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중대재해법 등 논의 위해 비공개 회동[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임시국회 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등 주요 법안 처리에 대한 초당적 협조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당 운영 방식 등을 충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중대재해법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청와대와 미리 상의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주말 문 대통령을 뵀을 때 새해에는 각계 지도자들을 대통령께서 만나셔서 말씀을 듣고 설명해드리는 게 좋겠다고 건의를 드렸는데 (당시 문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이라고 딱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새해에는 자주 대화하고 국민이 편안하게 코로나 고통을 이겨내도록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을 위한 작은 선례로서 영수회담을 대통령께 양해도 얻지 않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의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 이후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부정 여론이 쌓인 답답한 상황 속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가 국면전환용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제가 보기에는 김 위원장도 (영수회담 제안을) 배척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제가 청와대에 그것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대표는 중대재해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여러 중요 법안 처리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중대재해법, 4·3특별법, 생활물류 서비스산업발전법,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이해충돌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등을 이번 회기 내 합의 처리하자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들) 법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특별히 가부를 말하지 않았다"며 다만 "(김 위원장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해결할 문제 아니냐. 법으로 정해야만 하는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 운영위에서 의원들이 책임있게 심의하도록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주요 쟁점 법안인 중대재해법에 대해서는 "정부안이 나와 있으니 이를 토대로 절충안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산업재해 희생자 가족이 벌써 3주째 혹한 속에서 단식을 하고 계신데 빨리 끝내시도록 노력하자는 부탁을 드렸고, 김 위원장도 고개를 끄덕였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코로나19 백신 확보 관련 혼선과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충고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이) 백신에 관해 혼선이 있어 보이는데 정리해라고 해서 '저희가 며칠 안에 코로나에 관한 회의를 할 텐데 그때 백신 문제도 말끔하게 정리해 국민께 설명하도록 조율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당을 온당하고 합리적으로 이끌고 가라', '의원들이 법안을 감정적으로 제출하는데 자제시켜달라'고 (김 위원장이) 주문했다"며 "'당을 좀 더 합리적으로 책임있게 운영해가도록 노력하고, 법안 제출도 책임있게 하도록 의원들에 당부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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