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비대위' 출범…재보궐 참패에도 '친문' 건재할까
입력: 2021.04.09 00:00 / 수정: 2021.04.09 00:00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압승 1년 만에 참패했다. 당 주축인 친문과 86세대의 내상도 불가피해보인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압승 1년 만에 참패했다. 당 주축인 친문과 86세대의 내상도 불가피해보인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인사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남윤호 기자

차기 당권·원내대표 선거 세력 변형 가늠자 될 듯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 했다. 또,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전당대회도 예정보다 한 달 가까이 앞당겼다. 지도부 재편과 맞물리며 당내 세력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주축인 '친문(親文) 세력이 강하게 결집해 당권을 장악할지, 새로운 세력 구도에 밀려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민주당 지도부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화상 의원총회로 격론을 벌인 결과, '지도부 일괄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선거 참패 수습과 향후 정국 운영은 새로운 지도부에게로 공이 넘어갔다.

일정을 앞당겨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 다음 달 2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연다. 서울·부산 41개 자치구에서 완패한 성적표를 확인한 이상 일괄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이 끝나고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철저한 성찰과 혁신을 위해 결단한 지도부 총사퇴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주일간 도종환 비대위 체제를 가동하고 새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당 수습에 나섰다. /남윤호 기자
민주당은 일주일간 '도종환 비대위 체제'를 가동하고 새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당 수습에 나섰다. /남윤호 기자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징검다리' 성격으로 임시 비상대책위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은 도종환 의원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친문'으로 분류된다. 도 의원은 현재 부엉이 모임의 확장판이라 불리는 '민주주의 4.0 연구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비록 임시 비대위 체제지만, 위기감이 고조된 '친문' 세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초 정치권에선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할 경우 친문 세력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확실한 민심 이반을 확인한 만큼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중도층과 손잡고 확장성이 있는 민주당을 꾸릴 수 있는 당 지도부 구성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선거에서 지면 '친문은 나서지 말라'는 분위기가 생기게 되고 권력도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자연스럽게 당내 권력 무게의 추가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이동하면서 '비주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반면 친문 결집 움직임이 오히려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종환 비대위 체제'도 그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 자체가 이미 문재인 대통령 대표 시절부터 친문화가 됐다. 친문은 이번 재보선으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위기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주류 세력의 당 주도권 장악 가능성에 대해선 "비문은 존재감이 별로 없다. 그건 당에 어느 정도 비문이 세력화돼 있을 때의 이야기"라며 "어차피 (지도부 재편은) 친문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친문의 집단성이 좀 더 강하게 발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친문계가 제3후보를 키우는 것도 앞으로 굉장히 속도감 있게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차기 당권, 원내대표 선거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친문 세력의 건재함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4.7재보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며 고개 숙이는 민주당 지도부. /국회사진취재단
차기 당권, 원내대표 선거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친문 세력의 건재함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4.7재보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며 고개 숙이는 민주당 지도부. /국회사진취재단

친문 세력이 내상을 버티고 건재할지는 차기 당권,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대표는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모두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된다. 차기 대권주자와 임기 말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권력 균형도 맞춰야 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일찌감치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 캠프를 꾸리고 전당대회를 준비해왔다. 이들은 당초 전당 대회를 준비하면서 '친문' 당원 표심에 집중해왔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셈법이 복잡해졌다. 각각 범친문계, 민평련계, 친문계로 뚜렷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내대표 선거에는 친문인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 정세균계인 안규백 의원 등이 출마할 것으로 거론된다. 이들의 역학 구도 역시 이번 선거 결과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 대창출을 위한 강한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해찬 등판론'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당내에서 전체 지역구 의원 161명 가운데 50%(81명)에 달하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차기 당권과 정계개편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지역 A 초선 의원은 "(당내 의원들은) 친문·비문·진문을 떠나 지금은 위기 상황 속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기대를 회복하면서 정권 재창출 동력을 얻는 역할 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중심으로 (당권주자를) 보지 않을까 싶다. 저도 그렇게 보려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9일 오전 7시 30분 모임을 갖고 재보궐 선거 패배 분석과 쇄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A 의원은 "각자 스스로의 성찰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한 두 시간 논의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앞으로 계속 논의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이날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논의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주로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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