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봄 같은 시장 되겠다" vs 우상호 "오케스트라 지휘자 리더십"
입력: 2021.02.22 11:53 / 수정: 2021.02.22 11:53
4월 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최종후보 확정을 앞두고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TV토론을 하기 전 대화하고 있는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4월 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최종후보 확정을 앞두고 경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TV토론을 하기 전 대화하고 있는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다음 달 1일 경선 후보 최종 확정 앞두고 분위기 가열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 시작을 나흘 앞둔 22일,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가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두 후보는 각각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강변도로 임대아파트' 등 상대방 부동산 공약의 맹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 위기극복과 문화 부문에선 자신의 공약 홍보에 주력했다.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서 박 후보는 '푸근함'을, 우 후보는 '오케스트라 리더십'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부동산 공약 부문 공방을 이어갔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강남 재개발·재건축 공약이 문재인 정부 정책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 대규모 개발 계획이 주변 집값을 상승 시켜 전국적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던 선례에 비춘다면 결국 부동산 가격 안정을 시키겠다는 취지에 걸맞지 않는 정책이 아니냐, 또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도 충돌하는 정책 아니냐고 분석하는 전문가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강북에 먼저 30년 넘은 공공임대주택 모델부터 보여드릴 계획을 갖고 있기에 우려하는 것처럼 강남 집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 후보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틀림없이 문 정부 부동산 정책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고 거듭 지적하자 박 후보는 "(우 후보의) 지하철 1호선 공약 역시 지하화하는 데는 장기화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나 지하철 1호선 지하화하는 것이나 논리적으로는 상당히 비슷하다"고 반격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의 '강변북로 공공임대아파트' 공약에 대해 조망권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다. 그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아파트를 짓는 문제는 첫째 한강 조망권은 서울시민 모두의 것인데 강변 (아파트) 고층으로 하게 되면, 도시 건축학상 미관상으로도 그렇고 조망권 공공화 의미도 그렇고 조망권 훼손된다. 두 번째로 (공사)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 후보는 "공사기간에 많은 혼잡이 생기지 않겠냐고하는데 현대 건설기법은 옛날처럼 도로 막아놓고 시멘트 쌓아놓고 하는 게 아니라 첨단 기법으로 착착착 올라간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위기극복과 관련해선 두 후보가 '속도'를 강조하며 뜻을 모았다. 우 후보는 서울시 전체를 비상체제로 전환해 확진자 수를 2~3개월 안에 한자릿수로 줄이고, 피해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대책, 공공의료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임 시절 스마트공장 지원으로 백신 특수 주사기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성과를 강조하며 드라이브 스루 등을 통해 백신접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지원 부문에선 지원 대상과 규모 등을 두고 두 후보가 충돌했다. 우 후보는 "이미 서울시에서 1월에 8000억 원, 2월에 1조 원 긴급대출지원을 지원했는데 이자율이 1.45%다. (박 후보가) 추가로 하려는 대출은 5000만 원 무이자로 한다고 하니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2월 25일이 되면 소상공인 부가가치세 신고가 마감돼 지난 1년간 매출의 진폭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정말 매출세가 감소해 더 버티기 힘든 소상공인을 뽑아낼 수 있다. 거기에 해당하는 분에게 무이자 대출을 해주면 된다. 예를 들어 매출이 50% 이상 감소 등 기준을 마련해 추가로 지원하게 되면 핀셋 지원이 가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화 정책 부문에서도 우 후보가 공격하고 박 후보가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 후보가 "2018년 (박 후보) 발언 내용을 보면 (덕수궁) 담장을 허물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지금도 담장을 허물어 궁궐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나"라고 묻자 박 후보는 "지금 덕수궁 담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래 덕수궁 제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그 담장을 허물고 원래 자리로 새로 복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한양도성 유네스코 해외문화유산 등재 재추진 공약에 대해서도 "유네스코에 등록하면 성곽 주변 시민들의 삶이 제약된다"며 "굉장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자 질문에 박 후보는 추진력과 단호함, 공감능력 등을 꼽았다. 그는 "지금 당장 서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굉장히 많아서 추진력이 첫 번째,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삶에 고단을 느끼는 서울 시민이 많기 때문에 푸근함을 가진 서울시장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방역 문제나 경제 활성화 문제 두 가지 축을 한꺼번에 지휘하기 위해선 단호함도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이혜인 시인의 '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민과 공감능력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서울시장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요코하마가 1960년에 지금의 요코하마 플랜을 시민과 만든 것처럼 서울시민과 소통을 통해 모든 것을 의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서울시장은 일을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리더십이 뛰어나야 한다. 서울시는 수만 명 공무원을 지휘하는 직책이다. 공무원들이 일을 잘하게 지휘해야 한다"며 "뛰어난 개인의 특징보다 전체를 조화시켜 일 잘하게 만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지휘능력이 서울시장에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국회의원, 구청장, 구의원과 어느 정도 협치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행정 효율이 확 달라진다"며 협치 능력을 두 번째 덕목으로 꼽았다.

서울시장 경선 투표는 26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1일까지 나흘 동안 진행되고 1일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투표를 앞두고 이번주에는 두 후보가 이날 라디오 토론회를 시작으로 24일 CBS 라디오에서 맞붙는다. 경선을 하루 앞둔 오는 25일에는 KBS 양자토론으로 표심 공략에 나선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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