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모임 '더민초'가 22일 쇄신안을 발표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초 화상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는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
재보궐 원인 제공시 '무공천 당헌' 재개정 갑론을박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22일 쇄신안을 발표하며 당 지도부에 쇄신위원회 구성, 성비위 사건 피해자 사죄, 당내 민주주의 의사결정 시스템 혁신 등을 요구했다. 14일 만에 내놓은 쇄신안에 구체적인 방향과 쟁점에 대한 결론은 담기지 않고 당 지도부에 맡겨 권한 없는 초선 모임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민초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화상 회의를 열고 초선 의원들이 제출한 의견을 취합, 정리한 후 이런 내용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 당 쇄신위원회 구성 △당내 성비위 사건 진정성 있는 사과 △국민 소통 강화 프로그램 마련, '쓴쏘리 경청텐트' 설치 및 '세대별 심층토론회' 개최 △당 주도의 당·정·청 관계 △민주주의 의사결정 시스템 혁신 등을 요구했다. 또 윤호중 원내대표의 경선 공약이었던 초선 원내부대표 구성과 관련해선 민병덕, 이수진 의원을 추천하기로 했다.
당 쇄신위 구성과 관련해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원내대표에게 1차적으로 요구하고, 먼저 구성한 후 5월 2일 당대표가 선출되면 좀 더 체계적인 것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초선의원들도 일정 참여해야 한다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쇄신안은 재보선 참패 직후인 지난 9일부터 12일, 14일, 22일 총 4차례의 전체 모임과 9개 분과가 토론을 거쳐 완성한 것이다. 초선 의원들의 반성 강도와 그동안의 논의 기간에 비해 발표된 쇄신안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쇄신안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하는 게 돼선 안 되고, 실질적인 변화와 쇄신을 통해 국민에 이익을 안겨줄 수 있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향이 돼야 하기 때문에 더 신중하고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어쩔 수 없는 기간이 필요하고, 또 우리가 특정 의견집단이라기보다 초선 의원 모임이라 여러 의견들을 모아서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정리해야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보궐 선거 원인을 제공할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당규를 재개정하는 의제도 초선 내부에서 공통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쇄신위에 공을 넘겼다. 고 의원은 "당시 우리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걸 반성했다"며 "그게 곧바로 옛날로 꼭 돌아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굳이 원래부터 그런 걸(무공천 당헌·당규)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 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만들었냐는 입장도 있는 거고, 원래 만들었으니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며 "우리가 하나로 정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이후에 더 논의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성비위 사건 피해자 사과와 관련해 윤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일정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과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별도로 마련됐으면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 등 구체적인 사과의 형태에 대해서도 향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