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국민의힘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태영호 "지루한 한 시간" 폭탄 발언
입력: 2020.11.06 17:31 / 수정: 2020.11.06 17:31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 등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 등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상훈 "2주 준비한 관계자 힘 빠지는 발언…더 많은 분 이야기 들을 것"

[더팩트ㅣ마포=허주열 기자] "한 시간 동안 제가 지루한 한 시간을 보냈다. 공청회를 한다면서 불필요한 격식을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리가 얼마나 많이 비었나, 많은 분이 와서 참여했다가 지루해하면서 갔다. 이런 공청회를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전까지) 몇 번 더 할지 모르겠는데, 2시에 한다고 하면 바로 시작해서 토론하고 의견 개진을 해야 한다. 저도 시간이 대단히 없는 사람인데, 한 시간 동안 뭘 한 건지 다가오지 않는다."

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제일라 아트홀에서 열린 여성·청년이 바꾸는 서울의 미래 '국민의힘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 말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초선, 서울 강남갑)이 한 폭탄 발언이다. 이날 공청회는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필승을 노리는 국민의힘이 서울시민은 어떤 후보자를 원하는지 의견을 듣기 위해 열렸다. 공청회 시작 당시만 해도 참석자가 100여 명에 달했으나,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행사가 끝날 때쯤에는 절반가량만 남았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 정양석 사무총장, 서울의 현역 의원인 박진(4선, 강남을)·박성중(재선, 서초을)·태영호 의원, 서울 원외 당협위원장 20여 명, 당직자, 당원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청회 패널 5명은 국민의힘에서 직장인, 소상공인, 대학생, 학부모, 여론조사 전문가 중 소시민 위주로 추천을 받아 각 한 명씩 선정해 5분가량 발언시간이 주어졌다.

태 의원이 "지루한 한 시간", "불필요한 격식"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당 행사에서 통상적으로 하는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등과 이어진 참석한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 소개, 김종인 위원장·김상훈 경준위원장·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의 인사말 등을 하는데만 전체 행사시간의 4분의 1이 넘는 23분가량이 소요된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에선 김종인 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인사말까지만 듣고, 패널들에게 걱정인형을 전달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23분 만에 다음 일정을 이유로 먼저 이석을 하면서부터 일부 참석자들이 공청회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후 서울 마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 말미 한 시간 동안 제가 지루한 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이 지난 9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오후 서울 마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 말미 "한 시간 동안 제가 지루한 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이 지난 9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후 국민의힘이 준비한 짧은 서울시민 인터뷰 영상을 시청한 뒤 패널 5명이 순차적으로 발언시간을 가졌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여론분석 전문가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은 "국민의힘이 서울 시민후보를 찾는 게 아니라 시민후보를 모셔야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문재인 정부를 반대하는 시민의 도움 없이 선거를 치르면 또다시 선거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상공인 대표로 참석한 김현중 마이리틀프렌드 대표는 공멸 직전에 몰린 소상공인들의 어두운 현실을 담담히 소개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시고 맞춤형 정책을 만들어 줘야 버틸 수 있다"며 "부디 헤아려주시고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야 저희에게 필요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대표로 참석한 함동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대학원생은 청년 취업의 어려움, 어렵게 좋은 직장에 취직해 월급 500만 원을 받아도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는 높은 집값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정책으로 싸우고 대안을 제시해 청년이 희망을 걸 수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것보다 더한 청년 복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의) 인지도 문제가 아니고, 새롭고 능력이 있는 인물, 밑바닥부터 쌓아온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같은 후보를 내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 정양석 경선준비부위원장이 6일 서울 마포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 참석, 패널 5명에게 걱정인형을 전달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 정양석 경선준비부위원장이 6일 서울 마포에서 열린 '서울 시민후보 찾기 공청회'에 참석, 패널 5명에게 걱정인형을 전달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직장인 대표로 참석한 송서율 프리랜서는 청년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점을 지적한 뒤 "거액의 비용을 들여서 보선을 하는 이유를 절대 잊이 않아야 한다"며 "도덕적으로 깨끗한지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고, 이전과는 완전히 차별화해야 한다"고 했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박효진 씨(주부)는 "저와 가족, 이웃의 내일을 지킬 수 있는 시장, '엄마 찬스', '아빠 찬스'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서울을 만들 수 있는 분이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이어진 참석 관객의 의견을 듣는 시간에 손을 들고 마이크를 잡은 태 의원은 '지루한 한 시간'에 대한 소감을 말한 뒤 "저는 자유를 찾아 여기에 왔는데, 대한민국의 실태가 잘못하면 북한처럼 될 것 같다. 미국 대선이 진행 중인데 코로나19 시대에서 바이든 후보가 국가적 시책을 강화하자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주의적으로 가자고 했다. 그러면 우리도 자유냐 국가 전체주의로 갈 것인가 이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서울 시민후보와 무관한 발언을 했다.

태 의원의 폭탄 발언에 대해 김상훈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2주가량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공을 들인 공청회인데 태 의원이 지루하다고 해서 관계자들의 힘이 빠지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더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듣고 대안을 제시할 토론회를 준비하겠다"며 "오늘의 의견은 경준위에서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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