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미흡 지적을 방어하기 위해 1년 전 기사를 들고 나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박 후보(오른쪽)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캠프 "오세훈, 불신 조장 가짜뉴스 유포 멈춰라" 역공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수급 미흡 지적을 방어하기 위해 근거로 내세웠던 기사가 1년 전 보도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느라 후보의 정책 파악과 검증 노력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후보는 전날(30일) KBS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오늘 일본 언론이 이스라엘 총리에게 집단면역 어떻게 하게 됐는지 비결을 질문했더니, '대한민국에 배웠다'고 답했다"며 "오 후보가 제게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라고 했다.
이는 오 후보가 "백신 확보가 늦어졌다. 한국은 명백하게 꼴찌다. 우리나라가 백신 경쟁에서 뒤질 게 분명해 보인다. 정부는 분명하게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백신 수급 상황을 지적하자 반박하며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1년 전인 지난해 3월 25일 일본 공영방송 NHK가 보도한 내용이다. 당시 NHK는 "이스라엘이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는데 본보기로 삼은 것이 한국"이라면서 "검사 태세는 한국 등 대책이 앞선 나라로부터 배웠다"는 네타냐후 총리 발언을 인용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 상황이다. 네타냐후 발언 역시 한국 등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검사 방식과 시스템을 배웠다는 취지로, 박 후보가 주장한 대로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 비결에 대한 답변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대위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박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마치 집단면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이스라엘이 한국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웠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모든 팩트가 잘못되었다. 명백한 여론 호도"라고 했다. 이어 "얼마나 급했으면 일 년 전 기사를 오늘 일로 착각했을까?"라며 "공식적인 토론회에서 명백히 틀린 사실과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분명히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 정부 홍보는 청와대와 부처에 맡기시고 피해호소인 삼인방과 유세 다닐 시간에 차분히 정책 공부 좀 하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일자 박 후보 캠프는 "착각한 것이다. 혼선을 빚게 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오 후보가 방역 가짜뉴스를 조장한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박성준 박 후보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 후보는 '선진국 중에는 상반기에 백신 집단 면역이 가능한 백신 접종률에 도달해서 백신 여권 이야기가 나오는 정도'라고 했지만 허위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접종 물량을 유럽의 주요 선진국 인구에 대입하면 10~15%를 상회하는 인구대비 접종률이 나온다"며 "오 후보는 방역 정책에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 유포를 당장 멈추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국내 위탁 생산하고 있다. 다섯 명 분 백신을 여섯 명에게 접종시킬 수 있는 특수주사기, 이른바 쥐어짜기 주사기도 양산 체제를 갖췄다. 게다가 극저온의 모더나, 화이자 백신을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창고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