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삐걱 야권 단일화 열차, 주도권 어디로 갈까
입력: 2021.02.01 00:00 / 수정: 2021.02.01 00:00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화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3자 경선 구도에 등장한 금태섭 전 의원도 3월 단일화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민의힘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왼쪽)과 (사)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남윤호 기자·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화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3자 경선 구도에 등장한 금태섭 전 의원도 3월 단일화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민의힘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왼쪽)과 (사)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남윤호 기자·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당 연일 '단일화' 띄우기…살길은 이것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야권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주도권 다툼에 나선 가운데 지나친 '단일화 띄우기'로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측이 '단일화 시기'에 이견을 보이는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보도가 나왔다가 반박 입장이 나오는 등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그동안의 '무시 전략'과는 조금 다르게 '3자 경선 구도'를 언급했다. 지난달 29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 금태섭 전 의원까지 세 사람이 단일화 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단일화 시기에 대해 "(단일 후보는)일주일 정도면 만든다"고 했다. 이어 안 대표를 향해 "서울시장 후보가 된다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 계속 몸이 달아와서 하는 건 안타깝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당 후보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하면서 쟁점은 '단일화 시기'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야권 단일화 주체로 떠오른 금태섭 전 의원도 단일화는 천천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더팩트 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야권 단일화 주체로 떠오른 금태섭 전 의원도 "단일화는 천천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더팩트 DB

금 전 의원 또한 성급한 단일화 논의를 경계했다. 그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는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특정한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고, 선거 단일화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방식을 가지고 샅바 싸움하면 단일화 효과를 전혀 못거둔다. 정치적 이해관계 따라서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그동안 해오던 방법 중 공정한 거면 어떤 것이든 좋다. 야권이 힘을 합친다는데 야권 후보 모두 동의하고 있으니, 경쟁적으로 여러 방안을 내놓고 뭐가 문제인지 진단도 해보는 게 선거를 위해서 좋다"고 밝혔다.

다만 금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안 대표와 1대1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는 "안 대표에게 각 당의 경선 기간 동안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제3지대 경선을 제안한다"며 "그 후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2월 중 실무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방법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방법에 있어서 당의 입장들을 서로 확인하고 그 차이에 대한 확인이 있었던 과정"이라며 "단일화 방법과 관련된 실무 협상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인정이 돼 이제 물밑접촉을 진행해야 되지 않겠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의 입당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 3자 구도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3자 구도가 됐을 때 (단일화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전 정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저희들은 그런 오해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입당을 희망하는 배경들이 작용했다고 단순하게 이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에서 단일화 협상을 촉구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과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라며 "단일화에 대한 신뢰를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함과 동시에, 최종적으로 어떤 단일화된 후보가 추천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의 단일화, 공약의 단일화 그리고 서울시장 선거 이후 즉시 임기가 시작되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서울시정의 연합과 관련된 부분들에 대한 논의들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위해 실무협상론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강당에서 열린 여성단체장 간담회에서 공약 발표하는 안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당은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위해 '실무협상론'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강당에서 열린 여성단체장 간담회에서 공약 발표하는 안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안 대표를 '몸이 달아 있어 안타깝다'고 한 김 위원장을 향해 "이건 안 대표에 대한 무례함을 넘어 시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인식과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선거 단일화'는 세 결집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선거 직전이나 투표 용지 인쇄 직전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관련해 금 전 의원은 "(국민의당 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무슨 실무 협상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야권 지지율이 오르고 있고, 국민들이 듣고 싶은 건 '정부여당이 독주하니까 견제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야권 주자들이 경선 룰 실무협상이나 하고 앉아있으면 그런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단일화를 빨리 하면 극적인 효과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에서 "실무진 협상하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떻게든 후보 단일화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선 안될 듯 하다가 되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도 그런 걸 모르지 않을텐데, 왜 그런지 보면 국민의힘이 곧 경선을 시작한다. 2월엔 TV 토론이 4번 예정돼 있다. 그러면 관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쏠리게 된다"며 "관심이 쏠리면 그만큼 지지층이 단결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후보들 경쟁을 통해 지지층 확산도 기대해볼 상황인 거다. 국민의당 입장에선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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