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이재명 경기지사 기본소득에 대해 "감당할 수 있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0년 7월 30일 경기도청에서 이 지사와 만나는 당시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 /이새롬 기자 |
'왼쪽 깜빡이', '알래스카' 이어 연일 기본소득 비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감당할 수 있을지 차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11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 관련해 "우리가 한 해 세금으로 거두는 게 300조 원쯤 된다. 그러면 (기본소득을 할 경우) 지금 세금의 두 배를 거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액수를 줄이면 가능할까'라는 사회자 질문에 대해선 "그런 철학이 우리 복지제도에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아동수당, 또 기초연금도 70%까지 드리고 있다"며 "흑이냐 백이냐를 따지기보다는 그 효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 누가 감당할지, 이런 것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대권 경쟁자인 이 지사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권 레이스를 위한 당 대표 사퇴를 한 달 앞둔 이 대표는 최근 이 지사를 향해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한 방송에 출연해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 10만 원' 지급 방안에 대해 "지금 거리 두기 중인데 (대인 접촉을 유발하는)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고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 설 전 지급 방안은 중앙 정부 방역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됐다. 당 대표 취임 후 이 지사에 대한 첫 공개 비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 이 대표는 지난 2일에도 이 지사 기본소득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고 했었다.
이 대표는 '알래스카' 발언에 대해선 "(기자) 질문을 차단하는 방편으로 짧게 말한 것"이라며 "짧은 말을 가지고 자꾸 뒤에 부풀려지는 것은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저도 자제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지지율이 하락한 데 대해서는 "(1위 할 때는) 제가 잘해서 올라간 게 아니다. 지난해 총선 직후 과분할 만큼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 잘해서라기보다는 혼자 달렸기 때문에 1등 한 것"이라며 "좀 아프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높은 지지도는 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