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 사무실을 빈 손으로 찾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배현진 "최재성 빈 손 방문…대통령 답신이 왜 거기서 나오나"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국민의힘이 26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빈 손'으로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온 뒤 10대 질의 답변서를 뒤늦게 다른 방식으로 공개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제1야당과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는 식의 얕은수를 쓴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모레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일정을 앞두고 최 수석이 주 원내대표의 의원실을 찾아왔다"며 "7월에 보낸 10대 공개질의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전달하겠다는 방문요청 뒤였다"고 설명했다.

배 원내대변인은 이어 "어찌 된 일인지 빈 손으로 찾아온 그는 아무것도 전달하지 않고 돌아갔고, 대통령이 전달을 지시했다는 답신은 뜻밖에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사무처 앞으로 보이는 곳에서 언론에 노출됐다"며 "'비공개인 줄 알았는데 공개된 자리라서 전달을 못했다'는 대통령의 답신은 (노출된 사진에서) 그 흔한 봉투도 없이 날 것으로 들려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공개질의의 답을 왜 비공개로 전달하는가. 대통령의 답신을 전달만 하고 가면 될 것을 정무수석은 야당 원내대표 앞에서 남몰래 낭독이라도 해야 했나"라며 "언론사 사진 속에 표지만 공개된 '대통령의 답신'이라는 종이 뭉치가 다급히 출력한 것인지 표지 뿐인 문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의아한 상황이다. 여러모로 무성의하고 무의미한 방문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모레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제1야당과 소통은 노력했다'는 식의 얕은 수, 뻔한 쇼를 해보려 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대답 없는 문 대통령에게 국민의힘은 다시 10개의 공개질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모레 국회에 방문하기 전 겸허하고 성실한 태도로 이 질문들에 대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주호영 원내대표 사무실을 찾은 최재성 정무수석 옆 자리에 주 원내대표로부터 건네받은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이라고 써진 서신을 넣은 서류봉투가 놓여있다. /이새롬 기자

최 수석은 이날 빈 손으로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 "(질의에 대한 답은) 서면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하러 오게 되면 보통 원내대표 회동도 따로 하니 이에 대해 말씀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 질의한 게 100일이 지나도록 아무 답이 없다"며 "대단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의 '무시당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 측은 "최 수석이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가지고 왔다. 애초 비공개 일정이었는데 주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공개로 전환해서 답변서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변서를 전달 못 한 것을 주 원내대표 탓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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