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초선의 힘' 제대로 보여주는 국민의힘 초선들
입력: 2020.12.02 05:00 / 수정: 2020.12.02 05:00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지난달 2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이들은 문전박대를 당한 뒤 돌아오지 않고 원내 활동과 릴레이 시위를 병행하고 있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당 안팎 인사들의 격려 방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지난달 27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이들은 문전박대를 당한 뒤 돌아오지 않고 원내 활동과 릴레이 시위를 병행하고 있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당 안팎 인사들의 격려 방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제공

'원내 입법투쟁-靑 앞 릴레이 1인 시위 병행' 여론 환기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문재인 정권의 일방적 국정 운영에 야당이 무기력하게 끌려다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103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58명) 초선 의원들이 똘똘 뭉쳐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여론을 환기하고, 청와대의 불통과 실정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앞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릴레이 시위에 돌입했다. 1일 오후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날 점심 때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시위 중인 초선 의원들을 다독이며 함께 국회로 돌아와 시위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5일간의 시위 기간 적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국민의힘 초선 활약으로 '文정권 불통과 실정' 부각

국민의힘 초선 의원 일동은 청와대를 찾아가기에 앞서 지난달 27일 오전 9시 30분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지시가 있던 날)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의 근원을 직시하게 됐다. 대한민국이 힘겹게 쌓아 올린 자유와 민주, 법치주의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끝내겠다던 그 대통령에 의해 허물어졌음을 목격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취임 1296일째 벌어진 경자국치(庚子國恥)의 날, 대한민국 역사의 시계를 반민주의 암흑으로 되돌린 이날을 계기로, 우리는 저항의 입법투쟁에 들어갈 것을 선포한다. 대한민국을 독재의 낭떠러지 끝으로 몰아넣은 문 대통령에게 국민을 대신해 묻는다"면서 △임기가 보장된 윤 총장을 해임하려는 이유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과 청와대 개입 정황 은폐 시도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 친구(송철호 울산시장)를 울산시장에 당선시켜주기 위한 청와대의 조직적 선거 공작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당초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 등 9명의 초선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해당 질의서를 전달하고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뒤 돌아가지 않고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당시 청와대는 행정관이 나와 야당 초선 의원들의 질의서를 받아 간 후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러 청와대 연풍문 앞으로 갔으나 10여 명 이상이 모여 있는 상황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어긋나 대통령을 가까이 모시는 참모로 현장에 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야당 초선 의원들을 외면했던 최 수석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29일 조기축구회에 참석해 세간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최 수석은 30일 오후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 소홀함이 있었다"며 "죄송하다. 앞으로 공직자로서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처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출입저지 관련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출입저지 관련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논란에 휩싸인 최 수석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를 방문한 지 75시간 만에 뒤늦게 면담에 응했다. 이 자리에서 최 수석은 "(질의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내용이) 다 쟁점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질의하거나 여야정 대표 회동 등에서 이야기할 문제이지 글로 오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야당 초선 의원들의 요청을 외면했다.

이와 관련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최 수석과의 면담은 문재인 정권이 국민, 국회, 야당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준다"며 "또 한 번 정권의 불통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릴레이 시위 과정에서 이동하는 것을 경찰들이 가로막으면서 청와대는 불통 논란을 부추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초선들은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국민의힘 초선 의원 9명은 문 대통령에게 보낸 질의서의 답변을 받기 위해 청와대 연풍문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방역 지침을 준수해 인원을 9명으로 제한했고, 모든 일정을 정무수석실에 미리 알렸음에도 청와대는 경찰 병력을 동원해 평화로운 야당 의원의 발걸음을 가로막았다"라며 "야당 의원들이 길을 열어달라고 하소연하는 그 순간에도 수많은 국민과 차량은 청와대 연풍문 앞을 자유롭게 지나다녔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며 "대통령에게 답을 구하는 국민의 대표를 버렸고,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는 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을 버렸고,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소망하는 서민들을 버렸고, 심지어 그동안 누려온 국민 보건과 건강 그리고 국민의 일상마저 버렸다. 국민은 지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재앙'을 맞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가 1년 6개월 남았는데, 남은 임기 동안 얼마나 더 참혹한 대재앙을 가져올지 두렵다. 그래서 국민은 대통령에게 묻는다. 나라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묻는다"라며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해임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책임자 색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청와대 인사 색출 △최재성 정무수석과 경찰청장 해임 등 요구 등의 질의에 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의 침묵 속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행보에 주 원내대표 외에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권영세·정진석 의원 등 중진 의원들과 차기 대권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도 격려차 방문했다.

또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1일 오전 현장을 찾아 시위 중이던 강민국·김형동·이영·황보승희 의원과 만나 "이 정부는 불통의 상징"이라며 "어디에 있든 힘을 보태겠다"고 격려했다. 안 대표는 격려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동의해서 격려할까 생각해서 찾아왔다"며 "국민의당에서도 어떻게 하면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파탄 난 국정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본회의가 열린 뒤 오후 6시쯤부터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불통과 실정을 강력히 따지면서도, 원내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챙길 방침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면담을 외면했던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코로나19 3차 유행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29일 조기축구회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통, 야당 무시 논란을 자초했다. 최 수석이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면담을 외면했던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코로나19 3차 유행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29일 조기축구회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통, 야당 무시 논란을 자초했다. 최 수석이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똘똘 뭉쳐 원내외서 날카로운 비판과 투쟁 지속

본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날카로운 비판으로 눈길을 끌었다. 본회의 말미 박상혁 민주당 의원, 전주혜·이영 국민의힘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4명의 초선 의원들이 차례로 5분간 자유발언에 나섰는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발언 직후에만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부장판사 출신 전 의원은 "지금 국민은 그간 쌓아온 법치주의라는 공든 탑이 일순간 무너지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다"며 "법률 전문가로 28년간 보아온 법치는 '사실 확인'과 '적법절차'라는 두 개의 틀 속에서 작동하는데, 법치의 소중한 가치를 추 장관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짧은 기간 무너뜨렸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 뒤에 숨지 말고 국민 앞에 나서길 바라고, 민주당도 묵인하지 말고 '추미애·윤석열 국정조사' 요구에 당당하게 응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급격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및 최저임금 인상, 북한군에 의한 우리 국민 사살 및 소각, 가장 정의롭다고 추켜세우던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에 공격으로 돌아선 행태 등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정치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좌절과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58명의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영하의 날씨에도 청와대 앞에서 자정까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금처럼 문 대통령이 침묵으로 회피하면서 모습을 감추면 우리 초선들은 국민의 대표로, 대한민국 역사의 책임자로서 묻고 또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인 시위를 처음 시작할 때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었다. 여기서 중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쉽게 끝낼 생각이 아니었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릴레이 시위의) 2단계의 승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재선 의원도 본회의 이후 모임을 가져보겠다고 했고, 3선 의원 중에서도 동참 문의를 하시는 분이 많았다. 원내뿐 아니라 원외에서도 동참하겠다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어떻게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할 수 있을지 중지를 모아보겠다"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통화에서 "초선 의원들의 청와대 앞 릴레이 시위에 다선 의원이나 지도부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고 있다"며 "초선 의원들이 똘똘 뭉쳐 본회의, 상임위원회 등 원내 일정을 소화하면서 릴레이 시위를 지속해 청와대의 불통과 실정을 더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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