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과 대선 정국을 이끌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선거에 관심이 몰린다. 지난 27일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유의동(왼쪽부터), 김태흠, 김기현, 권성동 의원. /남윤호 기자 |
'민주당 윤호중' 상대할 맞수 고민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30일 국민의힘이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한다. 김기현·권성동·김태흠·유의동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야권 통합과 새 지도부 선출의 키를 잡을 적임자가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차기 전당대회와 맞물려 복잡한 셈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김기현 의원을 향한 상당한 표심이 드러나고 있다.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21대 총선 당선 이후 금요공부모임 '금시쪼문'을 만들어 초선 및 중진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등 활동해왔다.
다만 그는 유일한 영남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 안팎의 '영남당 우려'를 받고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영남당으로 분류돼 많이 곤혹스러워 보이더라"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둘러싼 논쟁부터 '영남당·도로 한국당'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새로운 인물로 변화를 드러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당대표가 영남권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으니 비영남권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의원은 "원내대표를 뽑고 나면 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뽑는데 당 대표는 영남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유는 전당대회 참여 투표율을 보면 당원 70%가 영남에 포진돼 있는데다 영남에선 70% 이상이 투표를 하는 반면 비영남은 전체 당원이 30% 밖에 안 되는데 관심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의원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한 영남 출신인 만큼 이를 향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 의원. /남윤호 기자 |
야권 통합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변수다. 당내 '해결사 이미지'를 지닌 권성동 의원은 야권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 "전당대회 전에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실무협상이 잘 되면 양당 통합 전당대회 같은 것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도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유 의원은 "일정한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하나로 합쳐지게 될 것"이라며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김기현 의원은 "(국민의당과 통합은) 과제 중 하나이긴 하지만 당장 시급한 우선 과제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통합보다 자강'을 우선해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색을 넘어 능력 위주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원내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앞으로 1년간 대화와 협상을 잘해 원내를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며 "지역 자체를 구분하는 것은 지역의 포로로 만드는 어리석은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4선 중진이자 친문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맞수로 설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한 중진 의원은 "윤 원내대표를 상대로 협상하고 줄다리기를 잘 해야 할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를 상대로 싸울 땐 싸우더라도 협상할 땐 또 잘 협상해 가져올 건 가져올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윤 원내대표가 4선 의원이다 보니 4선의 무게감이 있다"며 "아무래도 3선 의원보다는 4선 중진들이 나이와 경험을 무기로 대선까지 무게감있게 윤 대표를 상대로 당 중심을 잡아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에선 국민의힘 절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 향배에도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지난 26일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 /남윤호 기자 |
국민의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 표심의 향방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명불허전 보수다' 모임을 비롯해 선거 직후 개혁 메시지를 내놓는 등 일사불란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원내대표 선거 국면에서 '초선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의원들도 '초선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유 의원은 초선-지도부 연석회의 정례와, 초선 중심 원내대표단 구성을 약속했다. 권 의원은 초선 및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구성하는 혁신위 출범, '청년의힘'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김기현 의원은 초선이 위원장을 맡는 혁신검증단 설치를 들고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초선 지명직 최고위원을 약속했다.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경륜이 있으신 분이 했으면 좋겠다"며 "아무래도 당내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특정 계파에 얽매여 있지 않은 분이 해야 여러 무거운 현안을 해결해 나갈 때 자유롭게 발전적인 부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이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긴 위해선 참신성도 중요하다. 신선한 변화와 개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면서 "당직자 구성이 그쪽(영남)으로 치우치면 국민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가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을 거다. 그래서 지역 안배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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