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극과극…與 "사퇴해라" vs 野 "실체 없어"
입력: 2021.04.04 00:00 / 수정: 2021.04.04 00:00
1일 양측 선거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상반된 네거티브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영선(위)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남윤호 기자
1일 양측 선거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상반된 '네거티브'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영선(위) 더불어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남윤호 기자

오세훈 '용산 참사' 발언 영향 있을까…"재개발과 연결"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유세전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가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다소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면서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다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용산 참사 발언'으로 중도층 민심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여권에 비해 '말실수'가 적었던 야권에서 나온 첫 구설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연일 '거짓말 프레임'으로 오 후보를 공세하고 있다. 또 추가 증언이 드러나면서 오 후보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2일 땅을 측량했던 2005년 당시 서울 내곡동에서 생태탕집 '안고을 식당'을 운영했던 주인 황모씨와 아들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측량 당일 오 후보와 일행이 식당에서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식당 주인과 측량팀장, 경작인 등 현장측량 현장에서 오 후보를 봤다는 일치된 증언이 나온다"며 "공직후보자의 거짓말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영선 캠프 선대위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들은 "후보직을 유지하는 자체가 서울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모독"이라며 "이제 약속을 지킬 때가 왔다. 그만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민주당 서울시장 야당후보 검증 태스크포스(TF)도 이날 2009년 '서울시 개발제한구역 내 보금자리주택 검토보고' 문건을 공개하며 오 후보가 전자결재했다고 주장한 상태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1일 오 후보를 향해 "오 후보가 처음부터 관계없는 거라고 이야기 하다가 보니 자꾸 거짓에 거짓을 낳고 수렁에 빠져들어가는데 안타깝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입회 사실에 대해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시민 앞에 겸손해야지 어떻게 기억 앞에 겸손하냐"며 "기억 앞에 겸손하다는 건 재판정에서 피고인한테 권고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오 후보의 '용산 발언'에 대해 "참으로 끔찍하다. 기억 앞에 겸손할 게 아니라 사람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용산참사는 한 겨울에 삶의 터전을 잃은 철거민들을 강제로 쫓아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비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 후보는 시장이 되면 임기 1년 안에 속도전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용산참사를 불러온 그 야만의 시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오 후보 발언에 대해 '욕도 아깝다'는 한줄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오 후보를 겨냥해 참으로 끔찍하다. 기억 앞에 겸손할 게 아니라 사람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지원유세에서 박영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오 후보를 겨냥해 "참으로 끔찍하다. 기억 앞에 겸손할 게 아니라 사람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지원유세에서 박영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논란을 의식한 오 후보는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정책 간담회에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책임을 느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는 종로노인복지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위를 막론하고 공권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좀 더 주의하고 신중했다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후보는 앞서 지난달 3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용산참사에 대한 질문에 입주민들의 폭력 행위를 묘사하고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사태의 원인을 임차인에게 돌렸다'는 비판에 그는 "전문을 다 인용하면 그런 식의 공격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과도하고 성급한 진압이 불러온 참사의 측면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여당 네거티브에 흔들리지 않는 국민의힘…"박영선 측은해"

국민의힘은 오 후보 관련 민주당 네거티브에 "통하지 않는다"며 정권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오 후보도 생태탕집 증언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에서 거리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공세에 대해선 "아주 본질적이지 않은 십몇년 전 일을 끄집어내고, 문제제기가 입증되지 않으니 또 엉뚱한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김예령 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오늘 민주당의 진성준 의원을 위시한 박영선 후보 선대위는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지금까지의 네거티브를 사골 우려먹듯 다시 되읊으며 후보자에게 사퇴를 강요하고 있다.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가 급해지다 보니 민주당은 '기억농단'을 통한 실체없는 억지 네거티브에 화력을 다하고 있다"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번 선거를 '막대기만 꽂아도 야당후보가 당선되는 선거'라고 규정하기까지 했다. 제발 민주당은 실체 없는 네거티브를 그만하고 진 전 교수의 말처럼 '원칙있는 패배'를 준비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오세훈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1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이런 저런 네거티브 하고 있다. 그 네거티브 아무리 해도 이번에는 먹히지 않는다"고 맞섰다.

오신환 전 의원도 "일방적으로 네거티브 하고 있는 박 후보가 오히려 측은하기까지 하다"고 평가했다. 정진석 의원은 미셸 오바마 여사의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간다)는 말을 인용해 "우리는 맞설 것 없다. 우리는 품위있게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 내곡동 땅이 무슨 문제가 있나. 투기를 한 것도 아니다"라며 "어떻게든 꼬리표를 달아 생채기 내려 한다. 이제 안넘어간다"며 엄호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박 후보 배우자가 소유한 도쿄 아파트 등에 대한 의혹은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선대위 대변인인 조수진 의원은 지난 1일 오전 논평을 통해 "'거짓 해명'둘러대려 하지 말고 제대로 답을 내놔야 하는 건 박 후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를 향해 △이명박 전 정부 박 후보자 배우자 탄압 증거 △도쿄 아파트 실거주용 여부 △2020년 전입신고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또 박 후보자가 오 후보자의 내곡동 땅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및 이상득 전 의원과 가까운 것을 언급하며 'MB 라인'라고 공세한 데 반박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박 후보자 서울 연희동 자택이 전두환 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과 가까운 것을 설명하면서 "'이웃사촌'인 박 후보는 '전두환 라인'이라는 건가"라고 받아쳤다.

이어 "박 후보 배우자가 12년 전 직접 매입한 도쿄 최고 부촌(富村)이라는 미나토구 아카사카의 고급 아파트는 일본 왕궁이 가깝다. 인터넷 지도에 나타난 거리는 약 2km, 승용차로는 7분 거리다. 박 후보 배우자는 '일왕(日王) 라인'이라는 건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먹히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8일 오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동문광장에서 집중유세를 열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먹히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28일 오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동문광장에서 집중유세를 열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전문가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굳이 후보자를 향한 네거티브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민주당의 주 선거전략인 네거티브가 효과를 내지 않자 '사과 모드'에 돌입 한 것으로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도부와 후보는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한 것 같다. 그래서 몸을 많이 낮추지 않나"라면서도 "그럼에도 개별 관계자나 지지자들은 네거티브하게 공격하거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네거티브는) 민주당 정치문화 내지 특유의 선거 전략"이라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 선거전략은 프레임 씌워 네거티브로 몰아붙이는 것"이라며 "지금은 전략에 대해 '자세를 낮춰야 한다'는 걸 지도부 차원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앞선 자의 여유"라며 "후보자에게 직접적으로 하기보다 큰 틀의 정권심판론으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의 '용산 참사' 발언 논란에 대해 홍 소장은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다"라며 "큰 범주로 봐서 재개발·재건축 논쟁과 관련한 사안 아닌가. 현정부가 주택 공급을 헤매게 된 게 재개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유권자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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