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여론전' 성과와 과제
입력: 2020.12.15 05:00 / 수정: 2020.12.15 05:00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막판 국민의힘이 신청한 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더불어민주당은 다수의 힘을 앞세워 6일 만에 종료시켰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막판 국민의힘이 신청한 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더불어민주당은 다수의 힘을 앞세워 6일 만에 종료시켰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당 지지율 상승-文 대통령 하락…잇단 인사청문회서 실력 보여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막판 국민의힘 요청으로 진행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6일 만에 막을 내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다수의 힘을 앞세워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선 야당의 토론 시간은 충분히 보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인내는 길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불필요한 발언이 많다는 이유 등을 앞세워 국정원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14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도 처리하면서 민주당이 연내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한 개혁 법안들은 전부 국회 문턱을 넘었다.

다수의 힘을 적극 활용한 민주당이 눈앞의 실리는 모두 챙긴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여론전을 통해 적잖은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쪽 손을 들어준 국민이 민주당 쪽 지지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21명을 대상으로 주간집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 대비 0.3%p 상승한 31.6%를 기록해 민주당(30.8%)을 2주 연속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도 2주 연속 하락하면서 36.7%로 취임 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부정 평가 58.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

또한 리얼미터가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선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4.2%로, '잘된 일'(39.6%)이라는 응답보다 14.6%p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특히 국민의힘에 고무적인 건 중도층(58%)과 무당층(54.8%)에서도 공수처법 개정안 여당 일방 처리가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높았다는 것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외연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긍정적 신호다.

이와 관련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 지지율이 36.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긍정·부정 격차는 20.8%로 더 벌어졌다. 민주당이 집토끼를 돌아오게 한다며 밀어붙인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서도 '잘못된 일'이란 응답이 54.2%로 나타났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K 방역'도 이제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촛불을 등에 업고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어느덧 민심과 싸우는 세력이 되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은 민주당이 많을지 몰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선 국민의힘도 얻은 게 상당한 셈이다. 다만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주 내 강행 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국민 사과'가 국민의힘 외연 확장의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사과가 내부 강경파의 강력한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그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절묘한 수준에서 진정성을 담은 사과를 내놓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 다음엔 4개 부처 장관 후보자(22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권덕철 보건복지부,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24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사청문회가 잇달아 열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번 개각은 국민 목소리에 귀를 닫은 '사오정 개각'으로, 후보자 중 일부는 벌써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후보인지, 능력과 도덕성은 갖췄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겠다"라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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