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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인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후보 친문 일색…혁신·쇄신 고민 없어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5·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레이스가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당권주자들의 신경전이 절정으로 치닫았다. 홍영표·송영길·우원식 후보(기호 순)가 거친 설전을 불사하며 당심 잡기에 무게를 뒀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과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지난 20일 호남권에서 시작한 전국 8개 권역 순회 합동연설회가 26일 마무리됐다. 28일부터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 등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를 앞둔 만큼 당심을 얻기 위해 세 후보는 치열하게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그간 잠잠했던 '문재인 마케팅'이 고개를 들었다.
'친문' 핵심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분열하고 패배하는 변화, 정체성까지 부정하는 혁신은 안 된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대통령과 당명을 빼고 모두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던 송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돕겠다며 주류 '친문 표심'을 공략했다.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송 후보는 "저는 어떠한 계파나 파벌에 속하지 않다"며 "민주당의 과감한 변화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고슴도치처럼 조금만 다르다고 상대를 배척하는 편협함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이 영영 떠난다"며 사실상 홍 후보를 비판했다. 우 후보는 "국민은 홍 후보를 혁신의 얼굴로 보지 않을 것", 송 후 후보를 향해서는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과 민주당의 가치와 맞지 않는 주장을 남발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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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후보들이 당선되기 위해 당 내 주류인 친문 표심에 구애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권리당원 표심의 향방이 당선의 최대 관건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세 후보 모두 표심에 촉각을 기울이면서도 모병제 도입과 가상화폐 등 이슈는 물론 새로운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재선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원들뿐 아니라 국민도 민주당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명확한 비전 제시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당권에 도전한 이후 4·7 재보선 참패를 두고 몸을 낮췄던 이들은 당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홍 후보와 우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은 반면 송 후보는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계파 논쟁을 놓고 당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16일 홍 의원은 부엉이 모임, 우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 게 대표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어느 정당이든 계파는 있을 수밖에 없다. 특정 계파 없다고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것과 같다"며 "다만, 계파 논쟁이 당의 화합을 강화하고 발전하는 쪽인지,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싸움인지가 중요한데, 민주당은 후자에 가깝다. 당 구성원들이 어떻게 후보들을 평가할지가 관건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친문 정서와 국민 정서가 다르다는 점은 생각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친문 일색으로 후보들이 구성되면서 당 쇄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보선 패배 이후 강도 높은 당 쇄신과 혁신이 중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인적 쇄신 가능성이 떨어진다. 앞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 이어 당권마저 친문 주류가 잡는다면 고강도 쇄신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으로 방향타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