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오세훈 "2조 못해" vs 나경원 "예산 다이어트"
입력: 2021.02.24 00:00 / 수정: 2021.02.24 00:00
23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위한 3차 맞수토론에서 후보들은 치열한 부동산·복지 공약 경쟁을 벌였다. 왼쪽부터 오신환,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23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위한 3차 맞수토론에서 후보들은 치열한 부동산·복지 공약 경쟁을 벌였다. 왼쪽부터 오신환,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중진·새인물 나뉘어 공방…'부동산·복지 공약 경쟁' 정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말이 좋아 예산 다이어트지, 쓸 수 있는 돈이 수천억이 안 된다. 추가경정예산은 다 꼬리표 달려 내려온다. 1년 동안 할수 있는 게 없다."-오세훈 예비후보

"(오세훈 예비후보가 활용하겠다는) 민간 토지는 외진 곳이다. 집을 지어도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불편한 곳이다. 어떤 민간인이 사유재산권 제한을 수용하겠나. "-나경원 예비후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막판 경선 레이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23일 진행된 4차 맞수토론에선 철저한 부동산·복지 공약 검증이 펼쳐졌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나경원 예비후보의 '숨통트임론' 등 현금성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나 예비후보는 오 예비후보의 안심소득과 상생주택 공약을 파고들었다. 오신환 예비후보와 조은희 예비후보는 대부분 토론 시간을 부동산·개발 공약 검증에 할애했다. 오 예비후보는 특히 경부선 지하화 공약에 대해 "조 예비후보가 내건 다핵도시와 충돌한다"고 문제 삼았다. 조 예비후보는 이에 "오 예비후보가 이해가 부족하다. 입체도시화"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오신환 예비후보와 조은희 예비후보는 주택 공급 공약 실효성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신환 예비후보와 조은희 예비후보는 주택 공급 공약 실효성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 오신환 vs 조은희, 마지막 '부동산 경쟁'…"누가누가 잘하나"

오신환 예비후보는 조은희 예비후보가 공약했던 25개 다핵도시와 경부선 지하화, 65만호 주택 공급 공약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조 후보 공약에는 경부고속도로, 지하철2호선, 남부권 지하도로, 서울~대전 순환형 도로 등 지하화 계획이 많다"면서 "다핵도시와 상호 충돌한다. 대중교통 중심, 보행자 중심 일체형 TOD 개발을 기본 콘셉으로 해서 다핵도시가 나온 거다. 그런데 지금은 자동차 운송 중심의 지하화를 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연결 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20년 정도 해도 될까 말까인데, 서울시 전체를 지하화해서 서울시를 공사판으로 만들려는 건다. 다핵도시와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에 무려 13만호를 어디다 짓나. 지하화한 곳에 짓겠다는 건가. 박원순 시장 때 1년에 평균 7만8000호 공급했다. 그런데 13만이라니 두 배 가까이 되는 이 물량을 대체 어디다 짓나"라고 지적했다. 또 "7년간 구청장 하면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못했지 않느냐, 시장 되면 9개 고속도로 덮을 거냐. 비현실적"이라고 공세했다.

그러자 조 예비후보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구시대적 사고다. 차고지, 공영 주차장 등을 활용해서 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하겠다는 것"이라며 "저는 10차선 위에 공원을 만들고 그 인근 미이용 부지 등 7만평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덮는 게 아니라 지하화 하는 거다. 굉장히 다르다고 말씀드린다. 오히려 오 후보가 3만호를 한다는 게 언발에 오줌누기란 생각"이라며 '상생 아파트' 공약을 지적했다.

조 예비후보는 "아무리 선거 때문에 다급하다해도 그린벨트는 보호해야 하는데 오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태릉 골프장, 용산 캠프 킴 부지에 주택을 짓겠다 한다. 이는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는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질타했다.

오 예비후보는 이에 "후보들마다 (주택 공급 공약을) 천차만별로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시민들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경부고속도로를 7년 동안 구청장하면서 못하지 않았나. 앞으로 1년 2개월 동안 다 덮을건가. 5년 재선한다고 해서 그걸 덮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주택은 상상으로, 입으로 짓는 게 아니"라며 "서울이 어떻게 경제 비전을 가지고 먹거리를 만들지, 청년 일자리를 만들지 그런 부분에 관심을 둬야지 부동산 계획만으론 경제 비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두 예비후보는 '정치·행정 경험'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 예비후보의 지적에 조 예비후보는 "오 후보님이 시의원을 하셔서 행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하자 오 예비후보는 "저는 국회의원도 2번을 했다. 청장님이야 말로 구청장만 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서울 시장은 행정가 역할만 있는 게 아니라 야권 통합이라는 정치력도 가져가야 한다"고 맞섰다.

조 예비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4도심을 어느 천년에 다 하냐고 해서 정말 행정을 모르신단 말씀을 드린다"며 "왜 동북권 주민들은 먹거리 없이 강남처럼 도심이 안 되어야 하나. 지금 듣는 동북권 주민들이 정말 서운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이날 나경원 예비후보가 공약한 숨통트임론 등 지원책 재원 문제를 지적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에 맞서 오 예비후보의 지난 발언 등을 공세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예비후보는 이날 나경원 예비후보가 공약한 '숨통트임론' 등 지원책 재원 문제를 지적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에 맞서 오 예비후보의 지난 발언 등을 공세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오세훈 "재정 부담 감당 못해" vs 나경원 "국회 가서 설득하자"

이날 중진 정치인인 나경원 예비후보와 오세훈 예비후보는 부동산·복지 공약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지난 22일 100분 토론에서 과거 책임론을 놓고 경쟁했던 두 후보는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미래 지향 토론에 집중했다.

나 예비후보의 경우 재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오 예비후보는 "(나 예비후보는 그동안 돈 많이 들어가는 공약을 많이 했다. 어제 4조 5000억 든다고 했는데, 우리는 1년 짜리 보궐선거 시장에 취임하게 된다"며 "1년 내에 현금을 나눠주는 형태의 복지정책을 냈는데, 그중 1년 내 실현 가능한 공약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나 예비후보는 "제가 하고자 하는 공약들을 하려면 아무래도 새롭게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이라며 "시의회를 잘 설득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오 예비후보는 "예산은 이미 짜여 있다. 작년 편성된 추경은 꼬리표 붙어 내려왔다. 서울시 추경은 5조 정도 된다. 지금 (나 예비후보가) 말한 숨통트임론 공약은 6조 기금 만들어 90조 대출 보증 아닌가. 올해 2조 마련이 가능한가"라고 따졌다.

그는 "추경 편성할 땐 다 꼬리표가 붙어 내려온다. 이걸 어떻게 피해업종에 나눠주는 건데 그걸 숨통트임론에 쓰면 아랫돌 빼 윗돌 괴는 것"이라며 "취지에 어긋난다. 계속 예산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시는데 말이 좋아 예산 다이어트지 쓸 수 있는 돈이 수천 억이 안 된다. 1년 동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나 예비후보는 "숨통트임론은 반드시 할 수 있단 약속을 드린다. (6조 기금을) 한번에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나. 2조만 집어넣어도 30조를 만들 수 있다"며 "1년 남은 시장이 손을 놓고 있겠다? 그런 자세론 이번 전시상황인 서울 극복 불가다. 필요하면 추경에 꼬리표 달려 내려오는 예산을 국회 가서 설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번엔 나 예비후보가 오 예비후보 복지·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안심소득을 공약으로 발표한 걸 보고 의아했다. 공약이 아니고 계획이다. 서울 중위소득 50%에 주는 건데 얼마 드는지 계산해봤나"라며 "복지예산이 엄청 늘지 않고는 안심소득을 당장 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안심소득이 가능할지 재고해보시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예비후보는 "기본소득보다 안심소득이 훨씬 더 우리 우파의 가치에 맞다. 왜냐하면 중위소득 이하에 하후상박으로 많이 드리기 때문"이라며 "안심소득 실험을 지금부터 시작해 3년 정도 관찰하고 국가 견지에서 실시해야 된다. 그래서 독일도 베를린에서 하는 거다. 서울시가 그런 실험을 안 하면 만약에 민주당 같은 당에서 집권해 기본소득을 실시하면 나라가 절단난다. 그래서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오 예비후보가 내놓은 '상생주택'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벌였다. 나 예비후보는 "상생주택공약을 재밌게 봤다. 민간토지임차형 공공주택이 맞나"라며 "제가 보기에 민간토지는 안 쓰이는 토지다. 외진 곳이다. 거기에 집을 지어도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불편한 곳이다. 그리고 어떤 민간이 자기 토지에 50년 가는 아파트 들어오는걸 수용할까. 사유재산권 제한"이라고 따졌다.

오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 잘못알고 있다. 모아·상생주택은 소규모다. 집이 10가구, 5가구 정도 모아 이뤄지는 것"이라며 "제 공약을 자세히 보면 땅 내놓는 분들에게 상속세, 증여세 등 각종 세제해택을 줘 토지이용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나 예비후보는 "2·4부동산 대책 핵심 문제가 뭔가? 사유재산권 제한이잖나. 민간이 협조해야지 제대로 되는 건데,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퀴어축제 개최와 관련한 오 예비후보 입장을 묻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퀴어축제도 광화문 위원회가 결정한다고 하셨다. 절차는 맞다. 오 후보 생각이 무엇인지 말씀하지 않았다"며 "이번 출마 때도 조건부 출마를 거셨다. 저는 늘 오 후보를 보면서 과연 소신이 뭔지, 철학이 뭔지, 왜 중요한 부분을 미루는지 듣고 싶다"고 물었다.

오 예비후보는 "조건부 출마가 아니었고, 열흘 기다리면서 '들어오라'고 하면 야권이 분열하고 패배할 일은 없다"며 "퀴어축제에 대해서도 대원칙엔 동의한다. 성소수자 인권을 배려하고 보호해야 한다. 둘째, 서울광장이나 광화문 광장 이용문제에 대해선 규정이 있다. 셋째, 제 개인의 소신을 물었다. 저와 그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이 세가지면 충분히 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예비후보는 끝으로 오 예비후보가 '원내대표 때 뭐했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 "야속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나 예비후보는 "원내대표로서 저는 그 자리에서 책임을 다했다. 광화문에 함께 나가서 싸웠다"며 "아픈 총선 패배를 가져왔다. 저도 반성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 후보께선 그걸 누구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있다. 오 후보가 본인 총선 패배도 중국 동포 탓을 하는 것을 보고 제 귀를 의심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국민의힘 '토론평가단'은 조은희·나경원 예비후보를 우승자로 꼽았다. 조 예비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일대일로 토론하는 좋은 자리였다"면서도 "다만 시민 평가단의 결과가 토론 성적과 상관없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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