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내곡동 땅" vs 오세훈 "도쿄 아파트"…부동산 공방 격화
입력: 2021.03.24 00:00 / 수정: 2021.03.24 00:00
23일 야권 단일화 결과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양자 대결이 확정됐다. /이새롬 기자
23일 야권 단일화 결과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양자 대결이 확정됐다. /이새롬 기자

'정권심판론' 힘 실릴까…샤이 진보 등 변수 관건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진표가 완성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빅매치다.

야권 단일화 결과에 이번 4·7 보궐선거의 '정권심판론' 성격이 짙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중도·진보 표심의 향배, 투표율 등 변수가 있어 예측이 불가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가 상대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파고들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부동산 논란'도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야권 단일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아닌 오 후보가 확정되자 민주당은 '미래' 대 '과거' 구도를 띄우며 그의 단일화 승리를 희석하는 데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대 과거 프레임으로 오세훈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2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2030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대 '과거' 프레임으로 오세훈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2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열린 '2030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 /이새롬 기자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오 후보 확정에 "이제 구도는 확실해졌다"며 "서울의 미래 박영선 시장이냐, 낡고 실패한 시장이냐의 구도"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도 "서울에 열일(열심히 일)할 후보인가, 아니면 딴 일을 할 후보인가 (판단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오 후보에 대해 "그동안 (마음이) 콩밭에 가서 다른 일을 하려다가 그 일이 잘 안되니까 서울로 다시 돌아온 재탕 삼탕 후보"라고 저격했다.

신영대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오 후보에 대해 "용산참사, 우면산 산사태, 세빛둥둥섬 등 서울시의 끔찍했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의 시정 실패와 최근 의혹 공방을 벌이면 실제 민주당 후보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향후 전략으로 오 후보의 '시정 실패' 공략을 예고했다. 재선 서울시장 출신인 오 후보는 지난 2011년 서울시교육청의 무상급식에 반대해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무산되자 중도 사퇴한 바 있다.

반면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강하게 내세웠다. 오 후보는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 어제까지 어디 있었는가는 깨끗이 잊기로 하자"며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4·7 재보궐 선거 구도가 '정권심판론'으로 기운 것인지, 야권 단일화 결과에 대한 분석은 분분하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정권심판론이 힘을 얻었고, 제1야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반영됐으며, 향후 본선에서도 이 구도가 유지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야권 단일화 후보로 국민의힘 오 후보가 된 것은 중도확장성보다는 정권심판론이 많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며 "(여야가) 정권심판론 대 미래 서울로 경쟁하겠지만, 정권심판론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선거가 2주 정도 남았는데 집값이 안정화하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반감이 좀 줄어들 수 있고, 보궐선거 투표율이 높지 않아서 어떤 정당이 동원력을 가지고 있느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지율이 바닥권을 헤매면 정권심판론이 반영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LH 문제는 정부나 청와대, 당에서 단호한 조치를 해나갈 기회가 많다. 그러면 최하였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반등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또 숨어있는 중도, 진보 표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정권심판론은 강하지 않으리라 예측했다.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 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기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 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기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이새롬 기자

이번 선거는 후보들의 부동산 의혹 향배에 따른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벌써 고소, 고발로 상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배우자의 도쿄 아파트에 대해 '야스쿠니 뷰', '토착 왜구' 등 발언한 국민의힘 성일종, 김도읍, 김은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허위사실유포 및 후보자 비방,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박 후보 측은 "피고소인들은 (도쿄 아파트와 관련해) '초호화 아파트' '야스쿠니 뷰' '진정한 토착왜구' 등의 표현으로 박 후보의 일본 아파트 구입과 관련한 경위, 목적, 규모, 위치 등을 의도적으로 왜곡 및 과장하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언론매체, SNS 등에 퍼뜨렸다"고 했다.

또 김회재 민주당 법률위원장, 신영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오 후보를 내곡동 땅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야권 단일화를 마친 국민의힘은 일단 방어에 주력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여당의 내곡동 공세에 대해 "지금 저들은 조직선거, 흑색선전 선거, 인기영합주의 선거의 삼각파도를 세차게 몰아오고 있다. 저는 그 역사를 거스르는 파도를 반드시 넘어서서 물거품으로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며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걱정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뭘 고소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북쪽으로는 신사가, 서쪽으로는 메이지신궁이 있다는 사실관계를 부정하시는 것인지"라고 반박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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