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철규 필리버스터 8시간 발언…"국민사찰 부작용 우려"
입력: 2020.12.11 08:54 / 수정: 2020.12.11 08:54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8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8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7시간 넘자 여당 의원들 항의…與 김병기 이어서 찬성 토론

[더팩트|문혜현 기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이어진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해 "국정원이 과거의 폐습, 어두운 역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정치에 개입하고 국민을 사찰하는 부작용만 노정될 우려가 다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이 상정된 직후 이어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경찰 출신으로 국민의힘 첫 주자로 연단에 오른 이 의원은 이날 8시간 45분가량 반대 토론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필리버스터 개시 3시간44분 뒤 박병석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 화장실을 다녀온 것 외에는 계속 발언했다. 그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과 관련해 "국정원법 개정안 어디에도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시키는 조문이 없다"며 "그저 기존의 국정원이 담당해 오던 대공수사 기능을 삭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역량을 감축시킨 것"이라며 "오로지 대한민국을 호시탐탐 적화시키고자 하는 북한 정권에게만 도움이 되는 일을, 국회에서 지금 통과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의 정보수집 조사 대상에 '경제 질서 교란'이 포함된 부분을 두고 "현대에 있어 경제를 빼놓고 말할 수 있는 생활은 아무것도 없다"며 "국정원이 사찰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을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이 7시간을 넘어가자 여당 측에서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반발하자 이 의원은 "이거 몇 시간 못 들어주나. 이거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냐"라고 했다.

이 의원이 이날 자정께 발언을 마치자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찬성 토론에 나섰다. 민주당 첫 주자로 발언한 김 의원은 "국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헌신한다고 자부하는 국정원에서 26년을 넘게 근무했다"며 "그런 국정원을 개혁하자고 주장한다"며 발언하기 시작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권력기관 개혁 3법(공수처법·국정원법·경찰법) 중 하나인 국정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는 대공수사권을 넘기면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 주장하는 야당을 향해 "수사권을 독립된 외청으로 넘기자는 주장도 하는데 그러면 독립된 외청은 해외에 정보망이 있느냐"며 "일부 대공 전문가라는 분들은 독일 통일 후 조사하니 서독에 동독 간첩만 1만명에서 3만명이 암약했다며 국정원에서 수사권이 이관되면 대한민국은 간첩천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러면 서독이 망했느냐. 망한 국가는 동독이다. 이미 체제경쟁이 끝났기 때문"이라며 "당시 서독과 동독의 국력 차이가 5배 정도인데 우리와 북한의 차이는 30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에는 수사만 있는 게 아니고, 방첩이나 대테러, 사이버 분야도 있다"며 "이런 분야는 수사권이 없어서 검경과 원활한 공조 체제를 구축하지 못해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리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 이후 국정원법 필리버스터 주자는 홍익표, 오기형, 김경협 의원 등이다. 11일 8시 50분 현재 홍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강제종료하지 않기로 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민의힘은 임시국회 회기인 최장 30일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58명은 필리버스터에 전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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