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제12차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세미나에서 '혁신 플랫폼'의 밑그림과 목표 등을 공개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과 합당은 '선긋기'…플랫폼 시간표는 '대선'에 초점
[더팩트|문혜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진영 최대 모임에서 '혁신 플랫폼'의 밑그림을 소개했다. 느슨한 연대부터 신당 창당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야권 연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12일 안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60여 명이 활동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강연에서 혁신 플랫폼의 대상, 시기, 목표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혁신 플랫폼에 대한 고민은 야권의 지지율 정체와 비호감에서 출발했다. 그는 "2030세대들과 마라톤을 하며 자주 만나는데 이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정치 뉴스를 보지 않는다. 말로 설득하고 좋은 메시지를 내도 듣지를 않으니 설득할 수도 없고 호감이 생길 기회도 없다"며 "이게 야권 전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안 대표는 이날 야권 연대에는 찬성했지만 반문(反文) 프레임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를 이기는 방법은 3가지다. 좋아해서, 상대가 싫어서, 아니면 필요해서다. 그런데 정부, 여당, 대통령이 싫어서 찍는 건 정부여당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질 때나 효과가 있다"면서 "지금처럼 정부여당 지지율이 40%를 상회할 때는 그들이 싫다고 해서 야권을 찍지는 않는다. 또 개인기로는 이런 여당을 못 이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결국은 우리가 '반대 세력'이 아니라 '대안 세력'으로 인정을 받을 때만이 승리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에 대해선 "가장 느슨한 연대부터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데, 그 모두를 표현하기 위해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한 기본 틀을 만들자고 화두를 던진 것"이라면서 "조기 축구하는 학교 운동장에 머무르지 말고, 상암 운동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자유롭게 경쟁하고 비전을 나누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게 혁신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진영을 넘어 '폭 넓은'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단순하게 두 야당이 합치는 것만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기엔 충분하지 않다"면서 "더 많은 범 야권이 모여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합의하고 거기서 여러 후보들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국민의힘과 합당엔 사실상 선을 그었다.
안철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대표적인 영입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국회사진취재단 |
안 대표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영입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현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 대상이다. 금 전 의원은 아직 접촉한 적은 없지만, 혁신 플랫폼이 본 궤도에 오르고 합리적 개혁을 바라고 현 정부 방향에 대해 반대하는 진보적 성향인 사람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혁신 플랫폼 속 자신을 '청소부', '문지기'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혁신 플랫폼은 야권 전체를 위한 것이지, 저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그 틀이 마련된다면 문지기라도, 청소라도 하겠다"면서 "나를 위한 운동장을 만들겠다면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안 대표는 재보궐 선거에 이어진 기대와는 다르게 목표를 '대선'으로 삼았다. 그는 "혁신 플랫폼 시간표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가 아니고 대선이다. 서울 보궐선거는 하나의 과정이지 대선 시간표에 모든 계획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선은 혁신 플랫폼의 합의된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현 정부를 반대하는 진보까지 다 참여할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반문 프레임 반대'란 기존 주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이게 성공하면 단순한 선거를 위한 플랫폼이 아니라 선거 승리 이후에도 비전이나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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