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국민의힘, '맹탕 국감' 비판에 대책 고심
입력: 2020.10.13 05:00 / 수정: 2020.10.13 05:00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야당의 무딘 공세에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감에 출석해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 등에 답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남윤호 기자
21대 국회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야당의 무딘 공세에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감에 출석해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 등에 답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남윤호 기자

與 '방탄 국감'에 막힌 野 '의혹 공세'…무리수 지침 변경 논란도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국정감사가 오늘(12일)로 5일 차인데 언론에서 '맹탕 국감'이라는 평가가 있어서 야당 입장에서 참으로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회의 합리적인 감사를 가로막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가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 방탄'에만 몰두하면서 정부 실정 감추기에 급급하다. 급기야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을 향한 인신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다수의 횡포 속에 헌법상 보장된 국감도 제대로 못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2일 당 국정감사 초반 대책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민주당 때문'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현재 국감이 맹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지도부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1대 국회 첫 국감이 2주 차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예고했던 '야당의 시간'은 없었다. 관심을 모았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과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 등에 대해선 앞서 제기된 의혹을 되풀이하는 선에서 국감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증인·참고인이 없고, 이른바 한방도 없는 국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공격수인 야당은 '민주당 책임론'을 앞세우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입법부 본연의 책무를 망각하고, 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방해와 비협조로 국감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민주당 지도부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아직 국감 일정이 2주 더 남아있는 만큼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국감을 위해서 증인·참고인 채택을 비롯한 본연의 국감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민주당이 끝내 주요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거부한다면 국감이 결코 순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에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감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관 국감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초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새롬 기자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에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감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관 국감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초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새롬 기자

하지만 여론은 무력한 야당을 더 질책하는 모양새다. 국감 시작 첫 주 정부여당의 실정을 야당이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면서 야당 지지율은 하락하고, 여당 지지율은 오른 것이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10월 1주 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8.9%로 지난주에 비해 2.3%p 하락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5.6%로 1.1%p 올랐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6.7%p로 지난주 3.2%p에서 1주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추 장관 의혹,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미국 여행 논란 등 정부여당 측 악재가 많았음에도 야당이 효과적인 공격을 못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셈이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일각에서 반전을 위해 무리수를 두려다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이후 철회한 일도 발생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12일 오전 당 국감 초반 대책회의 이후 △국감 질의는 '문재인 정권 실정 비판'에 집중 △우수 국감 선정 기준을 '문재인 정권 실정 비판'을 우선 순위로 할 것 △이슈에 대해 팀워크, 팀플레이로 질의하고, 한 이슈를 집중적으로 끈질기게 질의해 의혹을 규명할 것 △정책 질의는 가능하면 오전이나 오후보다는 심야에 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원내대표님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으로 국감을 준비하는 국민의힘 의원실 보좌진이 모인 메신저 단체방에 공유됐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해당 내용을 최초 보도한 중앙일보를 통해 "내가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이 없는데 누가 내 요청사항이라고 이런 걸 의원실 과방위 소속 보좌진에 전파했는지 모르겠다. 특히 정책질의는 심야에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 내 생각과도 다르고 내가 지시한 게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0여 명이 모인 단체방에 주 원내대표의 요청사항이라며 문재인 정권 실정 비판에 집중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었는데,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해당 방을 폭파(단체방 삭제)했다"며 "보안을 좀 더 강화해서 새로운 단체방을 만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글이 공유된 것은 맞지만 지시한 사람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주요 증인채택을 끝내 거부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주요 증인채택을 끝내 거부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이와 관련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위해 더 나은 정책을 고민해야 할 제1야당이 이기기 위해 정정당당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을 깎아내림으로 이기겠다는 심보"라며 "해당 지침을 내려보낸 사람은 없다고 말하지만, 해당 내용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깨어있는 국민의힘 의원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당당하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부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꼬집었다.

국감 초반 야당이 날카로운 공격수, 유능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아직 국감이 2주 이상 남은 만큼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도 여당에 증인·참고인 채택을 최대한 압박하면서 반전을 모색할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방해로 주요 국감 증인들이 모두 채택되지 않은 채 국감 2주 차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주요 증인이 나오지 않는 국감이라면 할 필요가 없다"며 "민주당의 주요 증인채택 요구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끝내 거부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미리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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