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당일(3일 현지시간) 밤 초기 개표 상황에서 자신이 앞설 경우 승리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도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 /탬파=AP·뉴시스 |
'패배선언' 이후 '승리선언' 관행 깰 준비하는 듯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당일(3일 현지시간) 밤 초기 개표 상황에서 자신이 앞설 경우 승리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도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우편투표 비율이 높은 상황이라 투표 당일 윤곽이 들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측근 3명의 발언을 인용해 그가 오는 3일 투표가 마감된 뒤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더라도 일부 경합주에서 자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 대선에서는 패배한 후보가 먼저 '패배 선언'을 한 뒤 승리한 후보가 당선을 선언하는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우편투표 증가 때문에 투표일 밤에도 당선 윤곽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 전부터 측근들에게 대선 당일 밤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대선 당일 밤 연설대에 올라 승리를 선언한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이 가능하기 위해선 경합주인 애리조나·플로리다·노스캐롤리이나를 비롯해 오하이오·아이오와·텍사스·조지아 등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또, 이 지역 외에도 북부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에서 한 곳 또는 두 곳에서 이겨야 한다.
관건은 이 지역들의 우편투표 개표 작업이 대선 당일부터 시작되고, 몇몇 주에서는 선거날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도 유효투표로 인정한다. 이 때문에 승부를 가를 경합주에서 최종 개표 결과는 다른 주보다 늦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우려 때문에 우편투표를 선호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가 '선거조작'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믿고 현장투표에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경합주 지지자들이 대부분 민주당 주지사라는 점 때문에 이들은 선거조작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경합주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의 투표 당일 밤 초기 개표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다만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할 경우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고 미국 대법원까지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2000년 대선 부시-고어 대결 에서도 12월이 돼서야 연방대법원 판결로 당락이 확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