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동길 만나 "썩은 나무 벨 시간 왔다"
입력: 2021.01.10 13:52 / 수정: 2021.01.10 13:52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일화를 공개하며 선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일화를 공개하며 선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윤상현 "서울보선 야권주자는 안철수 대표"

[더팩트|문혜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선거 승리 의지를 다졌다. 김 교수는 의사 출신인 안 대표에게 "국민의 병, 민족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고 했고 이에 안 대표는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화답했다.

안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토요일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을 찾아뵙고 새해 인사를 드렸다"며 사진과 함께 김 교수와의 만남을 언급했다.

안 대표는 "제일 먼저 박사님의 서재 테이블에 눈길이 갔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를 결정한 법원판결 기사가 1면에 실린 12월25일자 신문이 맨 위에 놓여 있었다"며 "박사님은 '꼭 그 위로 안철수 서울시장 당선 1면 기사가 놓여지길 고대한다'고 격려해 주셨다"고 했다.

이어 "박사님은 제게 따뜻한 밥 한 상을 내주셨다"며 "'서울시도 이제 전 시장의 어두운 죽음을 넘어 밝은 도시가 돼야 한다. 국가의 병, 민족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면서 '의사 출신인 안철수가 그 역할을 꼭 해주기를 바란다'고 용기를 주셨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저는 찬물에 세수를 한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힘들고 어려울수록 더 정직한 마음, 더 밝은 모습으로 국민과 함께 희망을 찾아내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또 김 교수로부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선물로 받았다며,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다"라는 링컨 대통령의 말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며 "저도 많은 시간 도끼를 갈고 닦았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했다.

안 대표는 끝으로 "강추위로 인해 기적의 한강도 얼어붙었지만, 혹독한 겨울 추위가 깊어질수록 따뜻한 봄도 가까이 다가오는 법"이라며 "썩은 나무를 베고 희망의 나무를 심기에 좋은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안철수 대표 입당을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야권 통합후보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윤 의원이 국회 문체위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상현 의원은 안철수 대표 입당을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야권 통합후보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윤 의원이 국회 문체위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같이 안철수 대표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주자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야권 단일화 줄다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국민의힘이 그동안 많이 노력해왔지만, 여전히 야권 지지층의 절대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밝힌 10명의 후보가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국민이 생각하는 서울시장 야권주자는 안철수 대표"라며 "현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은 결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의회 시의원 수는 민주당 101명에 국민의힘 6명이고, 서울 구청장 수는 민주당 24명에 국민의힘 1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보궐선거는 특성상 투표율이 낮고 조직선거가 되는 경향이 강한데, 민주당의 압도적 조직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윤 의원은 "냉혹한 현실에도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를 낙관하고 있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접어두고, 죽을 각오로 이기는 단일화에만 집중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지율이 높은 외부 주자를 국민의힘 내부로 끌어들여 경선하자는 것은, 폭넓게 지지받는 후보를 국민의힘 울타리에 가둬 라벨링(labeling)하는 결과로, 야권 통합후보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또 "2010년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김두관 무소속 후보의 당선, 2011년 서울시장선거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당선사례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여당에 실망하지만 제1야당에 대해서도 지지를 주저하는 유권자에게 야권 후보에 대한 투표 명분을 주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것이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번의 홍보 캠페인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의 감동적 단일화와 승리가 국민의힘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결정적 단초가 될 것"이라며 "진짜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권교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moon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