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열의 정진기(政診器)] '라임·옵티머스·탈원전 흑막', 과거 정권과 무엇이 다른가
입력: 2020.10.19 05:00 / 수정: 2020.10.19 05:00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문재인 정권의 흑막 일부가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문재인 정권의 흑막 일부가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부인, 축소, 역공'으로 커지기 시작한 의혹을 가릴 수 없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 일정이 중반을 향해 가는 가운데 권력의 힘에 가려졌던 문재인 정권 흑막(黑幕) 일부가 드러났다. 정부·여당은 자신들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거나 별일이 아닌 것처럼 축소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나아가 문제를 제기한 쪽에 문제가 있다며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르기 시작한 수레바퀴는 멈추기 어려운 법이고, 구르기 시작한 의혹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5000명이 넘는 피해자와 2조 원이 넘는 피해액이 발생한 초대형 금융사기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국감을 거치면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구속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 이어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재직한 이모 행정관까지 관여한 정황이 나왔다. 여기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다수 더불어민주당 인사가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일부 언론과 국민의힘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금융사기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며 "두 사건은 범죄자들의 금융사기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이 속속 드러난 상황에서 '우린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여기에 청와대의 부실 인사검증 논란도 제기됐다. 사모펀드 대주주인 이 전 행정관이 청와대에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인사검증이 부실했거나, 아니면 알고도 묵인한 것인데 어느 쪽이든 청와대의 과실은 피할 수 없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국감장 폭로도 주목된다. 최 감사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관련 감사 진행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조사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으며, 사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자료를 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최 원장은 "감사원장이 되고 이렇게 (피감사자들의) 저항이 심한 감사는 처음"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최재형 감사원장. /이새롬 기자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최재형 감사원장. /이새롬 기자

앞서 국회는 지난해 9월 월성 1호기 감사를 요청했다. 국회법에는 3개월 이내에 국회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특별한 사유로 감사기간을 연장하더라도 5개월 내에는 보고해야 한다(국회법 제127조2항). 감사 결과 보고가 국회법을 위반해 늦어지고 있는 이유를 감사원의 수장이 국감장에서 '공무원과 원전 관계자들이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 과정에서 (피감사자) 공무원의 인권침해, 절차 문제가 논란이 됐다", "결론을 정해 놓고 감사한 것 아니냐", "감사 의도가 불순하다" 등 감사원의 감사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 문재인 정권이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간힘을 다해 방어막을 친 게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역대 정권을 보면 정권 말기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당·정·청 인사가 비리 의혹에 휘말리는 경우엔 모두 끝이 좋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최서원) 게이트로 탄핵당해 구속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말 측근들의 비리가 불거지더니 퇴임 후 본인도 다스 자금 횡령, 기업으로부터의 뇌물수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퇴임 후 친형 노건평 씨 등이 친인척 비리로 검찰 조사는 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처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과 '권불십년(權不十年)'은 역사에서 수없이 반복된 일이다. 문재인 정권의 권력도 영원할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 과거 정권과 다를 것이라 선언했지만,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야심 차게 추진하는 검찰개혁도 야당은 '내 편 무죄, 네 편 유죄'를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말했던 것처럼 비리 의혹으로 끝이 좋지 않았던 정권과 다르다고 한다면 정부·여당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 공정성을 담보하고, 야당이 납득할 수 있는 '특별수사단'이나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또한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대로 행정기관의 사무와 공무원의 직무를 감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감사원을 흔들려는 시도도 멈춰야 한다.

sense83@tf.co.kr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