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여당 원내지도부가 LH사태와 관련해 "불공정의 문제"라며 제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 /뉴시스 |
김태년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3대 정책 방향을 설정해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과의 소통을 더 해달라는 요청도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단 오찬 간담회에서는 LH 임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의견이 주로 오갔다.
김용민 의원은 비공개 발언에서 "LH 문제는 공정의 문제다. 우리 사회가 불공정한 부분에 대한 분노가 있는데 LH를 공정의 문제로 접근해서 공정성 회복이라는 정책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원내지도부는 LH 투기 사태에 대해 3대 정책 방향을 설정해 제도를 손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전달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공직자, 공공기관 직원들이 그들의 투기에 대해서 원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부패에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 한국사회가 발전할 기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원내 수석부대표는 LH투기 관련해 3대 방향(발본색원·투기자 처벌·투기이익 환수)을 설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이해충돌방지법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 그래서 공직자 일탈을 막는 제도를 뒷받침해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문진석 의원도 LH투기에 대해 "병이 생겼을 때 확실히 치료해야 한다. LH투기 방지법을 발의해 제도개선에 힘쓰겠다"고 했고, 박상혁 의원도 "공공주택특벌법 통해 투기를 근절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에게 소통을 활발히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성만 의원은 "지난번 '국민과의 대화'를 봤을 때 가슴 따듯하고 좋았다"며 "남은 임기에 있어서 국민과의 소통을 더 늘려주길 바란다"고 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김 수석부대표도 대통령에게 18개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들과의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외에도 주요 입법 과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조승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큰 성과 중 하나는 규제 개혁에 있다"며 "앞으로 혁신지원 시스템을 더 강화할 필요 있다"고 했다. 홍성국 의원은 "뉴딜펀드 활성화에 힘 쏟겠다"며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원이 의원은 해상풍력사업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고, 이용빈 의원은 공공의료 관련 예타면제를 건의했다.
다만 이날 최대 관심사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거취 문제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도 원내지도부를 만나 "공직자의 부정한 투기행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투기 이익을 철저히 막는 등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에 국회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지만 변 장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민주당 일각에선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LH 관련 전수조사 결과 이후 변 장관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자리에서는 LH 투기자 처벌 소급 적용 검토,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신설 관련 법안과 수사-기소권 분리 관련 입법 추진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박 원내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