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사진) 국민의당 대표는 북한 원전 건설 의혹을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윤호 기자

청와대 "혹세무민 발언…강력 대응하겠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놓고 야권과 청와대의 대립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29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공소장을 놓고 "공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 행위"라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어도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 주장과 이에 대한 청와대 해명은 여야 사이 격돌을 불러일으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설마 보궐선거 때문에 그토록 어긋난 발언을 하신 겁니까?"라고 김 의원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읽고 제 눈을 의심했다"며 "너무 턱없는 억측이다. 국가 운영이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실무를 맡았던 윤건영 의원도, 관련되는 산업부와 통일부도 모두 부인하고 항의한다. 그런데도 그렇게 주장하시는 근거는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김종인(사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29일)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 행위"라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법적 대응' 입장을 비판하며 김 위원장을 두둔하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원전 관련 문정권 이적행위 발언은 토씨 하나 틀린 말이 없는데 청와대가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경악할 만하다"고 밝혔다.

또 홍 의원은 "북풍으로 4년간 국민을 속인 정권이 거꾸로 북풍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며 "오늘은 어이없는 일들이 참 많이 일어난다. 정권 말기가 되다 보니 이젠 악만 남았나 보다"라고 질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북한 원전 건설 의혹을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는 원전 중단, 북한에는 원전 건설, 사실이라면 누가 봐도 모순이고 기가 막힌다.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까지 기만한 것"이라며 "진실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해명에 대해서는 안 대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탈원전을 강조하는데 산자부 공무원들이 청와대 지시 없이 수조 원이 들어가는 엄청난 북한 원전건설 계획을 만들 리 없고, 또 공들여 만든 문건을 파기할 리도 없다"며 "(청와대는) 남북정상 간 대화에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로 논의되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 발언에 대해서도 "야당의 정당한 문제 제기와 비판에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졸렬하다. 그만큼 뒤가 구리고 도둑이 제 발 저려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ilrao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