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까지…박영선 "거짓말쟁이" vs 오세훈 "존재 자체가 거짓"
입력: 2021.04.05 17:20 / 수정: 2021.04.05 17:20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5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재차 거짓말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5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재차 거짓말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vs 오세훈 모두 "청년! 청년! 청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이명박과 한세트이지 않나."-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저는 거꾸로 박영선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틀 전 개최된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박 후보와 오 후보는 또 '거짓말'을 둘러싼 날선 공방을 벌였다. 계속되는 박 후보 공세에 오 후보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두 후보는 연신 동시에 거친 말을 주고받는 상황을 연출했다.

사회자의 중재에도 두 후보의 토론은 계속해서 과열됐다. '민생'을 주제로 토론 중 박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사건을 언급하며 "(오 후보도) 이명박과 한세트이지 않나"라고 하자 오 후보는 "이게 민생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라며 받아쳤다.

박 후보는 "관계 있다. 거짓말은 서울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다. 거짓말한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 후보 안내기로 하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했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것은 아주 몹쓸 이야기를 하신다"고 불쾌해했다. 오 후보는 "계속해서 오세훈을 거짓말쟁이로 한 것이 누구인가. 본인은 해도 되고 저는 거짓말쟁이라고 하면 안 되나"라고 맞섰다.

이날 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한 두 후보는 정책 발표 및 검증, 부동산·민생을 주제로 한 자유토론을 펼쳤다. 초반 정책토론은 이내 '거짓말'을 둘러싼 공세와 공방으로 이어졌다.

두 후보는 토론회 처음과 끝에 청년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두 후보는 토론회 처음과 끝에 청년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 vs 오 '최애' 장소는…? '청년 공략'에 초점

두 후보에게 주어진 첫 질문은 '가장 사랑하는 서울의 장소'였다. 광진구에 사는 오 후보는 거주지 주변 명물을 비롯해 청년들이 자주 찾는 장소를 언급했다. 그는 "뚝섬에서 시작해 반포 새빛섬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온다"며 "걸을 때는 주로 내사산 외사산의 둘레길을 걷는다. 멀리 갈 수 있으면 연트럴파크, 서쪽에 청년들이 많이 가는 경의선 숲길이다. 아주 걸어볼만 해서 가끔은 가서 걷는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지역구인 구로를 언급하며 청년들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그는 "구로 디지털 단지, 구로 국회의원 하면서 애정을 많이 쏟았던 곳인데 가면 심장 박동을 느낀다. 젊은이들이 뛰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의 젊음은 82년도 MBC 입사했을 때다. 당시 MBC는 정동에 있었다. 그래서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젊음의 고민을 함께 했던 그런 시간도 떠오른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다음으로 3분간 핵심 정책 발표시간을 가졌다. 박 후보는 △21분 생활권, △반값아파트, △무이자 화끈대출 △재난위로금 △유치원 무상급식 등을 제안하면서 말을 멈추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역주도권을 가진 오 후보는 박 후보의 공시지가 관련 공약을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로드맵을 보면 박 후보의 9억까지 10%만 올리겠다, 9억 이하의 경우에 10%까지만 올리겠다는 말씀이 굉장히 공허한 현실과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에 박 후보는 "국회에서 우리 당과 함께 논의해 이 부분에 대한 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서울시와 의논해 개선을 한다는 그런 의미"라며 "10%의 캡을 씌운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21개 다핵도시에 대해서도 "4개 자치구가 빠진다. 그 4개가 어디인가"라고 공세했다. 박 후보는 "25개 자치구는 행정 개념이고 21개 다핵도시는 시공간 개념이다. 직주근접을 중심으로 해서 만드는 것이고 그것(오 후보 지적)이 바로 10년 전 낡은 사고로 사고하시기 때문에 그렇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 정책 발표 이후 '정비지수제 폐지'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관련해 정비지수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정비지수제라고 하면 주민동의절차를 거치는 것"이라며 "주민동의절차를 거쳤을 때는 주민들이 그렇게 크게 불만을 내지 않는다. 그런데 주민동의절차를 생략했을 때 용산참사와 같은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시장 시절에 바로 서울시청 앞에서 주민들이 매일 데모를 했던 이유가 이거다. 주민동의 절차 생략하실 건가?"라고 따졌다.

오 후보는 "다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비율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절반으로 시작해 3분의 2까지 동의를 받도록 하면 된다"고 했고, 박 후보는 "용산참사의 본질이 무엇이냐"라며 "임차인의 권익이 보호되지 않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오 후보는 "용산참사는 임차인의 권익이 덜 보호된다고 생각한다"며 "(보호) 해야 한다. 보상해드리고, 이주보상비를 드려야 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에게 정확한 액수를 물은 뒤 "그것도 계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주민동의 절차를 생략하는 정비지수제를 폐지한다는 공약을 할 수 있느냐"며 "이것은 일부 기득권층을 위한 공약이다. 서민들은 이말에 분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시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결돼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시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결돼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또 '내곡동'…박영선 "이명박 시장과 내통"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내곡동 관련 도표를 꺼내들며 "측량을 모르고 한 일"이냐고 추궁했다.

그는 "2002년도에 이명박 서울시장 대변인 하셨죠? 그리고 2005년도 6월 10일날 처남께서 측량을 신청한다. 2005년도 6월 13일 3일 후에 측량이 진행된다. 그리고 2006년 3월 29일날, 2005년 6월 22일날 서울시가 내곡동 개발계획을 위한 설계용역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어느 날 와서 측량하고 나서 그로부터 9일 이후에 SH 공사가 내곡동 개발계획 용역을 실시한다. 이거 모르는 일이었나? 김효수 국장님 봤다. 이분이 2010년 8월달에 주택국장 2급으로 승진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에, 2011년 1월달에 바로 1급 본부장으로 승진한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 2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내곡동 땅의 개발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여기에 갔느냐 안갔느냐 이 문제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가 시장 취임 전이라고 반박하자 박 후보는 "그게 이명박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이명박 시장과 내통을 하셨던 것"이라며 "처남분은 왜 조용한가. 거기에 가셨으면 가셨다고 나와서 기자회견 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공세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박 후보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박 후보가 내놓은 주요 성과들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박 후보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박 후보가 내놓은 주요 성과들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부동산 토론서…"제가 했다"

두 후보는 '10분 총량제 자유토론에서' 공급대책을 설명하면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등을 놓고 서로 "제가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부동산 공급대책을 설명하면서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 된다. 제가 서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해봤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그게 5년 안에 될 것 같나"라며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제가 한 거다. 10년째 했는데 아직도 하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에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시작은 박원순 전 시장 때 했다. 예를 들면 경의선숲길 본인이 하셨나"라며 오 후보가 그렇다고 하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화를 내더라. 2004년도에 공약했고 국비와 시비가 들어갔다. 시비가 들어갔다고 해서 본인이 했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아까 모두발언에서 언급했던 자전거길도 맹형규 행안부 장관이 한 거다. 숟가락 얹는 것 옳지 않다. 다른 사람이 노력한 것을 자기가 했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오 후보는 청년층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한 날을 세웠다. 오 후보는 "저는 요즘 우리 청년들의 분노를 본다. 문 정권 초기에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드디어 분노로 바뀌면서 이제 젊은층, 2030대의 지지율이 문정권에 대해서 많이 떨어졌다"며 "저에 대해서 기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들의 외침을 두렵게 받아들인다. 이들의 진심 어린 절규, 뜨거운 눈물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서울에서 공정과 정의를 다시 세우겠다. 상생의 서울 반드시 만들겠다. 청년이 미래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 후보는 "서울시민 여러분 어제 유세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나? 그렇기 때문에 절대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씀이셨다"라며 "거짓말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의 BBK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아파하고 분노했나? 그러나 이분들은 한번도 반성하지 않았다. 거짓말에 분노한 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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