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지지율 수직상승'에 이낙연 울고 이재명 웃는다?
입력: 2021.03.09 05:01 / 수정: 2021.03.09 05:01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사퇴 후 복수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우뚝 서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왼쪽은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남윤호·남용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사퇴 후 복수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우뚝 서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왼쪽은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남윤호·남용희 기자

"부동층 尹으로 이동, 반문 정서 편승 효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직 사퇴 후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서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오를수록 여당 내 강한 후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 지사에게도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정치인 윤석열'으로서의 과제가, 이 지사는 당내 경쟁이 남아 있어 동반 상승 구도는 일시적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8일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문화일보 의뢰, 지난 6~7일 전국 유권자 1000명 조사 ,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누리집 참조)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8.3%로, 22.4%인 이 지사를 5.9%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3위는 13.8%를 얻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TBS 의뢰, 지난 5일 전국 유권자 1023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누리집 참조)에서도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2.4%로, 이 지사(24.1%)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지지율의 동반 상승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9월 정례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25.5%, 이 지사는 20.6%였다. 이후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로 새롭게 포함된 11월에는 이 대표가 21.1%로 하락했고, 이 지사는 20.9%로 소폭 상승, 윤 전 총장은 11.1%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조사에서도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각각 23.4%와 15.0%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 대표는 16.8%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적합도는 각각 2.5%포인트, 3.9%포인트 올랐고 이 대표는 4.3%포인트 내려갔다. 1월 조사에선 새해 '전직 대통령 사면론' 파장이 있기는 했지만, 이 대표가 사면론에서 한발 물러선 이후인 3월에도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동반 상승 추이는 이어진 것이다. 지난 1월과 대비해 이번 3월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17.8%포인트 급등했고, 이 지사도 0.7%포인트 올랐지만, 이 대표는 1.9%포인트 하락했다.

여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야권의 강력한 대권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낼수록 현재 여권 내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 지사에 대한 구심력이 작용해 이 대표나 제3후보론은 더 주춤하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오르면 반문 지지층이 이 지사 측에서 빠질 줄 알았는데, 이 지사도 같이 오르고 있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해 밴드왜건(편승)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지금 반문 정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 측과 가까운 민주당 한 의원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당내 경쟁과 당밖 경쟁은 상호작용한다. 만약 장시간 그런(윤 전 총장 지지율 선두) 현상이 지속한다면 당내 분화돼 있던 지지 구도가 하나로 통합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제3후보론에 대해선 "실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등 속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노총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고위급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등 속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노총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고위급 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최근의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상위권 지지율이나 동반 상승 현상이 일시적이란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낙연계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투기 사태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 대표 지지율이 다 같이 떨어진 것이다. 이 대표가 위기를 극복하는 카드가 돼야 하는데 현재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고, 부동층이 많아지면서 이 지사에 일시 의탁하고 있는 것"이라며 "뚜렷한 주자가 나타나거나 이 대표가 선전한다면 다시 복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세균계 한 의원도 "(이 지사가)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확실하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오를수록) 중도층을 확장할 수 있는 사람에 오히려 더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에 대해 "한때 반짝 지지율 1위였던 고건도 갔고, 김무성도 갔고, 반기문도 훅 갔다"라며 "조만간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대선 적합도 지지율 1위 의미를 축소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동반 상승은)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계속 1등으로 가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하지만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이 대표가 치고 나올 수 있다"며 "이 대표가 정 총리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는 등 (여권 대선판) 자체가 변할 가능성이 많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지금은 인기가 좋지만 검증과 정책이 나오면 지지율이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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