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 D-day…'초선·영남당' 변수
입력: 2021.04.30 05:00 / 수정: 2021.04.30 05:00
야권 통합과 대선 정국을 이끌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선거에 관심이 몰린다. 지난 27일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유의동(왼쪽부터), 김태흠, 김기현, 권성동 의원. /남윤호 기자
야권 통합과 대선 정국을 이끌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선거에 관심이 몰린다. 지난 27일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유의동(왼쪽부터), 김태흠, 김기현, 권성동 의원. /남윤호 기자

'민주당 윤호중' 상대할 맞수 고민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30일 국민의힘이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한다. 김기현·권성동·김태흠·유의동 의원의 4파전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야권 통합과 새 지도부 선출의 키를 잡을 적임자가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차기 전당대회와 맞물려 복잡한 셈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김기현 의원을 향한 상당한 표심이 드러나고 있다.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21대 총선 당선 이후 금요공부모임 '금시쪼문'을 만들어 초선 및 중진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등 활동해왔다.

다만 그는 유일한 영남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 안팎의 '영남당 우려'를 받고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영남당으로 분류돼 많이 곤혹스러워 보이더라"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둘러싼 논쟁부터 '영남당·도로 한국당'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새로운 인물로 변화를 드러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당대표가 영남권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으니 비영남권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의원은 "원내대표를 뽑고 나면 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뽑는데 당 대표는 영남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유는 전당대회 참여 투표율을 보면 당원 70%가 영남에 포진돼 있는데다 영남에선 70% 이상이 투표를 하는 반면 비영남은 전체 당원이 30% 밖에 안 되는데 관심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의원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한 영남 출신인 만큼 이를 향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 의원.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은 김기현 의원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유일한 영남 출신인 만큼 이를 향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 의원. /남윤호 기자

야권 통합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변수다. 당내 '해결사 이미지'를 지닌 권성동 의원은 야권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 "전당대회 전에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실무협상이 잘 되면 양당 통합 전당대회 같은 것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도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유 의원은 "일정한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하나로 합쳐지게 될 것"이라며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김기현 의원은 "(국민의당과 통합은) 과제 중 하나이긴 하지만 당장 시급한 우선 과제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통합보다 자강'을 우선해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색을 넘어 능력 위주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원내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앞으로 1년간 대화와 협상을 잘해 원내를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며 "지역 자체를 구분하는 것은 지역의 포로로 만드는 어리석은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4선 중진이자 친문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맞수로 설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한 중진 의원은 "윤 원내대표를 상대로 협상하고 줄다리기를 잘 해야 할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를 상대로 싸울 땐 싸우더라도 협상할 땐 또 잘 협상해 가져올 건 가져올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윤 원내대표가 4선 의원이다 보니 4선의 무게감이 있다"며 "아무래도 3선 의원보다는 4선 중진들이 나이와 경험을 무기로 대선까지 무게감있게 윤 대표를 상대로 당 중심을 잡아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에선 국민의힘 절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 향배에도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지난 26일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 /남윤호 기자
이번 경선에선 국민의힘 절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 향배에도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 지난 26일 열린 '초선들과의 대화-원내대표 후보에게 듣는다' 토론회.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 표심의 향방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명불허전 보수다' 모임을 비롯해 선거 직후 개혁 메시지를 내놓는 등 일사불란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원내대표 선거 국면에서 '초선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의원들도 '초선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유 의원은 초선-지도부 연석회의 정례와, 초선 중심 원내대표단 구성을 약속했다. 권 의원은 초선 및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구성하는 혁신위 출범, '청년의힘'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김기현 의원은 초선이 위원장을 맡는 혁신검증단 설치를 들고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초선 지명직 최고위원을 약속했다.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경륜이 있으신 분이 했으면 좋겠다"며 "아무래도 당내 역학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특정 계파에 얽매여 있지 않은 분이 해야 여러 무거운 현안을 해결해 나갈 때 자유롭게 발전적인 부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이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긴 위해선 참신성도 중요하다. 신선한 변화와 개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면서 "당직자 구성이 그쪽(영남)으로 치우치면 국민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가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을 거다. 그래서 지역 안배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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