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신임 당대표, '문자 폭탄' 갈등 봉합 시험대
입력: 2021.05.03 00:00 / 수정: 2021.05.03 00:0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송 신임 당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현재 당내 논란인 문자 폭탄 갈등 봉합 여부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 나선 송 신임 대표. /남윤호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송 신임 당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현재 당내 논란인 '문자 폭탄' 갈등 봉합 여부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 나선 송 신임 대표. /남윤호 기자

친문 vs 쇄신, 분열 양상…내년 대선 '원팀' 과제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문자 폭탄'을 둘러싼 당내 갈등 봉합 시험대에 올랐다. 내년 대선, 부동산 문제 등 과제가 산적하지만, 무엇보다도 내부 갈등을 봉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 대표는 2일 민주당 임시전당대회에서 35.60%를 득표하며 강력한 경쟁자였던 친문 홍영표 의원(35.01%)을 불과 0.59%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송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변화' '소통' '원팀'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4.7 재·보궐 선거 패배 후 당 쇄신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민주당 변화해 나가겠다.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해 나가겠다"라며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고 인내해야 할 때 초조해하지 말고 후회해야 할 때 낙심하지 말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하고 특히 아는 사람의 열정이 중요합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지금은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친문 색채가 옅은 송 신임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말을 인영한 것도 현재 당 내부 갈등 봉합을 위한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호남, 친노, 친문 등의 계파를 따질 때가 아니나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후보 시절 '문자 폭탄'과 관련해 친문 홍영표·우원식 후보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당시 송 후보는 "다른 걸 틀린 거로 규정하고 상대방 의견을 완전히 진압하려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강성 당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또, "내 의견이 중요하면 남의 의견도 중요하다. 그렇게 만들어가야 다가올 대선 갈등을 원팀 민주당으로 해결 가능하다"면서 "지금 이재명 대 반 이재명 진영 간 치열한 상호 논쟁·비판이 있는 거 아닌가. 이게 중요한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후보(가운데)와 더불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김용민, 강병원 후보(왼쪽부터).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후보(가운데)와 더불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김용민, 강병원 후보(왼쪽부터). /남윤호 기자

현재 민주당은 쇄신파와 친문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골이 깊다. 쇄신파인 조응천 의원은 연일 '문자 폭탄'을 비판하고 있다. 조 의원은 1일 "정당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극소수의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 즉, 다수의 당원에 의해 합의된 이념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진영의 불공정을 드러내놓고 반성하는 것을 터부시하고 눈치 보게 만들었다. 혹시 그럴 기미가 보이면 좌표를 찍고 문자 폭탄을 날리고 기어이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며 "당 지도부는 한술 더 떠, 미사여구로 우리의 불공정을 감추려하고 문자 폭탄을 두둔했다. 그렇게 당은 원팀, 원보이스가 되어갔다"고 전임 지도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조 의원을 향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30일 조 의원을 겨냥해 "당원과 불화한다면 정체성이 다른 것이다. 당원들과 정체성이 맞지 않으면 본인이 정당을 잘못 선택한 것이지 당원의 잘못은 아니다"고 직격했다.

이 외에도 김용민 의원은 "당원이 문자를 보내는 것은 권장돼야 할 일", 정청래 의원은 "문자 폭탄 아닌 문자행동, 간접 민주주의의 보완재", 이재정 의언은 "당심이 민심과 달라? 너님은 민심 위해 뭐했는데?"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모두 내년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심과 민심을 얻기 위한 발언들이라는 점이다. 최근 다섯 번의 선거에서 네 번을 승리한 민주당이다. 그러나 지난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완패했다. 대선을 불과 1년도 남겨두지 않고 서울과 부산에서 패배하면서 충격이 상당했다.

민주당의 내부 갈등 원인도 선거 패배에서 시작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곪았던 것이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송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 갈등을 반드시 봉합할 필요가 있다. 송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우리에게는 열정을 가진 사람, 지혜가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열정과 헌신, 지혜를 가진 모든 분을 하나로 모아 원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송 대표는 "우리 당의 자랑스러운 대선주자들과 소통하고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 가겠다"며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 민주당에 애정을 가진 국민 여러분 우리 함께 4기 민주당을 여는 311일의 대장정에서 승리하자.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위원 대부분이 친문 의원으로 송 대표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날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 합산 결과 최고위원은 친문 김용민 의원이 17.73%를 득표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병원(17.28%), 백혜련(17.21%), 김영배(13.46%), 전혜숙(12.32%)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김용민·강병원·김영배 의원은 친문으로 분류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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