지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올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캠프를 따로 꾸리지 않고 선거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상당수 초선 의원들이 김 의원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유일한 원내 주자로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다. 나 전 의원은 당내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로 확실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시 패스트트랙 사태를 겪으며 기소된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이때 생긴 우파적 이미지 또한 향후 중도 외연 확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사는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바르게 다시 세운다는 것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적어 당권 출마를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는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를 마친 뒤 입장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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