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으며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 대통령 내외, 명동대성당 찾아 조문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정숙 여사와 함께 향년 90세로 선종한 고 정진석 추기경 추모를 위해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9시 10분께 대성당에 도착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영접을 받으며, 대성당 제대 앞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정 추기경 옆에서 개별 기도를 올렸다. 이후 서울대교구 관계자로부터 기도문을 전달받고, 염 추기경 기도에 따라 다시 기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 내외는 염 추기경과 함께한 기도문에서 "지극히 인자하신 아버지, 저희는 그리스도를 믿으며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마지막 날에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 믿으며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겨 드리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 무수한 은혜를 베푸시어 아버지의 사랑과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드러내 보이셨으니 감사하나이다"라며 "주님, 저희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어 정 추기경에게 천국 낙원의 문을 열어 주시고 남아있는 저희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다시 만나 주님과 형제들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릴 때까지 믿음의 말씀으로 서로 위로하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이라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주교관 별관에서 염 추기경과 환담을 하면서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정진석 추기경께서 2월 21일 성모병원에 입원해 65일간 연명치료 없이 수액만 맞으며 잘 이겨내셨다"며 "코로나19로 병문안을 자주 하지 못했지만 정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천주교에서 방역수칙을 모범적으로 지켜준 데 대한 감사를 전하면서 "정 추기경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다"며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환담 말미 "정 추기경님의 하늘나라에서의 간절한 기도가 꼭 이루어지기를 원한다"고 재차 강조했고, 염 추기경은 어려운 가운데 이루어진 조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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