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1대 국회 본회의 '무단결석' 비율이 10%를 넘는 의원이 1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하고 있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남윤호 기자 |
'결석왕'은 무소속 김태호…원구성 협상 충돌로 野 결석 '투쟁 수단' 삼아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새해를 앞두고 있는 21대 국회에서 본회의 '무단결석'한 비율이 10%를 넘는 의원이 17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단결석률이 가장 높은 이는 김태호 무소속 의원으로 확인됐다. 본회의에 개근한 의원은 181명으로 전체의 과반을 넘겼다. 정당별로 보면 '본회의 불참'을 거대여당 저지 수단으로 삼았던 국민의힘의 결석 비중이 가장 높았다.
23일 <더팩트>가 국회 회의기록시스템과 공보, 참여연대 '열려라 국회'를 참고해 올해 21대 국회의원들의 본회의(6월 5일 제379회 1차부터 12월 9일 제382회 15차 본회의까지 총 30회) 출석 여부를 집계한 결과, 현역 의원 300명 가운데 본회의에 무단결석한 비율이 10%가 넘는 의원 수는 109명이었다. 전체의 36% 수준이다. 무단결석이란 사고로 국회에 출석하지 못해 청가서를 제출하거나, 출장 등 정당한 사유로 결석한 경우를 제외한 불출석을 의미한다.
결석률 '10%' 이상인 109명 의원 중 소속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전체 의석수인 102명 모두가 포함돼 압도적인 비중(전체의 93%)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102명 가운데 무단결석 7회(23.3%)인 의원이 5명, 6회(20%)는 16명, 5회(16.6%) 의원은 65명, 4회(13.3%) 15명, 3회(10%)인 의원은 1명이다.
이어 ▲무소속 5명(김태호·박덕흠·이상직·전봉민·홍준표) ▲국민의당 2명(권은희·최연숙) 등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대표가 2회(6.6%), 노웅래·변재일·오영환·우상호·윤미향·전혜숙·김경협 홍영표 설훈 의원만 각 1회(3.3%) 무단으로 결석했다.
김태호 무소속 의원의 21대 국회 올해 무단 결석률이 30%(9회)로 가장 많았다. 지난 7월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의원. /남윤호 기자 |
무단결석 횟수가 가장 많은 의원은 김태호(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무소속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총 30회 본회의 중 9회(30%) 무단결석했다. 뒤이어 권영세·김태흠·김희국·송언석·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무소속인 박덕흠 의원이 7회(23.3%) 무단으로 불참했다.
국민의힘에서 올해 본회의 '무단결석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배경에는 여야 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충돌 과정을 꼽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에 반대해 '본회의 불참'을 당 방침으로 정하고 장외 투쟁 수단으로 활용했다. 실제 지난 6월 15일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 때 본회의에 불참했다. 다만 7월 국회부터는 '원내 투쟁'으로 선회했다. 그러면서도 35조1000억 원 규모의 3차 추경안 처리(7월 3일), 정정순 민주당 의원 체포 동의안을 표결하기 위한 국회 본회의(10월 29일) 등에 또다시 불참해 거여 독주를 부각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본회의에 단 한 차례도 무단결석하지 않은 의원은 총 179명이다. 무소속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164명의 민주당 의원이 '무단결석 제로'를 기록했다. 또 정의당 강은미·류호정·배진교·심상정·이은주·장혜영 의원과 열린민주당 강민정·김진애·최강욱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무소속 양정숙·윤상현·이용호 의원이 본회의에 모두 출석했다.
다만 청가까지 포함해 본회의 실제 출석률이 가장 낮은 이는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의 청가 신청 횟수는 13회(43.3%)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의무 중 하나인 '회의 참석'이 내년부터 더 활발해질지 주목된다. 국회의원의 출석 여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일하는 국회법'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21일 공포돼 내년 3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본회의뿐만 아니라 상임위 출석 현황이 회의 다음 날 즉시 국회 누리집에 공개된다.
국회 관계자는 "법안 취지가 의원들이 출석에 상당히 신경쓰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출석이 공개됐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언론의 감시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