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중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전 포즈를 취하는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 /외교부 제공

정의용 "한미동맹, 우리 외교의 근간·동북아 핵심축"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 첫날인 17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 면전에서 북한과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한미 동맹 중요성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 주민과 함께 서서 이들을 억압하는 자들을 상대로 기본권과 자유를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또,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등에 대해 "지역과 세계의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도전 과제"라면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다른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계속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는다"며 "민주주의 국가가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개방적이고 인권에 전념한다는 점을 보았다. 이 모든 것은 미국과 한국민 이익에 도움이 된다. 우리가 이런 가치를 지키는 것은 지금 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도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강압과 호전적 행동으로 홍콩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시켰으며, 신장 지역과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일본과 함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첫 내각 차원의 순방을 위해 한국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동맹은 두 나라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연결고리"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동맹은 변함없고, 철통같으며 우정과 상호 신뢰에 공유된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정 장관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회담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더욱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회담 결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확고히 정착해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은 우리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해리스 정부 출범 이후의 한미 관계 발전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5년 만에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며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에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돼 한미 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 장관은 굳건한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의 평화·안정·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하고, 한미관계를 호혜적으로 계속 발전 시켜 나가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가능한 이른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북한·북핵 문제가 시급히 다루어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장관은 대북정책 관련 양국 간 완전히 조율된 전략 마련과 시행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해 미국 대북정책 검토 과정을 포함하여 앞으로도 각 급에서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