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인이 사건 재발 방지책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 "입양 취소"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
野 "입양 아동이 물건인가"…靑 청원글도 올라와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중 '입양' 관련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입양아에 대한 마음이 바뀌면 부모가 파양하거나 입양 아동을 바꿀 수 있다고 한 발언이 '정인이 사건' 재발 방지책으로 적절치 못할뿐더러 입양아동 인권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된 발언은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16개월 아동이 입양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아 사망에 이른 '정인이 사건' 재발을 막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입양 아동과 맞지 않는 경우 등 아이 바꾼다든지 등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정치권 안팎에서 문 대통령이 입양 아동의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인이 사건 방지책은 결국 '교환 또는 반품'인 건지 궁금하다'며 "입양 부모의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취소하거나 아동을 바꿀 수 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귀를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변호사였다는 대통령 말씀 그 어디에도 공감과 인권, 인간의 존엄은 없었다"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입양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한 대통령 발언은 너무나 끔찍하게 들렸다"며 "현실적으로 파양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라 쳐도, 그것을 대통령이 '개선책'으로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발언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입양 아이를 취소하거나 바꾸다니? 입양 아이가 무슨 쇼핑 하듯이 반품·교환·환불을 마음대로 하는 물건이란 말인가"라며 "아동의 인권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봤다면 저런 말이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전 의원도 "실시간 기자회견인 만큼 말꼬리 잡기보다는 답변 내용의 맥락과 취지를 감안해서 평가해야 하지만 이 부분만은 도저히 넘어가기 어렵다"며 "예상하지 못한 질문도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비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양부모님께 사과하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의 '입양' 관련 발언을 "정말 무서운 말"이라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아이를 바꿔주면 이 아이(정인이)는 살고 바뀐 아이도 살았을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이 나라의 대통령마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그 양부모를 저런 취급 하면 그 아이들은 대체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