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1차 맞수토론에 나선 오세훈 후보와 조은희 후보는 일제히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갈무리 |
오손도손 '정책토론'…오세훈 "4명 후보는 원팀"
[더팩트|문혜현 기자] "저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한다고 할때 '21개 다핵도시'를 말해서 깜짝 놀랐다. 저는 25개 다핵도시로 권한과 예산을 이양해 자치단체로 가야 한다고 했다. 베끼려면 제대로 베끼셔야 했다. 오죽하면 우상호 민주당 후보가 박 후보에게 '누님 서대문구는 없어지는 거냐'고 했다더라."-조은희 후보
"제가 걱정되는 건 박 후보가 내놓는 공약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데 민주당 유력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 4명 후보가 혼연일체돼서 함께 싸울 때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오지 않을까 싶다."-오세훈 후보
10년 전 시장과 부시장으로 만났던 두 사람은 16일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1차 맞수토론에서 칭찬일색으로 서로를 격려했다. 비판과 견제보다는 한팀이 되어 민주당 유력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두 후보는 '행정경험'을 선두에 세웠다. 조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박영선은 조은희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 25개 다핵도시 공약을 베낀 표절 후보"라며 "조은희의 실력으로 박영선을 잡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승부사가 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16분 자유토론에서 오 후보는 "박 후보가 21개 다핵도시를 낸 것을 보고 (조 후보가) 표절이라고 했는데 두분 생각하는 도시가 비슷한가"라며 운을 띄웠다.
조 후보는 "저는 25개 구에 권한을 이양하고 서울 5개 혁신 클러스터로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한 건데, 그걸 간단하게 21세기, 21년이라 21개라고 하더라"라며 "아마도 부산시장에 출마한 박형준 예비후보의 15분 컴팩트로 공약 짜깁기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신기술을 보호해야 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야당 서울 부산시장 후보 공약을 베낀 것을 보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이에 "수직정원도 기가 막혔다. 15분 슬세권을 이야기하더라. 슬리퍼 신고 나가는 거리에 공원이 있고 모든 생활이 해결되는 15분 생활권이 도시건축학자들이 많이 얘기하는 개념이긴 한데, 그게 유행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보편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박영선 후보는 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으로 그 위에 30만호의 공공주택을 토지임대부로 해서 공급한다고 하는데, 서울시에 땅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나. 전혀 기초가 불가능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도 동의하며 "불가능하다. 제가 정세균 총리한테 이 안(경부고속도로 지하화)을 말하면서 국가사업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혹 (박 후보자에) 건너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설익었다"며 "일머리를 모르고 그냥 말로만 하신다. 장관을 하셨는데 이렇게 행정을 모르나"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이날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이에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갈무리 |
또한 두 후보는 박 후보를 비판하면서 현 정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기도 했다.
조 후보는 "(박 후보가)말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창동가서 반값 아파트 만든다고 하니 김성환·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박 후보가 잘 몰라서 그렇다고 하더라. 그런데 일주일 뒤에 그곳에 모더나 백신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관권선거이기도 하고, 왜 그곳에 비싼 걸 짓는가. 석박사만 와서 일자리 창출도 되지 않는다"며 "수직정원도 SF 만화 영화 같다.이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어르신들에게 못 드린다. 받을지 못받을지 모르는데 대통령은 모더나 CEO랑 통화할 때는 (언론에) 나오고 다른 때는 못 나온다. 지금 정은경은 러시아 백신을 언급한다.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묻기도 했다.
오 후보는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회피하는 입장"이라며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백신을 준비했다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다. 11월 집단방역, 이 상태라면 불가능하다. 일본은 화이자 백신을 7000만 이상 확보해서 올해 안에 가능하다"며 맞장구 쳤다.
두 후보는 앞서 부동산 공급 정책과 관련해 서로의 공약을 추켜세워주기도 했다. 조 후보는 "박원순 시장 때 1년에 주택 7만7000호를 공급했다고 나온다. 오 후보 공약과 박 시장의 공급 주택수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동산 공급대책을 상세히 설명해달라"라고 요구했다.
오 후보는 이에 "우선 다른 후보들은 75만, 60만 이렇게 말하는데 나는 36만이다. 그것도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거다. 그러면 1년에 7만~8만호 정도"라며 "박원순 때는 제가 서울시장 임기 마지막에 대형 택지개발 바탕을 깔아놓아 전임시장 덕에 공급수가 늘어날 수 있었던 거고, 지금은 더 개발할 땅이 줄어든 상황이라 그렇게 각 시장 임기별로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곧 발표할 텐데, 용적률을 300%로 올리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그러면 건물 토지주들이 사업성이 있다 보고 몰릴 테고 건축경기가 살아남은 물론 일자리 창출, 신규 주택 공급 확대까지 모두 가능해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원팀'을, 조 후보는 '유일한 생존자'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갈무리 |
오 후보는 조 구청장이 서초구에 도입한 '공유 어린이집'과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전국에 퍼진 '횡단보도 그늘막'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공유어린이집에 감동을 받았다. 같이 호흡하고 일할 때 서울형 어린이집을 도입했는데 그 업그레이드 버전이 서초구서 바람직한 형태로 실현되는 걸 보면서 위민행정이구나 생각했다"며 "또 서초구발 인공그늘막이 서울시는 물론 전국까지 퍼져나간 위민행정의 모범사례로 정말 칭찬해드리고 싶다. 고백하면 조 후보님이 서초구 블록체인 교육과정에 있던 일부 아이디어를 제 청년 정책에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토론을 마치고 재차 '원팀'을 강조했다. "정말 네 명의 후보를 누가 나와도 민주당 후보 보다 낫겠다 생각하시면서 봤을 것"이라며 "우리 네 명 원팀이다. 힘 합치겠다. 멋진 경쟁, 치열한 경쟁 하면서도 칭찬할 건 칭찬하고 그렇게 해서 반드시 서울 시정을 찾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오세훈 많이 부족하다. 실수도 많고, 심려도 많이 끼쳤다. 이 피폐해진 서울, 정체된 시정 보면서 정말 피눈물 흘렸다. 이 모든 게 제 책임이란 자책감으로 밤잠 못이뤘다. 제 맘의 빚 갚을 기회 주시라. 정체된 서울시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도 "시대정신이 바뀌면 삶도 바뀌어야 한다. 서울시 10년을 심판하기 위해선 우리 보수도 참신하고 실력 있는 새로운 인물로 승부를 내야 한다"며 "저는 젊은층 지지층이 많다. 민주당에 실망한 중도층도 저를 지지한다. 저 혼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았다. 이기는 DNA 있는 저 조은희에게 칼을 쥐어달라. 조은희, 안철수 건너 박영선 잡고 민주당 정권 심판하겠다.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외쳤다.
이날 두 후보의 토론 평가는 종료 직후 당원과 시민 1000인으로 구성된 '토론평가단'의 ARS 참여가 진행됐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 후보가 토론평가단의 선택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