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반대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대조됐다. 사진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위 발대식에서 발언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남윤호 기자 |
서울·부산에서 민주당 지지율 폭락…선거 판세 빨간불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보궐선거 판세가 안개 속인 상황에서 당 안팎에서 터지는 각종 악재가 쌓이는 형국이다.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민주당은 부정적 여론을 환기하고 반등할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9명을 대상으로 지난 1~5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8일 발표한 2월 1주 차 주간집계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5%포인트 떨어진 30.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이 전주 대비 2.1%포인트 오른 31.8%로 조사됐다.
특히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감했다. 서울에선 국민의힘이 6.3%포인트 상승한 35.2%를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25.7%에 그쳤다. 전주보다 무려 7.8%포인트 급감했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은 4.0%포인트 오른 38.1%였다. 민주당은 9.3%포인트 폭락한 25.7%로 집계됐다.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 밖이다.
최근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정부가 추진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야당의 파상공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한 후폭풍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동이 꼽힌다. 워낙 대형 이슈이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이 이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염두에 두고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이 지난 4일 공개됐는데, 야당은 법원이 권력과 여당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1심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되면서 민주당도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뉴시스 |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악재는 하나 더 늘어났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아내고 부당한 인사 조치를 취했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여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당분간 야당은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여당을 향해 맹공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에서 우위를 점하고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민주당의 지지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대법원장 논란과 김 전 장관의 유죄 판결은 쉽게 일단락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여론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악재를 뚫고 지지율 반등이 절실한 민주당은 민생 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피해계층 등의 극심한 피해를 덜기 위해 재난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민생 지원 차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데 당정청이 인식을 같이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부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20년간 부산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동남권 관문공항과 공항복합도시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과 맞물려 이행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