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조건 없는 기본소득제, 정의롭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아"
입력: 2021.02.14 12:11 / 수정: 2021.02.14 12:1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우리나라가 가진 복지제도를 모두 통·폐합해도 월 20만 원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우리나라가 가진 복지제도를 모두 통·폐합해도 월 20만 원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이재명에 재차 견제구…"번지수가 많이 달라"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기본소득'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해 "번지수가 많이 다르다"며 재차 견제구를 날렸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산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것은 정의롭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전 실장은 "교황께서는 일자리가 없거나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거나 낮은 수입으로 내몰리거나 하는 등의 예시를 하면서 인간의 존엄을 위해 그리고 기독교적 가치를 위해 보편적 기본 수입을 보장하는 조치를 검토하자고 제안한다"고 썼다.

또 "빌 게이츠의 주장을 요약하면 AI(인공지능)·로봇으로 창출된 이익에 세금을 부과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생활과 소비를 지원하자는 것"이라며 "어느 정도 보편적인 기본소득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일론 머스크의 관점도 AI, 로봇이 점점 못 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외에 많은 세계적 명사들이 재단을 만들고 엄청난 기부를 하면서 주창하는 것도 극심한 양극화와 4차산업혁명에 따라 시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존엄이 흔들린다는 점, 이런 상황이 자본주의의 선순환을 위태롭게 한다는 지적"이라고 적었다.

임 전 실장은 "저는 기본소득 주장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기본소득제에 목소리를 내는 분들의 주장은 번지수가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제도를 하면 우리나라가 가진 복지제도를 모두 통·폐합해도 월 20만 원을 지급하기 어렵다"며 "기초연금, 기초생활수급제, 실업수당, 아동수당을 유지하면서 기본소득제도를 하자는 거라면 '기본' 없는 기본소득이거나 재원 대책 없는 탁상공론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과 자산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것은 많이 다를 뿐만 아니라 현실적 수단을 감안하면 충돌하기까지 한다"면서도 "건강한 토론을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0일 이 지사가 프란치스코 교황도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교황이 제안한 것은 기본임금"이라며 반박했다. 지난 8일에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한 이 지사를 겨냥해 "지도자에게는 철학과 비전만 필요한 게 아니라 때로는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쓴소리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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