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이 11월 1일 오전 9시부터 시민에게 개방된다. 개방될 예정인 한양도성 우측면 풍경. /청와대 제공 |
11월 1일부터 한양도성 성곽 북측면 구간 전면 개방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이 내달 1일 오전 9시부터 시민에게 개방된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기습하기 위해 서울에 침투한 1·21 사태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이후 52년 만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북악산 개방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는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면도 개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북악산을 개방했으나, 군사상 보안 문제 등으로 전체가 아닌 성곽길(와룡공원~숙정문~백악마루~창의문)을 따라 탐방로를 제한했다.
이번에 북악산이 개방됨으로써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서울 도심 녹지 공간이 크게 확대된다. 산악인의 오랜 바람인 백두대간의 추가령에서 남쪽으로 한강과 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이 오롯이 이어지게 됐다. 서울 서대문구 안산에서 출발해 인왕산~북악산~북한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중단없이 주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양도성 성곽에서 북악스카이웨이 사이의 북악산 개방을 위해 청와대 대통령 경호처는 국방부와 문화재청·서울시·종로구 등과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존 군 순찰로를 자연 친화적 탐방로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철거된 폐 군 시설 및 콘크리트 순찰로는 약 1만㎡의 녹지로 탈바꿈됐고, 탐방로에 있는 일부 군 시설물들은 기억의 공간으로 보존됐으며, 쉼터·화장실 등 시민휴식공간도 조성됐다.
특히 청운대 쉼터에서 곡장 전망대에 이르는 300m 구간의 성벽 바깥쪽 탐방로가 개방돼 탐방객들이 한양도성 축조 시기별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한양도성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군에서는 성곽 주변의 철책을 대폭 조정하고 새로운 경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북악산 개방 사업을 담당하였던 경호처 관계자는 "이번 북악산 개방을 통해 한양도성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자연환경을 복원하며, 도심녹지 이용 공간 확대로 시민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잠시나마 둘레길을 거닐며 마음의 안식을 되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는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부터 한양도성 스탬프투어와 연계된 북악산 둘레길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나아가 인왕산·북악산 차 없는 거리, 시민 걷기대회, 한북정맥 탐방, 북악산 문화재 탐방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단체산행 대신 개별산행을 권장하고, 2m 이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