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정은 올림픽 참석으로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입력: 2020.11.21 00:00 / 수정: 2020.11.21 00:00
일본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도쿄올림픽에 초청할 예정이라 말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도쿄에 설치된 올림픽 오륜 조형물./도쿄=신화.뉴시스
일본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도쿄올림픽에 초청할 예정이라 말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도쿄에 설치된 올림픽 오륜 조형물./도쿄=신화.뉴시스

바이든 바텀업·코로나19 상황 완료돼야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일의원연맹 대표단으로 일본을 방문한 뒤 일본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도쿄올림픽에 초청할 예정이라 말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북한의 참여로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같이 '평화 프로세스'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 의원은 18일 언론인터뷰에서 한국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협력하겠다고 하자 일본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겠다고 하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통해 공식 초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했던 평창올림픽과 달리 김 위원장이 세계적인 국제행사인 도쿄올림픽에 직접 참여한다면,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관계 뿐 아니라 북미·북일관계 진전의 기회로도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참여시켜 남북미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일본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면담자리에서 남북미일 정상이 만나 북핵문제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법을 논의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설명했다는 내용까지 나왔다.

스가 총리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우리 정부도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남북공동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던 상황이라 물밑접촉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가 총리가 일본 국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스가 총리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우리 정부도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남북공동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던 상황이라 물밑접촉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가 총리가 일본 국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런 사실에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18일 교도통신은 일본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김진표 씨 개인의 생각이 아니겠냐"라고 반박했다. 남북미일 정상회담 계획에 대해서도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이같은 구상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답했다.

다만, 스가 총리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우리 정부도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남북공동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던 상황이라 물밑접촉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가 총리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그는 지난 5일 "내년 도쿄 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일한다면 북-일 정상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본 국회에서 '도쿄 올림픽 때 김 위원장이 오면 회담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시점인 7월은 바이든 행정부의 조직과 인사개편이 완료되는 상황으로 점춰진다. 바이든 당선인이 도쿄올림픽에 참석해 김 위원장과 만난다면 북미대화가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북미 대화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을 설득 중인 우리 정부에게는 도쿄올림픽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도 현재 1년 5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현재 지지부진한 대북정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최근 우리 정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국민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 왔고, 이달 초 일본 인민과 우호친선을 능동적으로 벌이라고 주문하면서 이례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 옥류관에서 대화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우리 정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국민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 왔고, 이달 초 일본 인민과 우호친선을 능동적으로 벌이라고 주문하면서 이례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 옥류관에서 대화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도 마냥 싫지 않은 분위기이다. 최근 우리 정부에 대해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국민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 왔고, 이달 초 일본 인민과 우호친선을 능동적으로 벌이라고 주문하면서 이례적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반면, 올림픽에서 남북미일 정상회담이 이뤄질지에 대해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톱다운(Top-down) 방식보단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실무협상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확실한 성과가 가능하다면 그때서야 정상 간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동북아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쉽게 이를 지켜보지 않을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북한 문제에 대한 역내 다자회담에서 중국이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 중국 측의 반대로 도쿄 올림픽 때 남북한, 미일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고무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최근엔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 여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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