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김태년, MB정부 국정원 불법사찰 맹공 "선거용? 허무맹랑한 얘기"
입력: 2021.02.19 11:01 / 수정: 2021.02.19 11:0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MB국정원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상규명 하겠다며 야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실에 들어오는 이낙연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MB국정원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상규명 하겠다며 야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실에 들어오는 이낙연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 /국회=남윤호 기자

"DJ·노무현 때도 사찰" 맞불 전략에 "근거 있다면 공개하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9일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의 전방위적인 불법사찰 의혹 진상규명 시도를 야당이 '선거용'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참으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진상규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른바 'MB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사실 밝혀진다"며 "당시 야당 소속 지자체장들에 대해 사찰을 벌이고 종북, 이념 오염 등의 색깔론 딱지를 붙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야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약점이 될 만한 부분을 세세하게 파악해 표를 만들고 일일이 기록한 것은 물론 그들을 압박하기 위한 정부 부처별 액션플랜까지 짜서 내려보냈다고 한다. 불법사찰에 미행, 도청, 해킹이 동원됐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갑작스러운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제기가 4·7 재보궐 선거를 겨냥한 것이란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정치공세"라며 반박했다. 이 대표는 "MB시대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은 2017년 11월 시민단체가 사찰성 정보파일 공개를 요구하며 시작됐다. 국정원이 그에 대해 비공개 처분을 하자 사찰 피해자들이 2018년 4월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냈고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국정원에 정보를 공개하도록 확정 판결했다"며 "지금 나온 사찰 정보들은 모두 법원의 판결 따라 공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 비판에 대해선 "지난 3년에 걸친 법원의 1심, 2심, 3심 과정이 모두 이번 4·7재보궐 선거에 맞춰서 진행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그것은 마치 달도 해도 선거에 맞춰서 뜨고 진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찰은 기본권을 짓밟는 반헌법적 악습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가폭력"이라며 "민주당은 실체가 드러난 이명박 정부 불법사찰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다. 정보위 의결을 통한 불법사찰 문건 열람 등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상을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은 진실한 고백과 사과, 반성 없이 이번 사안을 정쟁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국가정보기관에 조직적 불법사찰 행위가 드러났는데도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것이라며 정략적 주장을 펼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야당은 민주당의 MB국정원 불법사찰 공세에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도 무차별 불법도청을 했다"며 '맞불작전'을 벌이고 있다. 김대중 정부 당시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 주임검사였던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대통령으로 불렸던 김대중 정부 때에 역대 국정원 사상 가장 조직적으로 불법도청이 이루어졌음을 이미 사법부에서 실체적 진실로 명백히 밝혔다"며 반격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그런 일 없었겠냐며 본질을 흐리려 한다"며 "국민의힘은 어설픈 물타기 의혹을 제기하지 말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국정원이 불법사찰을 했다는 근거가 있다면 공개하길 바란다. 만약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은 그에 대한 책임져야 한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이전에도 국정원 불법사찰이 있었다면 국정원이 똑같이 정보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야당의 맞불 작전에 '근거를 공개하라'고 응수한 것이다. '권력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판 자체를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목표는 불법사찰의 어두운 역사를 이땅에서 완전히 청산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과거 잘못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불법사찰의 진상규명에 조건 없이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야당에 고위공수처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인선을 위한 인사위 추천을 조속히 서둘러달라고 촉구했다. 공수처장은 공수처 인사위 추천 기한을 오는 28일로 연장한 상황이다. 그는 "국민의힘은 2019년 공수처법이 상정됐을 때는 그것을 막기 위해 동물국회를 만들었고 지난해엔 공수처장후보추천위를 추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출범을 저지했다. 또 후보 추천 뒤에는 비토권을 남용해 후보 합의를 몇 달씩 방해하기도 했다. 이번엔 야당 몫의 인사위 추천에 협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또다시 공수처의 가동 막고 있다"며 "참으로 집요하고 음습하게 공수처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이제라도 인사위 추천하고 공수처 가동에 협력해달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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