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러시아산 백신 도입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26일 또 저격했다. 2020년 12월 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시스 |
이재명과 차이점은? "말 안 해도 알지 않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 주장에 대해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무총리 사임 후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정 전 총리가 백신 문제 등을 놓고 여권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와 대선 경쟁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지사의 러시아 백신 도입 주장에 대해 "중대본에 참석하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백신상황이 어떤지, 접종계획은 뭔지 다 알게 된다. 그 내용을 잘 알게 되면 그런 말씀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지사가 결석을 여러 번 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예"라고 답하며 "정부의 노력이나 현재 우리 상황을 정확히 알면 그런 말씀(러시아 백신 도입)을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최근 이 지사는 백신 수급 불안 지적이 나오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주장했고,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박한 바 있다. 이 지사가 "이미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이상의 안전성만 검증된다면 러시아산이라고 제외할 이유가 없다.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고양이 털 색깔이 무슨 상관이겠나"라며 러시아 백신 도입을 거듭 촉구하자 이를 재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또 정부가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 확보한 상황에서 '스푸트니크V' 도입 주장은 종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결짓는 게)당연하다. 사실은 후반기에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3, 4개 제약회사에서 백신개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임상시험에 들어가 있다"면서 "내년 초쯤에는 아마 개발이 끝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권주자들과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많이 다르다. 얘기 안 해도 다들 잘 아시잖나"라고 했고, 이 전 대표에 대해선 "저는 경제인 출신이고, 이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라면서 "전환기적 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경제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또 야권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대선에 나온다면) 그렇게 강적은 아니라고 본다"며 "누가 이 회복에 적임자인가가 아마 (대선) 핵심 판단 기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 속 '나 몰라라 퇴임'이라는 야권 지적에 대해선 "사실은 좀 더 일찍 떠날 상황이었는데 제가 이란 선박 문제 때문에 출장을 다녀오느라고 조금 늦었다. 미리 다 필요한 조치들이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