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국민의힘, 서울·부산 보선 '필승 전략' 고심
입력: 2020.11.09 05:00 / 수정: 2020.11.09 05:00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민의힘이 필승 후보를 찾기 위한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민의힘이 '필승 후보'를 찾기 위한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범야권 시민후보', '현역 의원 불가론' 등 방법론 설왕설래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의 잘못으로 열리는 선거인 데다, 내후년 대선의 승패를 가늠할 선거인 만큼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그 방법론을 두고 당내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승을 위한 후보자 선출 방법은 큰 틀에서 가닥을 잡았다. 경선 룰을 만드는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국민 참여를 최대한 확대한다'는 방침 하에 당원보다 서울·부산시민의 의사를 더 많이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경준위 관계자는 지난 5일 오후 회의를 마친 뒤 "일반시민 여론조사, 책임당원 투표, 시민평가단 평가 결과로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하고, 반영 비율 등 구체적 사항은 다음 주 추가적 논의 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종전 비율은 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였는데, '시민평가단 평가'가 추가된 것이다. 시민평가단은 서울‧부산 지역의 인구, 연령 등에 비례해 무작위로 1000명 내외를 모집해 꾸려진다. 국민 참여 최대 확대 기조를 고려하면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10~20%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룰을 10(당원) 대 90(국민)이나 20대 80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 등 당외 영향력 있는 인사의 합류 및 경선 참여까지 고려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이나 모두 이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잘못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힘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외의 영향력 있는 인사영입 및 단일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 우리 당에 입당해서 경선을 치르고자 하는 분들은 경선 룰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을 치를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당내에 유력한 후보도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군의 범위를 범야권으로 넓혀 사실상의 '시민후보'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각에선 전체 의석의 3분의 1(103명)만 확보한 원내 상황을 고려해 현역 의원은 후보군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진영 최대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을 주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의석수를 고려해) 현역 의원이 보선에 나가는 것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김상훈 위원장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거론되는 방안들에 대한 당내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민후보는 성급한 이야기다. 후보 선출 룰을 확정하고 있는데, (룰이) 어떻게 결정되느냐를 보고 시민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여건이 구비될지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부에서 여러 후보군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아직 함께하겠다는 의사도 밝히지 않은 당 밖 인사들을 아우르는 시민후보를 내는 것을 공식화하면 당내 경선에 김이 빠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안팎 인사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원샷 시민후보 선출도 가능하고, 최종적인 야권단일화를 감안해 안철수·금태섭 등 외부변수를 고려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우선은 내부에서 시민의 관심과 환호를 끌 수 있는 후보 경선이 먼저 시작되고 성공해야 한다. 시민후보 대망론에 앞서 국민의힘 자신감이 우선"이라고 '선 자강 후 연대'론을 강조했다.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서병수 의원(5선, 부산 부산진갑)은 현역 의원 불가론에 대해 "경준위 일각에서 누구는 안 되고, 누구는 가점을 주겠다는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데 왜 뺄셈의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전체 당원과 지도부의 정확한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경준위는 경쟁력 있는 후보, 시정을 잘 이끌어갈 후보를 선출하는 룰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옳다. 특정 정치 세력과 어울려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보자 선출에 있어 시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기조만 정해졌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여러 의견이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내년 4월 보선에서도 패배하면 그다음 대선은 매우 어려운 만큼 분열된 모습 대신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김종인 위원장은 "보선 승리까지 다소 불만스러운 생각이 있어도 당과 혼연일체가 돼 이 선거를 반드시 이기는 방향으로 노력하길 당부드린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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