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민주당 최연소 전용기 "더 많은 '청년 육성 인재' 나와야"
입력: 2021.01.10 00:00 / 수정: 2021.01.10 00:00
더불어민주당 최연소 전용기 의원은 청년 정치에 대해 더 많은 육성 인재가 들어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연소 전용기 의원은 청년 정치에 대해 "더 많은 육성 인재가 들어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남윤호 기자

"어떻게 하면 판 깔아줄까 고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저도 정치적 메시지를 많이 내고 싶고, 돌아가는 현안에 대해서도 당연히 언급하고 싶다. 하지만 조금 참는 편이다. 제가 혹시나 실수했을 경우 더 크게 부각될 거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들을 누르고 정책적인 부분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마지막엔 '젊은 친구 시켜보니 일 잘하더라, 다음에도 다른 청년들 밀어주자.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조용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연소 전용기(29) 의원은 이제 막 반년을 넘긴 국회의원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정치를) 오랫동안 준비했었고, 대학생위원회 하면서 청년들과 함께 하고 싶었던 일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해 나가는 과정이라 재밌게 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민주당 역사상 최연소, 21대 국회에서 두번째로 젊은 전 의원은 원내 입성 전부터 민주당에서 전국대학생위원장 등 '청년 정치인'으로 활동해왔다. 선거철 정계에 입문하는 영입인재와는 달리 정당활동부터 시작한 전 의원은 '청년 정치 필요성'을 매 사안마다 강조했다.

<더팩트>는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 의원을 만나 1시간 가량 만났다. 의원 개인사무실 문 밖에 서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전 의원은 편안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의원실 분위기에 대해 "애초에 권위가 없었다"고 밝힌 그는 가끔 직원들과 업무 시간 이후 콘솔 게임 또는 휴대폰 게임 '어몽어스'(amongus)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지난 한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으로 상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통과, 첫 국정감사, 공수처법 통과 당시를 꼽았다. /남윤호 기자
전 의원은 지난 한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으로 상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통과, 첫 국정감사, 공수처법 통과 당시를 꼽았다. /남윤호 기자

◆'숨가빴던' 2020년…'1호 법안·국정감사·공수처법 통과'

전 의원은 지난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으로 1호 법안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됐던 순간을 꼽았다. 그는 "제 경험에서 나온 법안"이라며 "직원들과 회의하며 가장 힘들었던 게 어떤 걸까 생각하다 코로나19 상황의 상가 임대료 문제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2월까지 전 의원도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였다. 이미 월세를 두 달 밀린 상황에 건물주에게 '착한 임대료'를 부탁했지만 거절당했고, 퇴거 위기에 몰렸던 경험을 떠올려 법안을 구성했다. 전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 일부개정안'은 임대료 연체에 대한 계약해지·갱신 거절을 코로나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금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사실 돈이 있어서 장사를 한 게 아니라고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했었다"며 "(통과된 뒤) 많은 건물주 분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굉장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임대료가 비싼 동네는 건물주들이 언제까지 나가라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한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에서 자료를 보내며 법안 통과를 요청해왔었다. 가슴이 아팠는데, 꼭 필요한 법안이 통과돼 좋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복 출석'·'문화예술인 병역연기법'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 의원도 당시를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했다. 그는 "첫 국정감사에서 노래방이나 노래연습장 등의 저작권료 문제를 지적한 때가 떠오른다"며 "이 문제로 코로나19 관련해 나왔다. 음악 관련 자영업자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영업 정지 처분을 받고 영업을 못하는 상황에서도 저작권료를 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저작권료에 대해) 항의한 사람은 빼주고 항의하지 않은 사람들은 저작권료를 내게 했다.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며 "그래서 이 부분을 국감 때 문체부 장관께 질의했다. 안받아도 될 돈을 부당하게 징수했다면 돌려주셔야 한다고 했더니 '돌려주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환불을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한복에 태극기를 들고 이토 히로부미의 한국은행 정초석 문제를 질의하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전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한복에 태극기를 들고 이토 히로부미의 한국은행 정초석 문제를 질의하기도 했다. /이새롬 기자

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 관련 문제는 최근까지 관심을 갖고 보는 사안이기도 하다. 전 의원은 "(정초석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이라는 이야기가 몇 번 나왔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었다"며 "저희 의원실에서 정초석 관련 많은 문화재를 연구했는데, 미국 UCLA 도서관에 있는 '조선과 만주의 경제 개요'라는 조선은행 발간 책자를 찾았다. 여기서 실제 이토 히로부미가 정초라고 쓰고 (본관) 왼쪽 하단에 넣었다는 설명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고증을 UCLA에서 직접 가져오려고 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대신 해당 서적 사본을 국감장에 배포하고 문화재청의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이후 해당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이라는 고증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아 있다. 이후 정초석에 대한 조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정초석을 유지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선택했지만 설문 문항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 의원은 "절차적인 정당성과 내용의 공정성을 갖추지 못했다. 처음 나왔던 초안과 나중에 국민들에게 전달된 여론조사 문항이 달랐다"며 "처음엔 △존치 및 안내판 설치 △복개(석재로 덮기) △철거 후 이전(박물관 전시)를 자세히 설명한 문항 세 개였지만 문화재청은 1번 '역사적인 기록이므로 보존하고 안내판을 설치해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다', 2번 '이토 히로부미의 흔적을 지워야 한다'는 내용으로 설문조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설문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도 '지워야 한다'는 응답이 40% 넘게 나왔다"며 "우선 안내판을 설치하고 우리의 아픈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건지 지켜보고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은 정초석이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이라는 주장은 수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정식 고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 의원은 국감에서 한복을 입고 나와 해당 문제를 지적하며 문화재청의 고증 작업을 이끌어냈다. 당시 전 의원의 한복은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그 한복 두루마기를 지금도 입고 있다"며 "정장이 불편할 때는 의원실에서 입고 있기도 한다. 두루마기는 통이 커서 편하고 춥지도 않다. 이걸 입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한다"며 웃었다.

전 의원은 한은 정초석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의 공정성 훼손을 지적했지만 향후 문화재청 조치를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전 의원이 국감 당시 제시했던 ULCA 도서관 소장 책자를 가리키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전 의원은 한은 정초석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의 공정성 훼손을 지적했지만 향후 문화재청 조치를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전 의원이 국감 당시 제시했던 ULCA 도서관 소장 책자를 가리키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전 의원은 '직장운동경기부'의 불공정 계약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노예계약처럼 기관장이 원하면 행사를 무조건 참석해야하는 문제 등 악의적인 조항들이 있었다"며 "전국에 있는 직장운동경기부의 갑질을 전수조사했다. 국감장에서 지적해 표준계약서를 도입할 수 있게끔 근거를 마련했고,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했다. 국감에서 준비도 많이 했고 노력했는데, 그만큼 유의미한 성과도 얻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 의미있는 순간으로 전 의원은 '공수처 출범'을 언급했다. 그는 "사실 공수처 출범은 민주당만 원하는 게 아니었다. 박근혜 정부도 이야기했고, 여야 대표들이 모두 검찰개혁을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 문제가 된 것은 정권의 보위를 위해 공수처가 출범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또래의 젊은 층은 언제 한 번 권위적인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내 자식과 친구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이지 않느냐"며 "공수처를 신설하면 고위공직자도 수사를 받으니 '알아서 조심하자'는 메시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제 정말 우리가 원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회 본회의장 안 고성과 다툼은 전 의원에게 컬처쇼크였다. 그는 국회가 안 해도 될 일은 크게 부각시키고, 해야 할 일은 당리당략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시키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국회 본회의장 안 고성과 다툼은 전 의원에게 '컬처쇼크'였다. 그는 "국회가 안 해도 될 일은 크게 부각시키고, 해야 할 일은 당리당략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시키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왜 그렇게 싸울까 신기했다"…국회는 '잔잔한 물 위 오리'

"왜 그렇게 정쟁을 많이 할까". 국회 밖에 있던 전 의원이 담장 안으로 들어와 자주 한 생각이다. 그는 "처음 21대 국회가 시작하고 '안내견 출입 논란', '옷차림 논란' 등이 있었다. 지금 논의해야 할 민생 현안이 이렇게나 많은데 국회 안팎에서 문제가 아닌 걸 문제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우리가 서로 협의해서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는데 반대하시는 몇몇 분이 소리를 지르곤 하셨다"며 "해야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그건 뒷전으로 해놓고 이상한 정쟁으로 몰아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는 일들이 많다고 느꼈다. 일부 모습들은 충격이었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저도 신기했다. 진짜 저렇게 싸우는구나 생각했고, 보통 다른 분들과 잘 지내는데 왜 본회의장만 오면 저렇게 싸우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며 "국회가 안 해도 될 일은 크게 부각시키고, 해야 할 일은 당리당략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시키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국회 8개월차 '국린이'(국회+어린이의 합성어)인 전 의원은 "국회가 한 마리의 오리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밖에서 보면 국회의 모습이 굉장히 권위적이고, 온화하면서 잘 흘러가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물밑으로는 발을 구르고 있는 거다. 실제 돌아가는 모습은 엄청 바쁘다"며 웃었다.

이어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밤 12시까지 일하고 회의하는 모습들을 국민들이 다 보진 못하잖나. 처음엔 우아해 보였지만 물밑으로 엄청난 노력을 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잠을 4,5시간 자다보니 코로나19 전에 6시에 나와 운동하고 출근하기도 했다. 아침 시간을 쪼개 체력관리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저는 오랫동안 (의원이 되려고) 준비했었고,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며 "대학생위원회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정치활동하는 청년들은 자기 돈을 쓰고, 잠 줄여가며 한다. 직위가 없으면 '입'이 안 된다. 설득에 나서기도 힘든데, 이제 원내 진입을 했으니 우리 청년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어서 재밌게 하고 있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초선'·'청년' 의원으로서 바라본 국회는 국민의 눈높이에 얼마나 맞추고 있을까. 전 의원은 "민생중심,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정말 풀뿌리에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들을 챙기지 않으면 국민 눈높이를 절대 맞출 수 없다. 그래서 경험에서 나온 '생활정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수있게끔 지적해주는 역할이라고 보는데, 정부는 검토만 3-4년 하는 정책도 많다"며 "국회에서 필요성을 지적하고 관료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행정부와 국민의 괴리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일부 정부부처 홍보물 등에서 수차례 성차별적 인식이 드러나는 등 논란에 대해 전 의원은 "바로잡아야 한다. 수요자 중심이 아니었던 것"이라며 "제가 보는 세상의 관점에선 성인지감수성이 당연했다. 그래서 청년들이 정치권에 많아야 한다"며 "우리가 빨리 우리 관점에 맞는 생활로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와야 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기성세대의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민주당 역사상 처음 탄생한 20대 의원이었다. 그는 선배들의 울분이 쌓여 이제 드디어 한 명 나온 것이라며 더 발전된 (인재)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전 의원은 민주당 역사상 처음 탄생한 '20대 의원'이었다. 그는 "선배들의 울분이 쌓여 이제 드디어 한 명 나온 것"이라며 "더 발전된 (인재)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윤호 기자

◆"나는 선배들 노력에 '숟가락 올린' 케이스…더 많은 인재 나와야"

민주당 역사상 최연소인 전 의원은 '당내 인재 육성 시스템을 통해 성장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저도 당에 오래 있지 않았다. 더 많은 노력을 했던 선배, 더 열심히 연구한 선배들도 훨씬 많다"며 "저는 운이 좋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그 선배들이 몇 십년 동안 젊은 의원 하나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에 숟가락을 올린 경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의 울분들이 쌓여 이제 드디어 20대 의원이 한 명 나온 것"이라며 "다음 국회에선 더 많은 육성인재들이 나와줘야 한다. 우리가 더 발전된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생활에 빗대어 보는 시스템이었다고 치면, 실무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양한 기술을 익혀 실무에 투입됐을 때 정확하게 정책도 짜고 홍보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청년 정치인은 이슈를 위해 영입하는 형태보단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사람이 필요하다"며 "각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을 영입할 순 있지만, 청년과 세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건 기득권을 향해 소리쳤던 청년들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원들과 어떻게 하면 판을 깔아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한다"며 "다음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좀 더 많이 출마할까, 당 혁신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고민도 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올해 군인재해보상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그는 군에서 다치면 나라에서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윤호 기자
전 의원은 올해 '군인재해보상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그는 "군에서 다치면 나라에서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윤호 기자

◆2021년 목표 "다치면 느그아들 방지법·저출생 대책에 목소리"

전 의원은 대중문화 예술인들에 한해 병역을 연기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해야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저희가 중점을 둔 건 BTS처럼 예술인들 뿐 아니라 e-스포츠 선수들을 염두했다"고 말했다.

이어 "10대에 연습해 20대에 꽃필 수 있는 신종 직종군에 대한 (병역) 연기가 필요하다. 대중문화·e-스포츠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군대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때문에 오히려 곤두박질 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 게임을 지면 군대에 가야 한다'는 압박"이라며 "군대는 당연히 가야 한다. 다만 20대에 빛을 볼 수 있는 신종 직종에 대해 연기할 수 있는 권리는 줘야 한다. 본인 인생 계획을 세울 권리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신종직종군 병역 연기는 국방 정책을 짤 때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본다. e-스포츠 선수들은 '제발 (병역을 연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이번 병역법 개정안에 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아직 더 설득과정이 필요하다. 올해나 내년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e-스포츠 선수들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의 내년 목표는 병역과 관련한 부분이 많다. 병역 연기 대상 확대와 더불어 '군인재해보상법'도 준비 중이다. 그는 "쉽게 말해 건강하면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너의)아들'이잖나. 손가락을 예를 들면 손가락 위에서 한 마디 안으로 잘리면 보상을 받지 못하고, 그 이상 잘리면 국가유공자다"라며 "(군대를)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고, 국민인 헌신하는 건데 다쳐왔을 때 모른척 하는 건 잘못된 발상이다. 재해보상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서 '군에서 다치면 나라에서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사실 국방부에서 반대할 명분은 뻔하다. 다쳤을 때 보상할 예산이 더 추가돼야 한다는 식일 거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논리다. 애초에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 예산 늘릴 걱정에 법을 만들지 않는단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저출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제가 당장 닥친 일이라며 국가가 아이를 키운다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전 의원은 저출산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제가 당장 닥친 일"이라며 "국가가 아이를 키운다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다음으로 전 의원은 "저출산 대책에 목소리를 많이 내고 싶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는 "사실 2030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건 뻔한 것 아닌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거다. 이들은 돈도, 시간도 없다. 아이를 키우려면 1년에 1억 이상 들어간다는 기사가 나오는 시대에 맞벌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소연했다.

자신과 주변 친구들을 보며 저출산 대책의 문제점을 파악한 전 의원은 "(정치권에선) 10년 동안 몇백 조를 투입했는데도 저출산 문제를 잡지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똑바로 투입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직접 지원해야한다. 프랑스형 복지국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 의원은 "우리가 예산을 투입해 출산 관련 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원 자체가 낭비다. 엄마에게 직접 돈을 주면 필요한 걸 살 것"이라며 "프랑스처럼 육아수당, 교육수당 등을 지급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운다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엄마아빠 없이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2030세대는 절대 아이를 낳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제 이야기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상황이다. 청년 정치인이 필요한 이유다. 이 문제를 당사자가 돼서 정책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주변에도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는 친구들이 많다. 제 현실이니 이 문제를 더 많이 보려고 하는 거고, 여기에 목소리를 내고 싶다. 국가 발전을 위해, 나중의 경제력을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접근하니 우리가 출산 대책에 실패하는 거다. 걱정만 없어도 낳는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전 의원의 말은 힘이 있고 거침없었다. '젊은 친구 시켜보니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바람이 강하게 느껴졌다. 전 의원은 청년 세대와 소통을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게임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하는 등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도 (커뮤니티를) 잘 못하지만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하게 됐다"며 "게임 정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제가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이 원하니 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당에선 이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일 것 같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와도 정부는 계속 방역을 해야 하는 거잖나. 위기 상황에 우리 당은 민생 문제를 해결해놓고 그 다음엔 전환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정말 지지율 생각하지 않고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봐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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