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둘러싸고 당정 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거듭 추경 편성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국회=남윤호 기자 |
이낙연 "늦지 않게 4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하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4차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양방향 지원'을 둘러싸고 당정 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3일 자신이 제안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늦지 않게 추경을 편성하자고 정부에 거듭 당부하며 압박했다. 당 지도부 내에선 공개 반발하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겨냥해 사퇴론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자고 정부에 거듭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당정협의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정 간 협의를 통해 추경 편성 시기와 규모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경기 체감지수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조사결과 나왔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직접 지원과 함께 코로나 상황을 보며 경기를 진작시킬 필요도 있다는 것을 쉽게 느끼게 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세 차례의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내수 진작에 부족하다며 "국민의 삶을 지탱해드리는 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보편·맞춤형 선별 양방향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공개 반발했다. 홍 부총리는 또 추경 편성 논의 시기에 대해서도 "2월 추경 편성은 이를 것으로 판단되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듯 보여진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은 정부 우려에도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위한 추경 편성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4차 재난지원금 규모와 관련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써야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감당하느냐에 대해 약간 견해차가 있다"며 "이제부터 논의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독일 메르켈 총리가 '빚내겠다, 대신 2년 뒤 갚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4차 재난지원금 관련 다수 참석자들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국민의 극심한 고통을 정부 재정을 통해 덜어드려야 한다는 이 대표 연설 의지를 관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본질이라는 의견으로 모였다"며 "앞으로 4차 추경에 필요한 재원 확보는 이 대표가 앞장서고 당 지도부가 함께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반드시 관철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홍 부총리 사퇴 촉구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최 수석대변인은 "기재부 내부용 메시지로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라며 "(참석자) 한 사람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이야기했지만 정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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