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北 김정은, '그림자 수행' 눈에띄는 현송월
입력: 2020.10.18 05:00 / 수정: 2020.10.18 05:00
최근 들어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북한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은 화동을 들어 안은 김정은 위원장과 의전 중인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 /조선중앙TV 캡쳐
최근 들어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북한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은 화동을 들어 안은 김정은 위원장과 의전 중인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 /조선중앙TV 캡쳐

고령의 엘리트 중 김씨 남매 신임 얻어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최근 들어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북한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역할이 '북미·남북'관계 등 대외적으로 확대되면서 현 부부장이 '수행역할'을 적극적으로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월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있어서 위임 통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대남 대미 전략을 총괄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통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김 제1부부장은 '그림자 수행'이라고 불리며,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해왔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일정에서 김 위원장의 동선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하노이 회담으로 가는 중국 난닝역에서 담배를 피우던 김 위원장 옆에서 재떨이를 받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겼지만, 최근까지도 김 위원장의 일정·발언 내용들을 관리하면서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행적인 부분에선 현 부부장에게 많은 업무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탄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이덕인 기자
2018년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탄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이덕인 기자

현 부부장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당시 처음으로 '수행'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김정은 건강 위기설' 이후 함께 자취를 감추다 최근 수해피해 복구현장 시찰 등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에 나타나면서 다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지난 8월과 9월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현 부부장은 문 앞에 서서 김 위원장을 맞이하고 주요 간부들을 안내했다. 아울러, 11일 공개된 당 창건 75주년 행사 열병식에선 김 위원장이 받은 꽃다발을 들고 퇴장하기도 했고 의전을 챙기는 모습도 종종 등장했다.

통일부가 매년 발간하는 ‘북한 주요 인물정보’ 2020편에 따르면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은 1977년 평양 출생으로 현재 당 부부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모란봉악단 단장,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맡고 있다. 다만, 통일부는 현 부부장의 선전선동부 소속인지에 대해서는 '추정'으로 표시했다.

한때 국내에서 현 부부장이 '김정은의 옛 애인’이었다는 등의 루머가 돌기도 했다. 심지어는 2013년 음란물 제작에 연루돼 기관총으로 총살됐다는 국내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다음 해 공식 행사에 등장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보란듯이 나타나며 방남해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진두지휘했다.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고령으로 구성된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젊은피 김 위원장이 기댈 수 있는 몇몇 안 되는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현송월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점검단이 방문했던 당시. /배정한 기자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고령으로 구성된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젊은피' 김 위원장이 기댈 수 있는 몇몇 안 되는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현송월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점검단이 방문했던 당시. /배정한 기자

이보다는 현 부부장은 김정은·김여정 남매 등 '김씨 패밀리'와 가깝게 지내며 요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고령으로 구성된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젊은피' 김 위원장이 기댈 수 있는 몇몇 안 되는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이번 새벽 열병식에 있어 이례적이었단 평가를 받으며 현 부부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기획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각종 행사 기획을 맡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서 성과를 보여 북한 내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진 것으로 보인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번 열병식 행사에서 현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밀착해서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확실한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북한 내에선 수행을 담당하던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밀어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인 관계라는 말은 지어낸 말 같고, 김 위원장이 현송월의 노래를 좋아하고 김여정과 오랫동안 일해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된 것 같다"며 "혈통으로 연결돼 있거나 그러진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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