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9일 LH사태 부동산 투기 근절대책과 관련해 농지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
정세균 "부동산 신규 취득 시 사전신고 의무화"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계기 부동산 투기 근절대책과 관련해 "농지 취득심사를 강화하고 농지 취득 이후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즉각 처분 명령을 내리는 등 처벌도 강화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LH직원들이 매입한 3기 신도시 토지에 상당 부분이 농지로 드러난 만큼 농지 투기 방지를 위한 농지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LH직원 투기 사건으로 국민 분노와 상실감이 아주 크다. 좁은 국토를 가진 우리나라 여건에서 부동산 투기는 국가경제를 왜곡하고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망국적 적폐"라며 "우리사회에 오래토록 뿌리 깊게 잡아온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당과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 제도개선 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며 "부동산투기 근절 5법을 국가의 명운을 걸고 강력히 추진한다"고 했다.
재산등록 의무화 공직자 대상 확대, 부동산 거래 사전 신고제 도입 등도 예고했다. 김 직무대행은 "LH 등 부동산 관련 업무하는 공직자는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고 향후 공무원, 공공기관, 지자체와 지방 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로 부동산 재산 등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또한 부동산 거래시 사전 신고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겠다. 부당 이익이 있다면 취득 이익의 3배에서 5배를 환수조치하겠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또 "부동산거래분석원과 같은 강력한 부동산 감독기구를 설치해서 시장 모니터링과 불법단속을 상시화하겠다"며 정부에 "기획부동산, 떴다방 등의 지분쪼개기, 아파트 가격 담합, 시세 조작 등 부동산 질서를 무너트리는 모든 시장교란행위도 엄중히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국민에 피해가지 않도록 2·4공급대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특별수사본부는 특검이 구성되기까지 수사에 온 힘을 다해주길 바란다. 검찰도 협력체계가 구축된 만큼 특수본 수사에 적극 협력하리라 기대한다"며 "송치사건 수사 중 검사 수사개시 대상 범죄가 발견될 경우 직접수사도 전개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부동산 관련 업무 공직자에 대해선 투기의혹 근절을 위해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직급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재산을 등록하도록 재산 등록제 확대를 검토하고 부동산 신규 취득 시 사전신고를 의무화해서 공직에서의 투기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했다.
이어 "또한 앞으로 신규택지 발표 시에는 토지소유 관계나 거래현황의 사전 조사 등을 통해 더이상 투기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부동산 거래분석 전담 조직 조기 출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제도 조속한 입법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LH 개혁 방안과 관련해선 "LH는 과도한 권한 집중을 막고 투명한 조직,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조직 분리에 대해서도 모든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장단점을 세심하게 따져보겠다"고 했다.
정 총리 역시 2·4대책 등 문재인 정부 공급대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책발표 후 주택시장은 공급확대 기대감 확산과 내수심리 안정으로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은 물론이고 내 집 마련을 위해 기다려온 서민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에는 "입법적 뒷받침이 필요한 2·4대책 추진을 위한 법률 개정과 LH 관련 5법의 조속한 처리, 정부의 제도 개선안에 대해 당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에선 김 직무대행과 박광온 사무총장, 홍익표 정책위의장과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 정부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박범계 법무부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김상조 정책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