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입법 현안을 논의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박병석 "공수처법, 빠른 시일 내 정치력 발휘해 협상키로 의견일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다. 최근 극단에 치달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주요 입법 현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후 박 의장은 양당 대표를 만나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법안이 이른 시일 내 처리됐다"며 "다른 주요 법안들도 여야가 최대한 협의해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장은 "정작 이제 큰 쟁점 법안들이 남았다. 정기국회가 며칠 안 남았는데 두 분께서는 통 큰 합의를 해주셔서 어려움에 빠진 국민에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등 입법 강행 처리를 두고 양당 대표는 팽팽히 맞섰다.
김 위원장이 최근 '추·윤 갈등'으로 말문을 열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최근 한 정부 내에서 권력기관들 사이에 벌어지는 모습이 제가 보기에 너무나 상식 이하의 짓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요즘 사태를 보면서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했느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검찰개혁이라는 것을 들고나오는데 검찰개혁이 궁극적으로 달성하려는 게 무엇인지 분명치도 않다"며 "이런 것을 상식적인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해 주셔야하지 않나"라고 했다.
또한 공수처법에 대해선 "공수처를 발족하는 과정 속에서 다소 여당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공수처법을 고쳐야 된다는 게 상식에 맞는 짓인지 묻고 싶다"며 "이런 것들을 여당이 (의석) 수만 믿고 밀어붙이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인내를 가지고(임해달라)"라고 했다.
여당이 밀어붙이려는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7명 중 6명에서 5분의 3으로 바꾸는 내용으로,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려한다며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처음 출발하는 정부 기구인데 기구의 장이 정상적인 사람이 돼야 그 기구가 정상적으로 갈 수 있지, 그렇지 못하면 기구 자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정권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런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좋은 충고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변화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발전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공수처는 24년 동안 우리의 숙제였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 경험을 보면 굉장히 취약한 것도 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나.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예산안을 법정처리 시한 안에 여야 합의로 처리하도록 협력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많은 법안들이 남았는데 법안들 처리도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 의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대표의 비공개 회담에서는 현안에 관해 광범위하게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면서 "공수처에 관해선 이른 시일 내 정치력을 발휘해 합의하도록 하고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협상하라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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